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임원들이 21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생활가전, 일상에 필요해 실적 타격 생각보다 크진 않아…상반기, 적자 탈출 목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론칭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이처럼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효자 사업인 반도체 분야가 침체되면서 1분기 영업익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전사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업계는 삼성전자 1분기 예상 실적이 반도체 사업에서만 1조원 후반대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가전사업도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가 둔화한 탓에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재고자산은 52조187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회장은 “세계 경제 좋지 않다지만, 생활가전 제품은 소비자가 최근 관심을 갖는 에너지 절감 기능의 새 기술을 반영하고 친환경 제품도 내놓고 있다”며 “비스포크 라이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지속해 1분기를 지나고 있는데 생각보다 어렵진 않다”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삼성 전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싱스 초연결성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삼성전자는 고효율, 친환경 제품을 소비자에 제시해 가전 매출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적용으로 생산비가 증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한 부회장은 “AI 기술 등을 활용해서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공장의 경우 디지털 투입율이 빠르게 변화하고 공정도 단축해 오히려 생산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AI 기능이 많아지면 관리 포인트가 늘어난다는 우려가 있는데, 오히려 비용 절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고 덧붙였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전 기술에 대한 사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미영 삼성전자 DA사업부 SW개발팀장은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 예를 들어 그랑데 AI 세탁기의 경우 소비자들이 언제 이불 빨래할지 등을 데이터 학습시키거나, AI 냉장고의 경우 소비자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등을 파악해 개선해야 할 것들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에 대해서 한 부회장은 “개인정보는 끝이 없고 잠시의 방심이 큰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보안의 중요성을 사업부에 강조하고 있다”며 “이제는 제품 하나하나를 넘어 (스마트싱스) 초연결성에서의 보안이 중요한데, 자사 보안 솔루션 녹스로 대비하고 있다. 안심하고 쓰셔도 된다”고 말했다.
21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론칭 행사에서 모델들이 비스포크 라이프 가전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비스포크 라이프’ 전략으로 가전 매출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안에 성과를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한 부회장은 “지나해 말 적자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증가하고 수요까지 줄었기 때문”이라며 “개선활동을 지속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 안에는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작년과 같이 적자를 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익수 삼성전자 DA사업부 전략마케팀장은 “비스포크 가전은 지난해 대비 50% 이상의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4개 중 1대의 비스포크 가전을 판매하고 있다. 비스포크 프리미엄을 확대해 이익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도 “프리미엄 정의가 가격이 아니라 소비자가 찾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가성비, 가심비 따지듯이 (비스포크와 같은 맞춤형) 적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 2족, 4족 보행 로봇들 모습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이외에도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 등 로봇 관련, 챗GPT 가전 활용 계획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부회장은 로봇 관련해서 “정기주주총회 때에도 말했듯이 로봇도 성장 동력”이라며 “삼성리서치에서는 삼성로봇 플랫폼을 만들고 있고, 로봇 사업팀을 통해 올해 X1 로봇 제품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91만3936주를 주당 3만400원에 장외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분 매입을 기점으로 인수합병(M&A)을 재개할 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9조원을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장 및 음향 전문 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M&A를 중단한 상태다.
생성형 AI 채팅서비스 챗GPT 가전 활용에 대해서 한 부회장은 “여기 거의 모든 분들이 챗GPT를 써봤을 것 같다. 대세인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차이가 있겠지만 삼성 내부에서도 많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