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17일 예고했던 파업을 하지 않고 사측과 재교섭에 나섰다.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기아) 기아 노동조합이 17일 예고했던 파업을 하지 않고 사측과 재교섭에 나섰다. 당초 올해 임금교섭 결렬로 인해 나흘간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사측이 제시한 교섭 재개를 노조가 받아들이면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오는 18일 노조는 다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기아는 노사가 17일 오후 16차 교섭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파업 없이 정상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기아 노조는 지난주 사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교섭 결렬과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다만 노조는 교섭이 있으면 정상근무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기아 노조는 애초 지난 12, 13일과 이번주 17~20일 주야간 4~6시간씩 파업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파업 결정을 한 후에도 생산라인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일부 사안을 놓고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측은 임금 인상안을 포함해 신규 사업 방안, 재고용 제도 개선방안 등을 내놨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구체적으로 사측은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급 400%+1050만원, 무분규 타결 격려금 250만원+주식 34주 등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2028년 양산 목표 화성 소재 공장 부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공장 신설, 주간 2연속 교대포인트 100만 포인트 인상, 유아교육비 지원 확대 등의 추가 제시안을 내놨다. 특히 사측은 단체협약에 있는 우선 고용 관련 조항을 수정하자고 노조에 요청했다. 이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으로 이른바 ‘고용세습’ 조항으로 불린다. 정부도 이를 지적하며 노사를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사측은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에 따라 해당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는 해당 조항이 십수년 전부터 실행하지 않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경우 일명 고용세습 조항을 없앤 바 있고, 기아 노조도 해당 조항이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된 사항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 조항을 없애느냐 마느냐를 놓고 협상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아 광주 오토랜드 정문에 노조의 올해 임단협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측이 임금체계 개편안과 함께 올해 합의 시 심야보전수당도 추가로 논의하지 말자고 제안한 점도 노조를 자극했다. 기아는 앞서 지난 2012년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서 지금의 수당 체계를 도입했다. 이를 신입사원에게 적용하지 않으면서 그간 노조에선 이중임금제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통합수당을 새로 만들고 신입사원 등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MZ세대를 위한 혜택을 주는 것처럼 하는데 또 다른 차별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단협 조항 수정뿐 아니라 임금 협상을 포함해 여러 가지 사안을 놓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시점”이라며 “지난주부터 파업을 하겠다고 했지만 교섭을 하는 날에는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서 이날 접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예정됐던 파업은 철회했지만 여전히 18일 이후 파업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날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내놓지 못하거나 18일 이후 추가 교섭을 확정하지 못하면 당초 예고한 것처럼 노조는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기아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앞서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무분규로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기아, 파업 기로서 ‘재교섭’…“임금·단협조항수정 등 접점 찾기”

노조, 교섭시 정상근무 단서 달아…단협조항·심야보전수당논의 등 갈등

손기호 기자 승인 2023.10.17 13:36 의견 0
기아가 17일 예고했던 파업을 하지 않고 사측과 재교섭에 나섰다. 기아 양재동 사옥. (사진=기아)


기아 노동조합이 17일 예고했던 파업을 하지 않고 사측과 재교섭에 나섰다. 당초 올해 임금교섭 결렬로 인해 나흘간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사측이 제시한 교섭 재개를 노조가 받아들이면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오는 18일 노조는 다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기아는 노사가 17일 오후 16차 교섭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파업 없이 정상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기아 노조는 지난주 사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교섭 결렬과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다만 노조는 교섭이 있으면 정상근무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기아 노조는 애초 지난 12, 13일과 이번주 17~20일 주야간 4~6시간씩 파업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파업 결정을 한 후에도 생산라인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일부 사안을 놓고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측은 임금 인상안을 포함해 신규 사업 방안, 재고용 제도 개선방안 등을 내놨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구체적으로 사측은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급 400%+1050만원, 무분규 타결 격려금 250만원+주식 34주 등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2028년 양산 목표 화성 소재 공장 부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공장 신설, 주간 2연속 교대포인트 100만 포인트 인상, 유아교육비 지원 확대 등의 추가 제시안을 내놨다.

특히 사측은 단체협약에 있는 우선 고용 관련 조항을 수정하자고 노조에 요청했다. 이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으로 이른바 ‘고용세습’ 조항으로 불린다.

정부도 이를 지적하며 노사를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사측은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에 따라 해당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조는 해당 조항이 십수년 전부터 실행하지 않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경우 일명 고용세습 조항을 없앤 바 있고, 기아 노조도 해당 조항이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된 사항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 조항을 없애느냐 마느냐를 놓고 협상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아 광주 오토랜드 정문에 노조의 올해 임단협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측이 임금체계 개편안과 함께 올해 합의 시 심야보전수당도 추가로 논의하지 말자고 제안한 점도 노조를 자극했다. 기아는 앞서 지난 2012년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서 지금의 수당 체계를 도입했다. 이를 신입사원에게 적용하지 않으면서 그간 노조에선 이중임금제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통합수당을 새로 만들고 신입사원 등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MZ세대를 위한 혜택을 주는 것처럼 하는데 또 다른 차별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단협 조항 수정뿐 아니라 임금 협상을 포함해 여러 가지 사안을 놓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시점”이라며 “지난주부터 파업을 하겠다고 했지만 교섭을 하는 날에는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서 이날 접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예정됐던 파업은 철회했지만 여전히 18일 이후 파업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날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내놓지 못하거나 18일 이후 추가 교섭을 확정하지 못하면 당초 예고한 것처럼 노조는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기아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앞서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무분규로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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