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만에 3000억원 완판. 첫 미국 부동산 공모펀드로 흥행 역사를 썼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맵스 9-2호’가 원금 손실 위기를 맞고 있다. 안정적인 임대 수익에 환차익까지 더해지면서 분배금 받는 재미가 쏠쏠했던 투자자들은 최근 자칫 손실이 날 수 있다는 통보에 불안하다. 이 펀드의 만기는 내년 3월이지만 대출만기 시기인 11월 안에 이후 투자 방안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 투자자들이 원금에서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사진=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스테이트팜 오피스 빌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6년 9월 설정한 ‘미래에셋맵스9-2호’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총 4개동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출시 당시 가장 큰 투자 포인트로 꼽힌 건 미국 손해보험사 스테이트팜이 20년 장기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정적 수익구조가 가능하단 점이었다. 실제 이 같은 안정적 임차구조로 인해 투자자들은 반기마다 5~9%대의 분배금을 지급받았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투자자들이 받은 배당금액은 투자금액의 51% 가량에 달한다. 2000만원을 투자했다면 1000만원 가량을 분배금으로 받은 셈이다. 상황이 달라진 건 최근 1년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미국의 오피스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냉각된 상태다. 이로 인해 해당 건물에 대한 평가금액 역시 지난 2021년 기준 2억8600만달러 수준에서 2022년말 2억6000만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엑시트 시한을 앞두고 올해 다시 받는 평가산정이 이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댈러스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평균 24.5%에 달하는 등 미국 주요지역의 오피스 공실률 확대가 시장 분위기를 차갑게 한다. 이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료=미래에셋증권 HTS) 해당 펀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없다. 미래에셋운용은 장기 폐쇄형 펀드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이 펀드의 수익증권(‘맵스미국9-2호’)을 증시에 상장시켰다. 해당 주식은 지난해 이맘 때 1170원대까지 오르며 1좌당 액면가 1000원 대비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최근 주가는 700원선까지 위협받으며 30% 수준의 손실이 발생했다. 즉, 현재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다. 일단 미래에셋운용은 두가지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일단 최근 댈러스 오피스에 대해 공개매각을 시작하면서 엑시트를 시도 중이다. 관건은 매각가다. 미래에셋운용은 매각 희망가에 대해 “원금 손실 마지노선 금액은 맵스미국9-2호 보유 주식가치 평가액 기준 2억3000만달러”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평가액 대비 3000만달러 가량 차액으로 올해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악화 흐름을 감안했을 때 실제 낙폭이 어느 정도일지 장담하기 어렵다. 두번째 안은 대출 갈아타기 등을 통해 리파이낸싱을 진행하는 것. 최근 글로벌 부동산 업황 악화로 인해 해외 부동산 펀드들이 만기연장에 돌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2016년 당시 대출받은 금액(5200억달러)에 대한 금리는 2.78%로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해 올해 대출을 연장하거나 갈아타게 된다면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이상 높은 금리를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출 비용 증가로 인해 분배금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는 11.5% 안팎이다. 이는 현재 대비 4배 이상 높은 수준인 만큼 리파이낸싱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는 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리파이낸싱을 할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배당금 영향 등이 있는 만큼 현재로선 좋은 가격에 매각하는 엑시트 전략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만일 수익자를 위해 펀드 만기연장이 최선이라고 판단될 경우 신탁계약서에 따라 수익자총회를 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여유는 있다지만...’ 미래에셋 美부동산펀드 손실 위기

2016년 설정 이후 분배금 원금 대비 51%
11월 대출만기 이전 엑시트 시도...원금 손실 마지노선 2.3억달러
리파이낸싱시 분배금 '제로' 하한 금리 11.5%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6.08 10:35 | 최종 수정 2023.06.08 13:50 의견 0

9일만에 3000억원 완판. 첫 미국 부동산 공모펀드로 흥행 역사를 썼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맵스 9-2호’가 원금 손실 위기를 맞고 있다. 안정적인 임대 수익에 환차익까지 더해지면서 분배금 받는 재미가 쏠쏠했던 투자자들은 최근 자칫 손실이 날 수 있다는 통보에 불안하다. 이 펀드의 만기는 내년 3월이지만 대출만기 시기인 11월 안에 이후 투자 방안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 투자자들이 원금에서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사진=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스테이트팜 오피스 빌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6년 9월 설정한 ‘미래에셋맵스9-2호’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총 4개동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출시 당시 가장 큰 투자 포인트로 꼽힌 건 미국 손해보험사 스테이트팜이 20년 장기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정적 수익구조가 가능하단 점이었다.

실제 이 같은 안정적 임차구조로 인해 투자자들은 반기마다 5~9%대의 분배금을 지급받았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투자자들이 받은 배당금액은 투자금액의 51% 가량에 달한다. 2000만원을 투자했다면 1000만원 가량을 분배금으로 받은 셈이다.

상황이 달라진 건 최근 1년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미국의 오피스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냉각된 상태다. 이로 인해 해당 건물에 대한 평가금액 역시 지난 2021년 기준 2억8600만달러 수준에서 2022년말 2억6000만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엑시트 시한을 앞두고 올해 다시 받는 평가산정이 이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댈러스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평균 24.5%에 달하는 등 미국 주요지역의 오피스 공실률 확대가 시장 분위기를 차갑게 한다. 이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료=미래에셋증권 HTS)

해당 펀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없다. 미래에셋운용은 장기 폐쇄형 펀드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이 펀드의 수익증권(‘맵스미국9-2호’)을 증시에 상장시켰다.

해당 주식은 지난해 이맘 때 1170원대까지 오르며 1좌당 액면가 1000원 대비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최근 주가는 700원선까지 위협받으며 30% 수준의 손실이 발생했다. 즉, 현재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다.

일단 미래에셋운용은 두가지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일단 최근 댈러스 오피스에 대해 공개매각을 시작하면서 엑시트를 시도 중이다.

관건은 매각가다. 미래에셋운용은 매각 희망가에 대해 “원금 손실 마지노선 금액은 맵스미국9-2호 보유 주식가치 평가액 기준 2억3000만달러”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평가액 대비 3000만달러 가량 차액으로 올해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악화 흐름을 감안했을 때 실제 낙폭이 어느 정도일지 장담하기 어렵다.

두번째 안은 대출 갈아타기 등을 통해 리파이낸싱을 진행하는 것. 최근 글로벌 부동산 업황 악화로 인해 해외 부동산 펀드들이 만기연장에 돌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2016년 당시 대출받은 금액(5200억달러)에 대한 금리는 2.78%로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해 올해 대출을 연장하거나 갈아타게 된다면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이상 높은 금리를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출 비용 증가로 인해 분배금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는 11.5% 안팎이다. 이는 현재 대비 4배 이상 높은 수준인 만큼 리파이낸싱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는 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리파이낸싱을 할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배당금 영향 등이 있는 만큼 현재로선 좋은 가격에 매각하는 엑시트 전략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만일 수익자를 위해 펀드 만기연장이 최선이라고 판단될 경우 신탁계약서에 따라 수익자총회를 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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