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로 천일염 등 소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천일염을 사재기 하는 수요가 늘어 여러 마트에서는 소금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다다랐다. 정부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대형마트 소금 판매대는 ‘텅’ 비어 있다. 소비자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27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소금 진열대 옆에 '천일염 품절안내'라는 게시물이 걸려 있다. (사진=탁지훈 기자) ■ 대형마트 천일염 동나다…진열대엔 ‘품절’ 안내 게시물 부착 27일 방문한 서울 여의도역 인근 이마트에는 천일염 재고가 충분하지 않았다. 진열대 옆에 ‘천일염 품절 안내’라고 게시물도 걸어 놨다. 게시물에는 ‘천일염 수요 증가 및 생산량 한계로 인한 물량 수급 어려움으로 상품 입고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 26일에 찾은 파주 일대 홈플러스에도 소금 판매 진열대에 빈 곳이 많았다. 진열대 옆에는 ‘쇼핑안내 소금 1인당 1개 한정’이라는 안내가 걸려있다. 특히 소금이 진열돼 있다고 하더라도 ‘매진’이라는 표기된 경우가 많았다. 홈플러스 직원은 “최근 일본 오염수 이슈로 천일염 등 소금은 진열되기 무섭게 품절되고 있다”며 “언제 또 상품이 입고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천일염 제품의 일시 품절 현상이 이어지면서 온라인 쇼핑몰 대다수는 “천일염 주문 폭주로 인해 도착까지 최장 10일이 소요된다” 등의 배송지연 공지를 올려놓고 있다. 신세계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인 SSG닷컴에서는 일부 천일염 상품이 수일 간 ‘매진’ 상태로 게시돼 있다. 당분간 소금의 매진 행렬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던 50대 주부 A씨는 “아직 멀었지만 몇 달 후면 김치를 담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그때 소금을 사게 되면 오염된 상품을 구매할 것 같아 미리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40대 주부 B씨는 “소금이 오염될 수 있다는 생각하니 너무 불안해 소금을 잔뜩 사뒀다”며 “아기가 먹을 음식인데 오염된 소금을 먹일 수는 없다”고 전했다. 30대 남성 C씨는 “정부에서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신뢰할 수 없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다량의 소금을 구비해 놓는 게 현명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6일 경기도 파주 인근에 위치한 홈플러스 소금 진열대에 천일염이 텅 비어있다. (사진=탁지훈 기자) ■ 소금 품귀 현상…가격은 오르고 매출은 늘고 소금의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가격이 올랐고, 이 가운데 천일염 매출은 크게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소금 소매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5㎏에 1만3406원이다. 1년 전 1만1188원보다 19.8% 올랐고, 평년의 7901원과 비교하면 69.7% 높은 수치다.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신안군에는 천일염 구매 주문이 크게 증가했다. 이날 신안군수협 온라인 홈페이지 게시된 천일염 배송 관련 안내문에는 전국적인 천일염 택배 물량 증가로 인해 배송이 지연되고 있어 배송까지 1~2주 소요된다고 명시돼 있다. 천일염 판매량은 최근 한 달새 눈에 띄게 급증했다. 이마트의 천일염 매출은 118.5% 증가했다. SSG닷컴의 소금 매출은 무려 500% 급등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3일 홈플러스의 천일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90% 가량 늘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6일 천일염 공급 안정을 위해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지자체와 함께 지난 25일부터 합동점검반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합동점검반은 천일염 업체들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는 한편 포대갈이나 수입산 섞어팔기 등을 점검한다.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올해부터 생산, 유통·가공, 판매업체 등과 협의해 천일염 이력제를 등록제에서 의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천일염은 품질확인서를 발급받아야만 유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없다는 입장이다. 송 차관은 지난 15일 “여러 차례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가공·유통업계 차원에서 발생하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아직 없다”며 “또 소금의 방사선 노출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간다] 일본 오염수 방류에 ‘소금 대란’…마트 진열대 천일염 ‘텅텅’

대형마트서 천일염 없어서 못 판다…소금 진열대 ‘품절’ 안내
소금 품귀 현상…가격은 오르고 매출은 늘고

탁지훈 기자 승인 2023.06.27 14:49 의견 0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로 천일염 등 소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천일염을 사재기 하는 수요가 늘어 여러 마트에서는 소금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다다랐다.

정부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대형마트 소금 판매대는 ‘텅’ 비어 있다. 소비자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27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 위치한 이마트 소금 진열대 옆에 '천일염 품절안내'라는 게시물이 걸려 있다. (사진=탁지훈 기자)


■ 대형마트 천일염 동나다…진열대엔 ‘품절’ 안내 게시물 부착

27일 방문한 서울 여의도역 인근 이마트에는 천일염 재고가 충분하지 않았다. 진열대 옆에 ‘천일염 품절 안내’라고 게시물도 걸어 놨다. 게시물에는 ‘천일염 수요 증가 및 생산량 한계로 인한 물량 수급 어려움으로 상품 입고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 26일에 찾은 파주 일대 홈플러스에도 소금 판매 진열대에 빈 곳이 많았다. 진열대 옆에는 ‘쇼핑안내 소금 1인당 1개 한정’이라는 안내가 걸려있다. 특히 소금이 진열돼 있다고 하더라도 ‘매진’이라는 표기된 경우가 많았다.

홈플러스 직원은 “최근 일본 오염수 이슈로 천일염 등 소금은 진열되기 무섭게 품절되고 있다”며 “언제 또 상품이 입고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천일염 제품의 일시 품절 현상이 이어지면서 온라인 쇼핑몰 대다수는 “천일염 주문 폭주로 인해 도착까지 최장 10일이 소요된다” 등의 배송지연 공지를 올려놓고 있다.

신세계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인 SSG닷컴에서는 일부 천일염 상품이 수일 간 ‘매진’ 상태로 게시돼 있다.

당분간 소금의 매진 행렬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던 50대 주부 A씨는 “아직 멀었지만 몇 달 후면 김치를 담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그때 소금을 사게 되면 오염된 상품을 구매할 것 같아 미리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40대 주부 B씨는 “소금이 오염될 수 있다는 생각하니 너무 불안해 소금을 잔뜩 사뒀다”며 “아기가 먹을 음식인데 오염된 소금을 먹일 수는 없다”고 전했다.

30대 남성 C씨는 “정부에서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신뢰할 수 없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다량의 소금을 구비해 놓는 게 현명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6일 경기도 파주 인근에 위치한 홈플러스 소금 진열대에 천일염이 텅 비어있다. (사진=탁지훈 기자)


■ 소금 품귀 현상…가격은 오르고 매출은 늘고

소금의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가격이 올랐고, 이 가운데 천일염 매출은 크게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소금 소매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5㎏에 1만3406원이다. 1년 전 1만1188원보다 19.8% 올랐고, 평년의 7901원과 비교하면 69.7% 높은 수치다.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신안군에는 천일염 구매 주문이 크게 증가했다. 이날 신안군수협 온라인 홈페이지 게시된 천일염 배송 관련 안내문에는 전국적인 천일염 택배 물량 증가로 인해 배송이 지연되고 있어 배송까지 1~2주 소요된다고 명시돼 있다.

천일염 판매량은 최근 한 달새 눈에 띄게 급증했다. 이마트의 천일염 매출은 118.5% 증가했다. SSG닷컴의 소금 매출은 무려 500% 급등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3일 홈플러스의 천일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90% 가량 늘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6일 천일염 공급 안정을 위해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지자체와 함께 지난 25일부터 합동점검반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합동점검반은 천일염 업체들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는 한편 포대갈이나 수입산 섞어팔기 등을 점검한다.

송상근 해수부 차관은 “올해부터 생산, 유통·가공, 판매업체 등과 협의해 천일염 이력제를 등록제에서 의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천일염은 품질확인서를 발급받아야만 유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없다는 입장이다. 송 차관은 지난 15일 “여러 차례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가공·유통업계 차원에서 발생하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아직 없다”며 “또 소금의 방사선 노출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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