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 사내 전경. (사진=데브시스터즈) 게임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부진한 사업 및 서비스를 정리하고 각종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일이 빈번하다.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인력 재편 작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작업이나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노사 갈등 뇌관으로 떠올랐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자회사 '마이쿠키런'이 기획하고 개발한 팬플랫폼 사업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21년 5월 '마이쿠키런' 법인을 설립하고 '쿠키런 스토어'를 여는 등 팬플랫폼 사업 확장을 꾀했다. 그러나 설립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사업을 마무리했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마이쿠키런이 기획 및 개발해왔던 팬 플랫폼에 대해 시장성과 서비스 방향성 등을 점검한 결과 플랫폼 외에 다른 연관 사업 등 IP 확장 가능성에 몰두 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프로젝트 정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IP 파워를 제고하기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사업은 실패로 마무리 됐다. '마이쿠키런'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61만원에 그쳤으나 영업손실은 24억원에 달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실적도 뒷걸음질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1656억원, 3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5.16%, 94.17% 감소했다. 지난해 1~3분기 내내 적자를 기록한 넷마블도 기존 3그룹 체제에서 2그룹 체제로 전환했다. 사업그룹장을 맡은 한지훈 이사가 컴투스로 이직하자 별도의 인선 없이 그룹을 축소했다. 여기에 흥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 플레이투언(Play to Earn) 게임 '몬스터 아레나'의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엔씨소프트도 그동안 공들였던 엔터 사업에서 최근 물러났다. 메타버스와 팬덤을 결합한 팬덤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선보였으나 2년만에 SM엔터 계열사 디어유에 매각을 결정했다. A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실적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다보니 그동안 공격적으로 확장한 사업 일부를 정리하고 인력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게임사도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게임업계 노사갈등 다시 수면 위로…정치권도 주목 게임업계가 재택근무 체제 전환과 함께 사업 축소 및 인력 재배치가 잇따르자 노사갈등도 게임사의 잠재적 리스크로 떠올랐다. 앞서 데브시스터즈도 '마이쿠키런' 철수와 함께 40명 가량의 직원에게 당일 해고 통보를 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구성원이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할 수 있도록 개별 면담과 절차를 안내 중"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프로젝트 중단 및 부서 이동 위한 대기는 사실상 퇴사 압박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올해 프로젝트 축소가 본격화되고 그동안 유지했던 근무체제 변화로 인해 게임사와 직원의 갈등은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노조가 설립되거나 노조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8년 게임업계 1호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설립된 넥슨에서도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초 진행한 전사 타운홀미팅 이후 '스타팅포인트' 가입자가 300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추정되는 총 노조 가입자 수는 2200명 가량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데브시스터즈 당일 해고 통보 논란을 주시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사태에 대한) 사측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며 "데브시스터즈를 포함해 게임업계 노동 실태를 제보받는다"는 글을 게시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일부 게임사는 프로젝트가 취소됐을 때를 대비해 대기발령 부서를 따로 두는 경우도 있다. 해당 부서로 직원을 출근시키고 타 부서 발령이나 이직에 대한 시간적 여유를 주는 셈인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어 과거 이뤄졌던 게임업계 전반에 대한 노동 실태 점검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에 부는 칼바람…조직 재편 속도 내자 노사 갈등 불씨로

데브시스터즈, 당일 해고 통보 논란에 정치권 개입 주목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2.01 16:31 | 최종 수정 2023.02.01 16:40 의견 0
데브시스터즈 사내 전경. (사진=데브시스터즈)

게임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부진한 사업 및 서비스를 정리하고 각종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일이 빈번하다.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인력 재편 작업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작업이나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노사 갈등 뇌관으로 떠올랐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자회사 '마이쿠키런'이 기획하고 개발한 팬플랫폼 사업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2021년 5월 '마이쿠키런' 법인을 설립하고 '쿠키런 스토어'를 여는 등 팬플랫폼 사업 확장을 꾀했다. 그러나 설립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사업을 마무리했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마이쿠키런이 기획 및 개발해왔던 팬 플랫폼에 대해 시장성과 서비스 방향성 등을 점검한 결과 플랫폼 외에 다른 연관 사업 등 IP 확장 가능성에 몰두 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프로젝트 정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IP 파워를 제고하기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사업은 실패로 마무리 됐다. '마이쿠키런'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61만원에 그쳤으나 영업손실은 24억원에 달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실적도 뒷걸음질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1656억원, 3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5.16%, 94.17% 감소했다.

지난해 1~3분기 내내 적자를 기록한 넷마블도 기존 3그룹 체제에서 2그룹 체제로 전환했다. 사업그룹장을 맡은 한지훈 이사가 컴투스로 이직하자 별도의 인선 없이 그룹을 축소했다.

여기에 흥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 플레이투언(Play to Earn) 게임 '몬스터 아레나'의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엔씨소프트도 그동안 공들였던 엔터 사업에서 최근 물러났다. 메타버스와 팬덤을 결합한 팬덤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선보였으나 2년만에 SM엔터 계열사 디어유에 매각을 결정했다.

A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실적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다보니 그동안 공격적으로 확장한 사업 일부를 정리하고 인력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게임사도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게임업계 노사갈등 다시 수면 위로…정치권도 주목

게임업계가 재택근무 체제 전환과 함께 사업 축소 및 인력 재배치가 잇따르자 노사갈등도 게임사의 잠재적 리스크로 떠올랐다.

앞서 데브시스터즈도 '마이쿠키런' 철수와 함께 40명 가량의 직원에게 당일 해고 통보를 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구성원이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할 수 있도록 개별 면담과 절차를 안내 중"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프로젝트 중단 및 부서 이동 위한 대기는 사실상 퇴사 압박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올해 프로젝트 축소가 본격화되고 그동안 유지했던 근무체제 변화로 인해 게임사와 직원의 갈등은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노조가 설립되거나 노조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8년 게임업계 1호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설립된 넥슨에서도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초 진행한 전사 타운홀미팅 이후 '스타팅포인트' 가입자가 300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추정되는 총 노조 가입자 수는 2200명 가량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데브시스터즈 당일 해고 통보 논란을 주시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사태에 대한) 사측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며 "데브시스터즈를 포함해 게임업계 노동 실태를 제보받는다"는 글을 게시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일부 게임사는 프로젝트가 취소됐을 때를 대비해 대기발령 부서를 따로 두는 경우도 있다. 해당 부서로 직원을 출근시키고 타 부서 발령이나 이직에 대한 시간적 여유를 주는 셈인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어 과거 이뤄졌던 게임업계 전반에 대한 노동 실태 점검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