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역삼 오피스(위), 카카오게임즈 사옥. (사진=각 사) 게임업계에 신흥 강자로 떠오른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양 사 모두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으나 내부적인 부침도 있었다. 크래프톤은 신작 부진과 인도 시장에서의 갑작스런 퇴출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카카오게임즈는 예기치 못한 운영 이슈에 진땀을 뺐다. 반면 스마일게이트는 PC온라인 MMORPG '로스트아크'의 흥행 대박에 웃으면서 향후 스마일게이트RPG 상장 계획에도 청신호를 켰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3804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액(1조8863억원)의 약 73% 이상을 달성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6144억원으로 전년 동기(5966억원) 대비 3% 가량 증가했다. 펍지 IP가 크래프톤의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펍지 IP 첫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PC버전도 2017년 출시 이후 약 5년이 지났으나 무료화 전환과 같은 강수를 통해 시장에서 장기간 흥행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펍지 IP 파워를 제고하기 위해 E스포츠 대회를 열고 각종 펍지 IP 관련 미디어 창작물을 내세운 점도 주효했다. 4분기에도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9093억원, 영업이익 7773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1.12%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21.53% 증가할 것으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크래프톤의 성장 방향 관련해서는 아쉬움이 남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주요 매출 플랫폼인 모바일에서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99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조1135억원 대비 약 10% 감소했다. 예상치 못한 대외 환경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와 더불어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의 갑작스런 인도 시장 퇴출 등으로 고전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플레이 화면. (자료=뷰어스 DB)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새로운 장르의 게임 진출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지난 2일 산하 독립 스튜디오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에서 액션호러 PC/콘솔 게임인 '칼리스토 프로토콜(TCP)'은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재료가 여러 가지였지만 급하게 끝을 맞이한 것은 마치 TCP의 후속작을 위해 일부러 적당히 끊은 듯한 느낌이었다"며 "가격만큼의 풍성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출시 이후 PC 버전을 중심으로 최적화 문제가 너무 크게 발생했다"며 "최적화 문제는 게임성의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보정하지 않고 출시한 것은 개발사 평가에 부정적인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진과 '게임 이용자 자율협의체' 간 간담회. (사진=카카오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를 지난 6월 20일 국내에 출시한 뒤 일 매출 150억원을 올리는 성과를 내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우마무스메는 7월 말 콘텐츠 업데이트 후 하루 만에 15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고 트래픽도 30% 정도 늘어나는 성과가 있었다"며 '우마무스메' 흥행에 고무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마무스메'의 운영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마차 시위에 직면했고 3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후 조 대표가 직접 사과문을 작성하고 우마무스메 운영진들이 꾸준히 이용자와 소통하면서 상황 반전에 성공했다. '우마무스메'는 매출 차트를 역주행하면서 최근 다시금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5위권에 안착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기존 대표작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은 대만 진출 이후 안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에 힘을 보탰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9120억원으로 전년 동기(7257억원) 대비 25.7% 성장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누적 영업이익은 16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4억원) 대비 151.1% 증가했다. 4분기에도 '우마무스메'의 역주행과 함께 '오딘'의 공성전 업데이트 효과로 인한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2001억원, 영업이익 2048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각각 18.5%, 83% 늘어난 액수다. 스마일게이트 판교 사옥. (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월 스팀을 통해 '로스트아크'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았다. 출시 직후 동시 접속자 수만 132만명에 달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출시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꾸준히 평균 접속자 수가 20만명에서 30만명 사이를 오가며 장기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로스트아크'는 금강선 디렉터의 유저 소통이 빛을 발하면서 지난해 보인 역주행을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금 디렉터가 사임한 이후로 신규 리더그룹 김상복·전재학·이병탁 수석팀장이 이용자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 RPG의 당기순이익은 228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로스트아크' 흥행을 고려하면 스마일게이트 RPG의 실적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일게이트RPG의 상장 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스마일게이트 RPG는 올해 미래에셋증권에서 NH투자증권으로 주관사를 교체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장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스마일게이트의 입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끊겼던 대작 MMORPG의 명맥을 이었다는 점에서 업계 자체적으로 의미있는 흥행이라 볼 수 있다"며 "특히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요소"라고 말했다.

[연말결산-게임] ②‘다사다난’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로아’에 웃은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외형 성장 불구 대외 환경에 발목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에 천국과 지옥 오간 한해

정지수 기자 승인 2022.12.25 08:00 | 최종 수정 2022.12.26 17:39 의견 0
크래프톤 역삼 오피스(위), 카카오게임즈 사옥. (사진=각 사)

게임업계에 신흥 강자로 떠오른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양 사 모두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으나 내부적인 부침도 있었다. 크래프톤은 신작 부진과 인도 시장에서의 갑작스런 퇴출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카카오게임즈는 예기치 못한 운영 이슈에 진땀을 뺐다. 반면 스마일게이트는 PC온라인 MMORPG '로스트아크'의 흥행 대박에 웃으면서 향후 스마일게이트RPG 상장 계획에도 청신호를 켰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3804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액(1조8863억원)의 약 73% 이상을 달성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6144억원으로 전년 동기(5966억원) 대비 3% 가량 증가했다.

펍지 IP가 크래프톤의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펍지 IP 첫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PC버전도 2017년 출시 이후 약 5년이 지났으나 무료화 전환과 같은 강수를 통해 시장에서 장기간 흥행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펍지 IP 파워를 제고하기 위해 E스포츠 대회를 열고 각종 펍지 IP 관련 미디어 창작물을 내세운 점도 주효했다.

4분기에도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9093억원, 영업이익 7773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1.12%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21.53% 증가할 것으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크래프톤의 성장 방향 관련해서는 아쉬움이 남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주요 매출 플랫폼인 모바일에서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99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조1135억원 대비 약 10% 감소했다. 예상치 못한 대외 환경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와 더불어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의 갑작스런 인도 시장 퇴출 등으로 고전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플레이 화면. (자료=뷰어스 DB)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새로운 장르의 게임 진출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지난 2일 산하 독립 스튜디오인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에서 액션호러 PC/콘솔 게임인 '칼리스토 프로토콜(TCP)'은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재료가 여러 가지였지만 급하게 끝을 맞이한 것은 마치 TCP의 후속작을 위해 일부러 적당히 끊은 듯한 느낌이었다"며 "가격만큼의 풍성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출시 이후 PC 버전을 중심으로 최적화 문제가 너무 크게 발생했다"며 "최적화 문제는 게임성의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보정하지 않고 출시한 것은 개발사 평가에 부정적인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진과 '게임 이용자 자율협의체' 간 간담회. (사진=카카오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를 지난 6월 20일 국내에 출시한 뒤 일 매출 150억원을 올리는 성과를 내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우마무스메는 7월 말 콘텐츠 업데이트 후 하루 만에 15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고 트래픽도 30% 정도 늘어나는 성과가 있었다"며 '우마무스메' 흥행에 고무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마무스메'의 운영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이면서 마차 시위에 직면했고 3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후 조 대표가 직접 사과문을 작성하고 우마무스메 운영진들이 꾸준히 이용자와 소통하면서 상황 반전에 성공했다. '우마무스메'는 매출 차트를 역주행하면서 최근 다시금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5위권에 안착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기존 대표작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은 대만 진출 이후 안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에 힘을 보탰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9120억원으로 전년 동기(7257억원) 대비 25.7% 성장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누적 영업이익은 16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4억원) 대비 151.1% 증가했다.

4분기에도 '우마무스메'의 역주행과 함께 '오딘'의 공성전 업데이트 효과로 인한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2001억원, 영업이익 2048억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각각 18.5%, 83% 늘어난 액수다.

스마일게이트 판교 사옥. (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월 스팀을 통해 '로스트아크'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았다. 출시 직후 동시 접속자 수만 132만명에 달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출시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꾸준히 평균 접속자 수가 20만명에서 30만명 사이를 오가며 장기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로스트아크'는 금강선 디렉터의 유저 소통이 빛을 발하면서 지난해 보인 역주행을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금 디렉터가 사임한 이후로 신규 리더그룹 김상복·전재학·이병탁 수석팀장이 이용자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 RPG의 당기순이익은 228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로스트아크' 흥행을 고려하면 스마일게이트 RPG의 실적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일게이트RPG의 상장 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스마일게이트 RPG는 올해 미래에셋증권에서 NH투자증권으로 주관사를 교체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장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스마일게이트의 입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끊겼던 대작 MMORPG의 명맥을 이었다는 점에서 업계 자체적으로 의미있는 흥행이라 볼 수 있다"며 "특히 소통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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