“금리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성장주가 다시 과거에 보여줬던 부귀영화를 누릴 거라 보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밸류에이션이거든요. 그렇게 회귀할 것이란 기대로 그 자리에 좀비처럼 머무는 것에는 더이상 희망이 없습니다.” 최웅필 에이펙스자산운용 대표 최웅필이 돌아왔다. KB자산운용에서 공모펀드 전성기를 이끌고 ‘KB밸류포커스펀드’를 조단위 국민펀드로 성장시켰던 그가 지난 7월 에이펙스자산운용을 설립,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치주 투자 성과는 저조하다는 편견을 깨뜨리며 2012년 당시 KB밸류포커스펀드 3년 누적 93.61%, 중소형주포커스펀드 1년 34.23% 성과로 가치주의 ‘저력’을 증명해낸 그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후인 지금, 그는 이 시장에서 필요한 건 5% 금리의 은행 예금통장에 자산을 넣어두는 것이 아닌,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용기라고 했다. “지금 시장은 용기를 갖고 냉정하게 좋은 기업을 사야할 때입니다. 무위험 자산으로 인식될 정도의 기업들이 넘칩니다. 은행에서 5% 금리를 받는다고 지금 손실폭이 만회되지 않아요. 의미있는 투자 기회를 눈앞에 두고 5%를 선택하는 것은 모순이죠.” 최 대표는 현재 눈 앞에 보이는 박스권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그 안에 숨은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코로나 시국을 주도했던 성장주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이라 했다. 저금리, 비대면 기조 확산으로 IT업종이 지난해까지 멀티플을 받았지만 엔데믹 시대에 이들에 대한 멀티플이 보수적으로 돌아서는 건 당연하단 얘기다. 그는 또다른 ‘팬데믹’, 혹은 금리가 1~2%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지난해까지 보여줬던 장세가 재연되기 어려운 반면 가치주들이 품고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불황을 즐기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성장주에만 집중하다보니 소외됐던 기업들이지만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절대적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기업들, 여기에 수출 비중까지 높다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이 기업들은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고 성장주가 꺾인 장세에서 수급까지 뒷받침될 수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최근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한다면 가치주들이 재평가받는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최 대표의 판단이다. “상장사로서 역할을 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주당 가치 상승과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도 앞으로 더 많아질 겁니다. 자연스러운 선진화 과정이 이뤄지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평가가 많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시 좋은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죠.” 최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전략에 대해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연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20% 수준.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실패를 반복하는 원인으로 가격 개념의 부재를 꼽았다. “우리가 작은 물건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온라인, 오프라인을 비교해가며 굉장히 합리적인 소비를 하잖아요. 그런데 주식은 ‘탐욕’이라는 것이 섞이다보니 유난히 ‘가격’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개념 없이 접근을 하면 기준은 오직 내가 산 가격, 그래서 이보다 떨어지면 싸게 샀다고 착각을 하면서 소위 ‘물타기’를 하죠. 모든 자산에는 적정가격이 존재하는데 막연한 탐욕과 기대감으로만 주식을 사다보니 실패하는 것 같아요.” KB자산운용을 떠나 인마크자산운용 대표, 그리고 7월 사모전문운용사 설립까지 최근 1년여간 그의 행보는 변화가 많았다. 라임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 차원의 정책과 규제가 강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은 이 시장에 돌아온 이유는 뭘까. “개인투자를 하면서 사는 게 가장 마음 편했을 거에요. 돈을 더 벌기 위해 회사를 차린 건 더더욱 아니구요. 그저 저의 투자를 좋아하고 저의 투자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고객들과 수익을 향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지금 제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에이팩스자산운용. 정점, 꼭대기를 의미하는 사명처럼 최 대표가 사모펀드 시장에서 자신만의 가치주들을 찾아 또 한번 정상에 오를 날을 기대해본다.

[인터뷰] 최웅필 “물타기? 존버? 성장주 미련 버려라”

은행 5% 금리가 대안?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타이밍
불황 즐기는 기업들이 주목받는 흐름 온다
개미들의 투자 실패, 합리적 가격 개념 가져야

박민선 기자 승인 2022.12.22 10:05 | 최종 수정 2022.12.22 10:10 의견 0

“금리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성장주가 다시 과거에 보여줬던 부귀영화를 누릴 거라 보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밸류에이션이거든요. 그렇게 회귀할 것이란 기대로 그 자리에 좀비처럼 머무는 것에는 더이상 희망이 없습니다.”

최웅필 에이펙스자산운용 대표


최웅필이 돌아왔다. KB자산운용에서 공모펀드 전성기를 이끌고 ‘KB밸류포커스펀드’를 조단위 국민펀드로 성장시켰던 그가 지난 7월 에이펙스자산운용을 설립,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치주 투자 성과는 저조하다는 편견을 깨뜨리며 2012년 당시 KB밸류포커스펀드 3년 누적 93.61%, 중소형주포커스펀드 1년 34.23% 성과로 가치주의 ‘저력’을 증명해낸 그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후인 지금, 그는 이 시장에서 필요한 건 5% 금리의 은행 예금통장에 자산을 넣어두는 것이 아닌,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용기라고 했다.

“지금 시장은 용기를 갖고 냉정하게 좋은 기업을 사야할 때입니다. 무위험 자산으로 인식될 정도의 기업들이 넘칩니다. 은행에서 5% 금리를 받는다고 지금 손실폭이 만회되지 않아요. 의미있는 투자 기회를 눈앞에 두고 5%를 선택하는 것은 모순이죠.”

최 대표는 현재 눈 앞에 보이는 박스권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그 안에 숨은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코로나 시국을 주도했던 성장주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이라 했다.

저금리, 비대면 기조 확산으로 IT업종이 지난해까지 멀티플을 받았지만 엔데믹 시대에 이들에 대한 멀티플이 보수적으로 돌아서는 건 당연하단 얘기다. 그는 또다른 ‘팬데믹’, 혹은 금리가 1~2%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지난해까지 보여줬던 장세가 재연되기 어려운 반면 가치주들이 품고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불황을 즐기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성장주에만 집중하다보니 소외됐던 기업들이지만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절대적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기업들, 여기에 수출 비중까지 높다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이 기업들은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고 성장주가 꺾인 장세에서 수급까지 뒷받침될 수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최근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한다면 가치주들이 재평가받는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최 대표의 판단이다.

“상장사로서 역할을 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주당 가치 상승과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도 앞으로 더 많아질 겁니다. 자연스러운 선진화 과정이 이뤄지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평가가 많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시 좋은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죠.”

최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전략에 대해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연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20% 수준.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실패를 반복하는 원인으로 가격 개념의 부재를 꼽았다.

“우리가 작은 물건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온라인, 오프라인을 비교해가며 굉장히 합리적인 소비를 하잖아요. 그런데 주식은 ‘탐욕’이라는 것이 섞이다보니 유난히 ‘가격’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개념 없이 접근을 하면 기준은 오직 내가 산 가격, 그래서 이보다 떨어지면 싸게 샀다고 착각을 하면서 소위 ‘물타기’를 하죠. 모든 자산에는 적정가격이 존재하는데 막연한 탐욕과 기대감으로만 주식을 사다보니 실패하는 것 같아요.”

KB자산운용을 떠나 인마크자산운용 대표, 그리고 7월 사모전문운용사 설립까지 최근 1년여간 그의 행보는 변화가 많았다. 라임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 차원의 정책과 규제가 강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녹록치 않은 이 시장에 돌아온 이유는 뭘까.

“개인투자를 하면서 사는 게 가장 마음 편했을 거에요. 돈을 더 벌기 위해 회사를 차린 건 더더욱 아니구요. 그저 저의 투자를 좋아하고 저의 투자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고객들과 수익을 향유하고 싶다는 마음이 지금 제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에이팩스자산운용. 정점, 꼭대기를 의미하는 사명처럼 최 대표가 사모펀드 시장에서 자신만의 가치주들을 찾아 또 한번 정상에 오를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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