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20조원 넘는 역대 최대 순익을 거둔 가운데 최고경영자들도 두둑한 보수를 챙겼다.
특히 일부 관리직 은행원들의 경우 특별 희망퇴직금을 통해 은행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지주사들이 지난 14일 공시한 '201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퇴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전 회장의 연봉은 38억5600만원이었다.
세부 내역은 급여 8억2400만원, 상여 26억5700만원, 퇴직금 3억7500만원 등이다. 상여금의 경우 KB금융은 3년의 경영 성과를 평가해 장기성과급의 40%를 일시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3년에 걸쳐 이연 지급한다.
윤 전 회장은 임기 만료에 따라 장기성과급 일시 지급분(14억7000만원)과 3차 이연분(5억600만원) 등을 받아 지난해 금융지주 연봉 '톱'에 올랐다.
지난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취임한 양종희 현 회장은 급여 5억원, 상여 9억5000만원, 퇴직 소득 9700만원 등 총 15억55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급여 9억원, 상여 13억5100만원 등 총 22억5300만원을 받았다. 보수 외에 성과 연동 주식 2만454주(14일 종가 기준 13억2100만원)도 받았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6억5200만원을 수령했다. 다만, 성과 연동 주식 보상으로 최대 4만9997주가 적립돼 향후 목돈을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퇴임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급여 2억1200만원, 상여 7억4200만원, 퇴직금 3억4600만원 등 총 13억원에 달했다. 향후 성과와 연동해 기대할 수 있는 주식 보상은 최대 1만4663주다.
은행장들의 경우 10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았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급여 7억원, 상여 4억8200만원 등 12억500만원을 받았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급여 6억9900만원, 상여 1억3800만원 등 8억3900만원을 수령했다.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은 급여 3억7800만원, 상여 3억5500만원 등 7억78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퇴직 직원 중에서는 은행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 하나은행 관리자 직위의 퇴직자 5명은 퇴직금을 포함해 모두 총 11억원 넘게 챙겼다. 가장 많은 11억8700만원을 받은 퇴직자의 경우 급여와 상여는 각각 3100만원, 2800만원에 불과했지만 특별퇴직금은 11억300만원에 달했다. 나머지 4명도 모두 10억원이 넘었다.
한편,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8000억원(15.0%)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고금리의 영향으로 이자이익(59조2000억원)이 60조원에 근접했다.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현황(자료=KB금융그룹)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현황(자료=하나금융그룹)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현황(리금융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