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기대치를 상회한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크게 하락했다. 중국에서의 부진 때문이다. 이는 애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실적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플 아이폰15 프로?(사진=애플 공식홈페이지) 애플은 매출과 EPS 모두 예상치를 상회(매출 895억달러 vs. 예상 892.8억달러, EPS 1.46달러 vs. 예상 1.39달러)했다. 특히 서비스 매출이 전년대비 16%나 증가하며 예상을 크게 넘었다. 그러나 중국 매출이 2.5% 감소했고 다음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유사할 것이라는 언급으로 시간외거래에서 3.39% 하락했다. 회사 측은 아이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환율 변동이 없었다면 중국 매출도 증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중국 내 판매를 늘려왔던 애플마저도 부진한 실적을 내자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고급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 로더도 실적발표 직후 중국에서의 부진을 이유로 주가가 급락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나 감소한 35.2억달러였지만 예상치 35.3억달러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EPS는 9센트로 예상(21센트 손실)보다 좋았다. 그럼에도 실적발표 당일 주가가 18.9%나 하락하면서 6년 내 최저치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1995년 상장 이후 하루 하락 폭으로는 최대였다. 에스티 로더는 중국 소비자들의 면세점 소비 회복이 더디고 중국 본토에서의 매출 회복도 예상보다 느리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2024 회계연도 EPS를 기존 3.50~3.75달러에서 2.17~2.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은 산업재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듀퐁, 일본 일본전산, 스위스 ABB, 일본 오므론 등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국 시장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글로벌 화학회사인 듀퐁의 3분기 매출은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전년대비 12% 증가했고 EPS는 예상치를 13.6% 상회했다. 그럼에도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8.18% 하락했다. 중국 시장 부진(매출 전년동기 16% 감소)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2024 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듀퐁이 제시한 연간 전망은 매출 121.7억달러와 EPS 3.45달러였다. 이는 지난 8월에 제시한 전망치(매출 124.5~125.5억달러, EPS 3.4~3.5달러) 중간값에 비해 매출이 2.6% 낮아진 것이다. 회사 측은 전보다 중국에서 추가적인 채널 재고 축소와 산업용수 수요 둔화를 확인함에 따라 연간 전망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전세계 소형 모터와 공작기계 분야의 강자인 일본전산도 실적발표일 주가가 10.52% 급락다. 이는 회사가 차세대 사업으로 밀고 있는 전기차용 e-Axle(구동 모터, 인버터, 감속기, 차동장치, 전자 주차 장치를 포함하는 일체형 구동 모듈)에서 이번 사업연도에만 150억엔의 손실을 예상할 정도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중국 e-Axle 시장이 품질 개선보다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경쟁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중국 중심에서 미국/유럽/일본으로 옮길 것”이라고 전했다. 즉 중국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이밖에 공장 자동화와 로봇 분야의 글로벌 강자인 스위스 ABB와 일본 오므론도 마찬가지였다. ABB는 “중국에서의 주문이 로봇공학과 건설 수요의 악화로 인해 한 자릿수 수준의 낮은 성장률로 하락했다”며 “중국 다른 부문에서 시장이 안정화되는 초기 징후가 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전했다. 오므론은 “반도체 글로벌 설비투자 수요 침체와 중국 전기차 관련된 2차전지 설비투자 지연으로 연결 순이익이 전기 대비 75.6% 감소한 180억엔(기존 회사 전망 745억엔)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즉 중국 로봇과 건설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특히 전기차용 2차전지 설비투자가 줄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글로벌 기업의 중국 사업 부진이 최근 한두달 사이 부쩍 늘었다. 그 대상도 그동안 견조했던 고급 스마트폰, 고급 화장품, 전기차 같은 경기 소비재와 산업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 기업이 향후 전망도 낮춰잡아 중국 사업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한다. 이는 중국 경기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향후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 하향이 필요해 보인다. 필자 서병수 애널리스트는 하나증권 등 국내외 투자회사에서 주식 운용과 기업 분석 업무를 수행했으며, 특히 미래에셋증권에서 글로벌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습니다. [편집자주] 뷰어스는 칼럼리스트의 분석과 관련한 투자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서병수의 글로벌 View] 애플도 당했다...중국시장 부진에 ‘끙끙’

서병수 애널리스트 승인 2023.11.04 16:31 | 최종 수정 2023.11.06 08:23 의견 0

애플이 기대치를 상회한 실적을 내놓았지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크게 하락했다. 중국에서의 부진 때문이다. 이는 애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실적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플 아이폰15 프로?(사진=애플 공식홈페이지)


애플은 매출과 EPS 모두 예상치를 상회(매출 895억달러 vs. 예상 892.8억달러, EPS 1.46달러 vs. 예상 1.39달러)했다. 특히 서비스 매출이 전년대비 16%나 증가하며 예상을 크게 넘었다. 그러나 중국 매출이 2.5% 감소했고 다음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유사할 것이라는 언급으로 시간외거래에서 3.39% 하락했다.

회사 측은 아이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환율 변동이 없었다면 중국 매출도 증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중국 내 판매를 늘려왔던 애플마저도 부진한 실적을 내자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고급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 로더도 실적발표 직후 중국에서의 부진을 이유로 주가가 급락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나 감소한 35.2억달러였지만 예상치 35.3억달러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EPS는 9센트로 예상(21센트 손실)보다 좋았다. 그럼에도 실적발표 당일 주가가 18.9%나 하락하면서 6년 내 최저치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1995년 상장 이후 하루 하락 폭으로는 최대였다.

에스티 로더는 중국 소비자들의 면세점 소비 회복이 더디고 중국 본토에서의 매출 회복도 예상보다 느리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2024 회계연도 EPS를 기존 3.50~3.75달러에서 2.17~2.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은 산업재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듀퐁, 일본 일본전산, 스위스 ABB, 일본 오므론 등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국 시장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글로벌 화학회사인 듀퐁의 3분기 매출은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전년대비 12% 증가했고 EPS는 예상치를 13.6% 상회했다. 그럼에도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8.18% 하락했다. 중국 시장 부진(매출 전년동기 16% 감소)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2024 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듀퐁이 제시한 연간 전망은 매출 121.7억달러와 EPS 3.45달러였다. 이는 지난 8월에 제시한 전망치(매출 124.5~125.5억달러, EPS 3.4~3.5달러) 중간값에 비해 매출이 2.6% 낮아진 것이다. 회사 측은 전보다 중국에서 추가적인 채널 재고 축소와 산업용수 수요 둔화를 확인함에 따라 연간 전망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전세계 소형 모터와 공작기계 분야의 강자인 일본전산도 실적발표일 주가가 10.52% 급락다. 이는 회사가 차세대 사업으로 밀고 있는 전기차용 e-Axle(구동 모터, 인버터, 감속기, 차동장치, 전자 주차 장치를 포함하는 일체형 구동 모듈)에서 이번 사업연도에만 150억엔의 손실을 예상할 정도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중국 e-Axle 시장이 품질 개선보다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경쟁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중국 중심에서 미국/유럽/일본으로 옮길 것”이라고 전했다. 즉 중국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이밖에 공장 자동화와 로봇 분야의 글로벌 강자인 스위스 ABB와 일본 오므론도 마찬가지였다.

ABB는 “중국에서의 주문이 로봇공학과 건설 수요의 악화로 인해 한 자릿수 수준의 낮은 성장률로 하락했다”며 “중국 다른 부문에서 시장이 안정화되는 초기 징후가 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전했다. 오므론은 “반도체 글로벌 설비투자 수요 침체와 중국 전기차 관련된 2차전지 설비투자 지연으로 연결 순이익이 전기 대비 75.6% 감소한 180억엔(기존 회사 전망 745억엔)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즉 중국 로봇과 건설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특히 전기차용 2차전지 설비투자가 줄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글로벌 기업의 중국 사업 부진이 최근 한두달 사이 부쩍 늘었다. 그 대상도 그동안 견조했던 고급 스마트폰, 고급 화장품, 전기차 같은 경기 소비재와 산업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 기업이 향후 전망도 낮춰잡아 중국 사업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한다. 이는 중국 경기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향후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눈높이 하향이 필요해 보인다.


필자 서병수 애널리스트는 하나증권 등 국내외 투자회사에서 주식 운용과 기업 분석 업무를 수행했으며, 특히 미래에셋증권에서 글로벌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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