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단기 실적을 유지하려면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여파를 마주하고 있는 보험업계가 생존전략에 필사적이다. 중장기 성장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당장 실적 유지를 위한 곳곳의 틈새찾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 기존 상품에 가입 대상 넓히며 성장 '안간힘' 최근 보험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틈새시장은 기존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 대상 보험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프랑스 재보험사인 SCOR가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의 과거 병력별 인수 여부를 간편하게 예측함으로써 보험에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보험을 내놨다. 이를 통해 종전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인수 가능한 질병을 확대해 가입할 수 있는 고객층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한화생명의 '한화생명 시그니처 암보험 3.0'은 '간편가입 3.5.5' 라인업을 통해 최저 가입 연령을 기존 30세에서 15세로 낮추는가 하면 경증 유병자 라인업도 새로 만들어 가입 대상군을 확대했다. 최근 AXA손해보험이 선보인 '(무)AXA나를지켜주는암보험'은 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는 고혈압, 당뇨 환자도 가입 가능하게 했다. 해당 질환이 없을 경우 할인대상담보에 한해 5%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무보험 오토바이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륜차 보험 시장 역시 새로운 경쟁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배상 책임 위주의 의무보험 가입에 그쳤던 수요가 운전자 본인에게 초점을 보험으로 확대되면서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은 관련 상품을 통해 다양한 보장을 내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보험가입 실수요층 축소로 보험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면서 “남아있는 틈새시장 공략과 기존 상품에 대한 가입대상 확대 등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저출산 현상에 따른 수요 둔화에 직면했던 어린이보험도 대상 연령을 확대하며 성장 둔화 위기를 모면 중이다.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이 '무배당 렛플레이 자녀보험' 가입 연령을 35세까지 확대한 것을 시작으로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도 모두 최대 연령을 35세로 확대한 상태. KB손보는 지난 3월 연령 확대 이후 해당 상품의 판매건수가 당월 2만9000건으로 월평균 대비 2배 이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중장기적 성장 지속을 위해서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 대형보험사 고위 임원은 "포화된 시장에서 제한된 상품을 놓고 경쟁하다보니 배타적 사용권마저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출혈경쟁이 심하다"며 "단기 성과 중심의 상품 개발 및 가입층 확대는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나도 ○○보험 가입할 수 있대”…‘틈새’ 파고드는 보험사들

유병자 보험 라인업 확대 등 틈새시장 공략
"단기 수익성보다 중장기 성장성 확보해야"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5.31 14:53 의견 0


"보험업계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단기 실적을 유지하려면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여파를 마주하고 있는 보험업계가 생존전략에 필사적이다. 중장기 성장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당장 실적 유지를 위한 곳곳의 틈새찾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 기존 상품에 가입 대상 넓히며 성장 '안간힘'

최근 보험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틈새시장은 기존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 대상 보험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프랑스 재보험사인 SCOR가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의 과거 병력별 인수 여부를 간편하게 예측함으로써 보험에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보험을 내놨다. 이를 통해 종전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인수 가능한 질병을 확대해 가입할 수 있는 고객층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한화생명의 '한화생명 시그니처 암보험 3.0'은 '간편가입 3.5.5' 라인업을 통해 최저 가입 연령을 기존 30세에서 15세로 낮추는가 하면 경증 유병자 라인업도 새로 만들어 가입 대상군을 확대했다.

최근 AXA손해보험이 선보인 '(무)AXA나를지켜주는암보험'은 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는 고혈압, 당뇨 환자도 가입 가능하게 했다. 해당 질환이 없을 경우 할인대상담보에 한해 5%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무보험 오토바이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륜차 보험 시장 역시 새로운 경쟁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배상 책임 위주의 의무보험 가입에 그쳤던 수요가 운전자 본인에게 초점을 보험으로 확대되면서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은 관련 상품을 통해 다양한 보장을 내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보험가입 실수요층 축소로 보험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면서 “남아있는 틈새시장 공략과 기존 상품에 대한 가입대상 확대 등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저출산 현상에 따른 수요 둔화에 직면했던 어린이보험도 대상 연령을 확대하며 성장 둔화 위기를 모면 중이다.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이 '무배당 렛플레이 자녀보험' 가입 연령을 35세까지 확대한 것을 시작으로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도 모두 최대 연령을 35세로 확대한 상태.

KB손보는 지난 3월 연령 확대 이후 해당 상품의 판매건수가 당월 2만9000건으로 월평균 대비 2배 이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중장기적 성장 지속을 위해서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 대형보험사 고위 임원은 "포화된 시장에서 제한된 상품을 놓고 경쟁하다보니 배타적 사용권마저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출혈경쟁이 심하다"며 "단기 성과 중심의 상품 개발 및 가입층 확대는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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