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417만 8974명이었다. 이는 2019년 이어 3년 만에 다시 4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그 중 60세 이상 환자가 83.5%를 차지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 등으로 관절연골의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질환으로, 병증이 진행되면서 관절연골이 소실되고 주위 골조직에 물리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골연골이 닳으면서 뼈들과 마찰을 유발해 무릎 통증, 부종, 다리 모양의 변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경미한 통증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화로 인해 연골이 마모되어 움직임이 불편해지고,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근육이 약해지면 통증은 더욱 심해져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무릎 통증이 느껴진다면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방법으로는 수술을 떠올린다. 그러나 조기 진단을 통해 초·중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비수술적 처방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손상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한다. 초기 단계인 1기는 약간의 통증만 있고 걷는데 크게 지장이 없다. 이 단계에서는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기와 3기는 중기에 해당한다. 2기에는 연골 손상으로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면서 염증 및 통증이 발생한다. 3기가 되면 연골 마모로 인해 일상적인 활동이 제약을 받기 시작한다. 말기인 4기는 연골 손상이 심해 뼈와 뼈가 맞닿는 상태로 다리가 O자형으로 변하기도 한다.
초기 환자는 약물 복용, 물리 치료 등을 통해 통증과 염증을 억제하고 무릎 구조물을 강화시키면 호전 가능하다. 초·중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치료에는 자가골수 주사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자가골수 주사치료는 무릎 연골의 재생을 돕고 관절염 진행을 늦춰주는 처방이다.
이는 환자의 장골능(골반 위쪽 부위)에서 채취한 골수를 원심분리하고,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한 고농도의 골수 줄기세포를 환자의 무릎 관절강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이다.
마취나 절개 없이 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며,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나 유전자 변이의 위험 없이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다. 일상생활 복귀도 빨라 오랜 기간 휴가를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무릎 수술에 부담을 갖고 있던 환자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다만 자가골수 주사치료는 통증 완화가 목적으로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니다. 4기 골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 제거를 위한 치료법으로는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이 있다.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은 연골 손상 부위에 일정 간격으로 미세 구멍을 내어 줄기세포 치료제로 채운 뒤 표면을 다듬고 봉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식된 줄기세포는 무릎 관절에 착상된 후 1년 정도 지나면 새로운 연골 조직으로 자라게 되는데, 아무리 심한 연골 손상도 한 번의 수술로 연골재생 치료가 가능하다.
강남제이에스병원 김나민 병원장이 카타르 도하 현지에서 작년 퇴행성 관절염 수술을 받은 환자의 MRI 촬영 사진을 함께 보며 수술 경과에 대해 설명중이다.
강남제이에스병원 김나민 병원장은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은 일반적으로 수술 후 4개월 정도 경과하면 통증이 거의 없어져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개선된다”며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면 골프, 등상, 테니스 등의 모든 스포츠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퇴행성 관절염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좌식 생활이나 쭈그려 앉는 자세를 피해야 하며, 오래 걷거나 장시간 서 있는 것도 관절에 좋지 않다”며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술 후에도 무릎 관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단을 이용한 운동이나 좋지 않은 습관은 피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을 통해 무릎 주위 근육을 강하게 단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