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월)
당신이 근 10년 사이에 미키마우스 캐릭터가 그려진 디즈니 제품을 샀다면 그 그림은 어쩌면 한국인이 그린 것인지도 모른다. 전 세계로 나가는 디즈니 제품의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캐릭터 아트의 담당자는 총 2명이고, 그중의 한 명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에서 생물학과를 졸업했지만, 미국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겠노라 마음먹은 청년이 있었다. 인터넷은 물론, 대형 서점에 애니메이션에 관한 제대로 된 책 한 권이 없던 90년대 후반. 정보를 찾을 길은 전무했다. 그저 할리우드로 가면 뭐가 있겠지 싶은 생각 뿐이었다.
그렇게 어디서 뭘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대책을 유학길에 올랐던 20대 청년은 지금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Walt Disney Imageneering의 컨슈머 프로덕트Consumer Product 부서에서 12년째 근무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의 디즈니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 김미란 씨의 이야기다.
여성, 아시안이라는 편견을 실력과 열정 하나로 버티며 살아온 결과다. 김미란씨는 최근 자신이 그동안 겪은 이야기와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디즈니에 관한 내용을 담은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를 출간했다.
12년간 보고 느낀 디즈니 내부 모습과 동료, 사내 문화까지 꼼꼼하게 담아 그간 베일에 쌓여 있던 디즈니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무엇보다 디즈니의 저작권 이야기, 캐릭터 아티스트로서 하나의 캐릭터가 상품이 되기까지, 개인 작업에서 여러 팀과 협업으로 이어지는 과정, 디즈니 공주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의 변화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를 통해 디즈니가 상품의 ‘질’을 어떻게 관리 하는지, 어떻게 여전히 트렌드를 주도하며 성장하고 있는지에 관한 비결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책에는 현재에 이르는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무작정 오른 유학길에서 우연히 알게 된 월트 디즈니 컴퍼니 산하의 예술 대학인 캘리포니아 예술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칼아츠)에 우여곡절 끝에 입학하게 되고, 졸업장만 가지고 한국에 돌아가야 할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워너 브라더스에 입사해 워크 비자를 받고, 영주권을 받기 직전 일어난 9.11 테러 사건으로 영주권 발급을 다시 재검토해야 하는 등의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그런 삶의 행보 안에서 칼아츠 입학 요강, 수업 내용, 미국 기업 취업 과정, 영주권 이야기 등을 상세히 소개해 해외 유학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