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
전기차도 반값 전기차 시대가 열린다. 기본 5000만원대인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 등을 받아도 4000만원대에 이른다. 최근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3000만원대의 전기차가 나왔고 내년부터 2000만원대 전기차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차·기아, 주력 전기차 판매량 줄어…보조금 받아도 4000만원대로 ‘비싸’
4일 현대차와 기아가 발표한 지난 9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판매량은 각각 705대, 34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아이오닉5는 70.6%, 아이오닉6는 87%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도 각각 아이오닉5는 33.6%, 아이오닉6는 14% 줄었다.
기아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EV6와 EV9의 9월 판매량은 각각 601대, 1163대를 기록했다. EV6는 지난해 대비 73.7%, 전월 대비 36.6% 감소했다. 다만 올해 출시한 EV9은 전월 대비 185% 늘었다.
전기차 판매가 줄어든 데는 부족한 인프라 탓도 있지만, 비싼 가격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정부와 업체가 함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에 나선 것도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기차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기존 최대 680만원에서 780만원까지 국고 보조금을 늘렸다. 다만 완성차 업체가 500만원 이상 할인을 하면 최대치 100만원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경우 400만원을 할인해주고, 정부는 추가 보조금 80만원을 더했다. 할인 혜택을 합산해보면 기존 보조금 680만원에, 업체 할인 400만원, 정부 추가 할인 80만원으로 총 116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아이오닉5 익스클루시브 모델의 경우 기존 판매가 5410만원에서 4250만원으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4000만원대 이하는 아니다.
가뜩이나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적은데 가격까지 비싸다면 소비자들은 기존 내연기관차로 선회할 수도 있다. 4000만원대의 금액에서는 현대차 그랜저 3700만~5000만원대, SUV 인기 모델 중에선 현대차 싼타페 3500만~4500만원대, 기아 쏘렌토 3500만~4500만원대의 차량들을 구매할 수 있다.
KG 모빌리티 전기SUV ‘토레스 EVX’ 오프로드 주행 모습 (사진=KG 모빌리티)
■ 저가형 전기차 경쟁 돌입…KG ‘토레스EVX’ 이어 현대차 캐스퍼EV·기아 EV5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중국산 저가 배터리를 탑재하고서라도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펼치는 사례도 나타났다.
완성차 5사 중 KG 모빌리티는 자사의 주력 모델의 전동화 모델 ‘토레스 EVX’에 국산 배터리 대신 중국 비야디(BYD)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해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지난달 19일에 출시한 ‘토레스 EVX’는 사전계약 당시 4850만~520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 가량을 낮춰 세제혜택 후 4750만~4960만원대로 가격이 형성됐다.
KG 모빌리티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까지 받으면 3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SUV 가격하고 비슷한 수준이다.
기아의 ‘콘셉트 EV5’ (사진=기아)
현대차·기아도 국내 전기차 판매를 주도하는 입장에서 저렴한 전기차 경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기아는 중국 현지에서 EV5를 출시하며 국내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차의 가격은 기본 모델이 15만9800위안으로 한화로는 약 2967만원이다.
기아는 또한 소형 전기차 EV3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도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을 내년에 공개할 것으로 업계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출시하기 전의 차량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개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EV5는 중국에서 출시될 당시 추후에 고객의 요구를 살펴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수입차 중에서는 폭스바겐이 2000만원대의 소형 전기 SUV ID.2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