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스트리트' 여의도 금융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 다시 한번 살펴야 할, 중요하나 우리가 놓친 이슈들을 '왜(why)'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R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합니다. 기대했던 1월 증시효과도 소멸되는 분위긴데요. 연말 연초 월가에선 올해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암울한 통계와 설문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침체와 실업률 증가가 침체 요인입니다. 그간 쌓아둔 저축도 소진되면서 소비 여력이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더이상 경기침체는 논쟁거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주력산업인 반도체 어닝쇼크에 시장 컨센서스가 된 리세션. 암울한 경기에 줄어드는 기업실적, 지난해 16배나 치솟은 금리 환경. 이런 공포를 연일 쏟아내는 방송과 미디어. 시장 상황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곳곳에서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오늘은 역발상, 소수의견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비관론이 지배하는 시장에서도 곳곳에선 역발상 타이밍을 논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는데요. 시장을 거스르는 이들의 근거는 뭘까. 우선 경기침체와 주식투자 수익률의 관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주식투자 수익률은 경기침체 여부와 크게 관련이 없었습니다. 2차 세계대선 이후 미국에선 11번의 경기침체가 있었는데요. 이 중 2번을 제외하고 9번 주식은 올랐습니다. 그 중 7번은 두 자릿수의 매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요.(표 참고) 경기침체가 기업부실을 야기하고, 이어지는 금융시스템의 붕괴, 연쇄적 신용경색 가능성도 물론 배제할 순 없습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사실 지난 해 9월말~10월초 국내 채권시장 유동성 문제가 제기됐을때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당국의 관치(?) 등으로 현 시점 국내 채권시장은 안정을 되찾았고 전 세계적으로도 침체에 따른 금융시스템 붕괴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 상태입니다. 지난 1년 반여 자산시장 버블 조정이 상당부분 이뤄진 점도 현 시점 주식의 하방을 제한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소위 버블이라 할만한 과도한 낙관이나 과열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치솟던 암호화폐, 플랫폼기업, 비상장벤처 등의 시세가 크게 꺾였습니다. 부동산 역시 조정국면입니다. 국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역시 PER(주가수익비율) 기준 역사적 하단입니다. 물론 하방이 제한적이라고 서둘러 주식을 살 이유는 없습니다. 당장 시장에 나오는 안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금리의 채권이라는 대체 상품도 상당수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추이만 봐도 아직은 스마트머니 등 글로벌 큰 손들의 자금이동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한때 80bp까지 벌어진 금리갭이 40bp 수준으로 절반 가량 좁혀졌지만 여전히 희망고문이란 지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갭이 좁혀들더라도 경기침체가 심화됐다는 징후로 읽힐 수도 있기에 미리 사두고 기다리는 것도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낙관론자조차 바닥까지 최소 석달,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매수를 서두를 이유가 하등 없어 보입니다만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스마트머니의 자금 투입은 한 걸음 빨랐다는 점 역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입니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악재 중 하나인 '추가적인 금리인상'. 과연 미국 연준은 금리를 언제까지, 어디까지 올릴까요. 지난해 미국 기준금리는 0.25%에서 4%까지 올랐는데요. 8개월 남짓 무려 16배가 폭등한 셈입니다. 역사상 가장 빠른 금리인상이었지요. 하지만 현재 5%에 육박하는 금리를 감안하면 고점이 4.75%인지 5.25%인지는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작년 시장 충격을 뛰어넘긴 어렵다는 의미겠지요. 결국 금리는 연내 고점을 찍을 것이고 이후 내려가는 건 예견된 수순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돈은 위험자산으로 흘러가는 게 순리입니다. 상반기든, 하반기든 경기민감주에서 시작해 플랫폼 등 성장주로의 자금 유입을 충분히 예상해볼만한 시기라는 판단입니다. 물론 지난해 러-우 전쟁과 같은 예상밖 변수가 없다는 전제는 있어야겠지요. 여기에 중국의 리오프닝 모멘텀은 증시 상승을 더해줄 요인입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로 야기되는 경기부양 효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 이상일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손실 가능성은 적은데 의외의 수익을 기대해 볼 수도 있는 장이 올해가 아닐까란 것이 일각의 조심스러운 예측입니다. 과거와 달리 소비패턴과 경기사이클이 한층 빨라진 지금, 버블이 오래갈 수 없는 것처럼 침체도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경계감을 늦추지 않는 지금, 소수의견에 귀를 기울일 타이밍인 지금이야말로 역발상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요. 물론 대중의, 다수의 의견을 거슬러야 하는,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반해야 하는 어려운 판단일 수 있습니다. 하긴 그래서 주식투자는 항상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홍승훈의 Y] R의 공포에 감춰진 투자기회

홍승훈 기자 승인 2023.01.04 15:22 | 최종 수정 2023.01.04 16:36 의견 0

'한국의 월스트리트' 여의도 금융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 다시 한번 살펴야 할, 중요하나 우리가 놓친 이슈들을 '왜(why)'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R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합니다. 기대했던 1월 증시효과도 소멸되는 분위긴데요. 연말 연초 월가에선 올해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암울한 통계와 설문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침체와 실업률 증가가 침체 요인입니다. 그간 쌓아둔 저축도 소진되면서 소비 여력이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더이상 경기침체는 논쟁거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주력산업인 반도체 어닝쇼크에 시장 컨센서스가 된 리세션. 암울한 경기에 줄어드는 기업실적, 지난해 16배나 치솟은 금리 환경. 이런 공포를 연일 쏟아내는 방송과 미디어. 시장 상황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곳곳에서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오늘은 역발상, 소수의견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비관론이 지배하는 시장에서도 곳곳에선 역발상 타이밍을 논하는 이들이 상당수 있는데요. 시장을 거스르는 이들의 근거는 뭘까.

우선 경기침체와 주식투자 수익률의 관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주식투자 수익률은 경기침체 여부와 크게 관련이 없었습니다. 2차 세계대선 이후 미국에선 11번의 경기침체가 있었는데요. 이 중 2번을 제외하고 9번 주식은 올랐습니다. 그 중 7번은 두 자릿수의 매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요.(표 참고)

경기침체가 기업부실을 야기하고, 이어지는 금융시스템의 붕괴, 연쇄적 신용경색 가능성도 물론 배제할 순 없습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사실 지난 해 9월말~10월초 국내 채권시장 유동성 문제가 제기됐을때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당국의 관치(?) 등으로 현 시점 국내 채권시장은 안정을 되찾았고 전 세계적으로도 침체에 따른 금융시스템 붕괴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든 상태입니다.

지난 1년 반여 자산시장 버블 조정이 상당부분 이뤄진 점도 현 시점 주식의 하방을 제한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소위 버블이라 할만한 과도한 낙관이나 과열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치솟던 암호화폐, 플랫폼기업, 비상장벤처 등의 시세가 크게 꺾였습니다. 부동산 역시 조정국면입니다. 국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역시 PER(주가수익비율) 기준 역사적 하단입니다.

물론 하방이 제한적이라고 서둘러 주식을 살 이유는 없습니다. 당장 시장에 나오는 안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금리의 채권이라는 대체 상품도 상당수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추이만 봐도 아직은 스마트머니 등 글로벌 큰 손들의 자금이동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한때 80bp까지 벌어진 금리갭이 40bp 수준으로 절반 가량 좁혀졌지만 여전히 희망고문이란 지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갭이 좁혀들더라도 경기침체가 심화됐다는 징후로 읽힐 수도 있기에 미리 사두고 기다리는 것도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낙관론자조차 바닥까지 최소 석달,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매수를 서두를 이유가 하등 없어 보입니다만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스마트머니의 자금 투입은 한 걸음 빨랐다는 점 역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입니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악재 중 하나인 '추가적인 금리인상'. 과연 미국 연준은 금리를 언제까지, 어디까지 올릴까요. 지난해 미국 기준금리는 0.25%에서 4%까지 올랐는데요. 8개월 남짓 무려 16배가 폭등한 셈입니다. 역사상 가장 빠른 금리인상이었지요.

하지만 현재 5%에 육박하는 금리를 감안하면 고점이 4.75%인지 5.25%인지는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작년 시장 충격을 뛰어넘긴 어렵다는 의미겠지요. 결국 금리는 연내 고점을 찍을 것이고 이후 내려가는 건 예견된 수순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돈은 위험자산으로 흘러가는 게 순리입니다. 상반기든, 하반기든 경기민감주에서 시작해 플랫폼 등 성장주로의 자금 유입을 충분히 예상해볼만한 시기라는 판단입니다. 물론 지난해 러-우 전쟁과 같은 예상밖 변수가 없다는 전제는 있어야겠지요.


여기에 중국의 리오프닝 모멘텀은 증시 상승을 더해줄 요인입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로 야기되는 경기부양 효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 이상일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손실 가능성은 적은데 의외의 수익을 기대해 볼 수도 있는 장이 올해가 아닐까란 것이 일각의 조심스러운 예측입니다.

과거와 달리 소비패턴과 경기사이클이 한층 빨라진 지금, 버블이 오래갈 수 없는 것처럼 침체도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경계감을 늦추지 않는 지금, 소수의견에 귀를 기울일 타이밍인 지금이야말로 역발상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요. 물론 대중의, 다수의 의견을 거슬러야 하는,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반해야 하는 어려운 판단일 수 있습니다. 하긴 그래서 주식투자는 항상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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