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창작’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는 일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취향을 보다 확고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한결 쉬워진다. 한 마디로 창작이 지닌 다른 의미는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이다. 그래서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뿐만 아니라, 다른 창작물을 소비하며 개성을 찾아가는 일도 가치가 있다. 실제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텀블벅과 곳곳에 위치한 창작촌 등에는 이들의 교류를 촉진하는 움직임으로 가득하다. 이전과 달라진 창작의 열기가 맞닿아 있는 곳, 어떤 모습일까?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제공) 예전부터 “예술가는 배가 고프다”는 말은 자주 쓰였다. 이 표현은 자신의 창작에 완벽히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창작으로 수익을 내고 생활을 이어가기는 힘들다는 현실적인 배경도 지니고 있다. 예술과 창작을 둘러싼 흐름이 변해가고 있는 요즘, 이런 생각은 지금도 유효할까? ■ '창작자 살리기' 위한 움직임들 국가에서는 창작자를 위한 기관을 설립하고 다양한 지원을 하고자 한다. 더 많은 창작자를 발굴 및 육성하고, 문화예술의 장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문래동에 위치한 문래예술공장은 그로부터 탄생한 공간이다. 대표적인 창작자 지원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마련했다. 이 외에 서울문화재단의 공간으로는 서교예술실험센터, 남산창자센터, 신당창작아케이드, 연희문학창작촌 등도 있다. 아울러 서울문화재단은 예술학교와 아카데미 등 교육과 함께 창작자를 지원하고 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지역기반형 콘텐츠코리아랩도 있다. 상상력이 창작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서울 외 전국 10곳이 운영 중이다. 그밖에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등이 많은 창작자를 돕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또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출생이 독특하다. 이곳은 본래 서울 시민에게 40년 가까이 물을 공급하던 구의취수장이었다. 그러다가 2015년, 산업시설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예술가의 창작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거리예술’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하고 공간을 제공해주는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많은 센터 혹은 사업 사이에서 눈에 띄는 점은 많은 곳이 생활예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서울문화재단은 생활문화캠페인인 ‘예술하자 Let’s ART 캠페인‘ 소개에서 “예술이라는 단어와 거리감을 허물고 일상 속 사소한 예술까지 발굴한다”면서 취지를 밝혔다. 댄스 페스티벌인 ‘위댄스’, 서울국제생활예술오케스트라축제, 시민의 취미를 예술활동으로 키워주는 아티팟 프로젝트, 생활에술 MCN크리에이터 발굴 등도 마찬가지다.   (사진=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 그러나 멀기만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 그리고 창작자에게 국가의 창작지원제도는 너무 먼 이야기다. 이곳들도 모두 생활과 접목한 창작을 추구하고 있는데 왜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일까? 바로 ‘실질적인 효용성’에 있다.  창작자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건 단순히 일차적인 차원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창작생활을 업으로 삼아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또 다른 창작이 이뤄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창작자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양성이나 교육, 대관과 같은 단기적인 차원이 아니다. 소비자와 원활한 교류를 통해 다시금 창작의 기틀을 마련하고, 또 다시 창작에 매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지속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가 창작자를 지원하는 경우는 지속성이 다소 떨어진다.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거나 창작의 방향(목적)이 한정적이다. 예를 들어 공간을 대관하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심사 과정이 필요하다. 지원을 받고 싶은 경우에도 1차, 2차 등 여러 차례를 거쳐 목적에 맞는 공모를 해야 한다.  물론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이해해야 한다. 국가의 제도나 비영리 사단법인이나 모든 창작자에게 손길을 뻗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절차들이 근본적으로 창작자들을 위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법 하다.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 텀블벅의 성공이 반증한 '빈틈' 사단법인인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텀블벅이 단기간 내 가파른 성장세로 치고 올라온 이유를 살펴보면 이 같은 현실이 더욱 와 닿는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텀블벅은 2015년 29억 원의 후원금을 달성했다. 2017년에는 2015년까지의 누적 후원금을 뛰어 넘는 66억 원을 기록했다. 텀블벅이 해낸 빠른 성공의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판매장터’가 아닌 ‘후원의 장’으로서 역할을 확실히 했다는 데 있다. 그러니 정확히는 금전적인 개념의 성공보다 ‘영향력’이 커졌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수도 있다. 실제로 텀블벅은 “이곳에서는 ‘신나는 일’이 벌어진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수익성뿐만 아니라 창조성과 다양성이 빛난 프로젝트의 히스토리를 소개하기도 한다.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텀블벅에서 일어나는 ‘신나는 일’이란 이와 같다. 소비자는 개성 넘치는 창작물을 후원(구매)하며 자신의 취향을 확고히 굳혀 나간다. 창작자는 그 후원금으로 다시 창작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다. 즉 국가의 지원사업이 창작자에게 필요한 물고기를 주는 방식이라면, 텀블벅은 창작자들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바다를 소개해주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텀블벅 홍보팀 임선민 씨는 “현재 국가 단위의 사업이 창작자에게 주는 지원은 현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 “일반 지원사업의 경우, 주제에 따라 자유로운 창작 취지에서 벗어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과정상 증빙 등 추가 운영비용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수 있다”면서 오히려 창작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문래창작촌에서 활동 중인 정호윤 감독은 창작촌에서 행해지는 행정적인 지원과 관련해 “예술인에 대한 지원은 창작촌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창작자들에게 필요하다”면서 “물론 창작자를 위한 법률과 지원 사업은 늘고 있다. 하지만 (창작자 수와 정작 필요한 것들에 있어서는) 굉장히 제한적이고 더디게 진행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도쿄규림일기(사진=김규림 씨 제공) ■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결국 시대는 변했지만 현실은 아직 그 뒤를 쫓고 있는, 그러나 더 나은 길을 위한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는 과도기적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뒷받침해줄 만한 현실적인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임선민 씨는 “그래도 최근에는 여러 국가기관 등에서 텀블벅 창작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려는 움직임이 있다. 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나무'가 그런 예”라면서 “이런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고 짚었다.  예술나무는 기존 국가사업처럼 창작자를 발굴하고 교육하면서도, 공공기관의 지원을 토대로 창작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 모금 플랫폼 ARKO 크라우드 펀딩도 운영하는 곳이다. 국가 차원의 도움과 직접적인 지원이 만난 방안이다. 이에 대해 ‘도쿄규림일기’를 제작한 김규림 씨는 “책을 만들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이든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번 만들어보면 두 번째, 세 번째는 원래 걸렸던 시간의 절반, 또 그의 절반이 걸린다. 그만큼 익숙해지고 더 쉬워진다는 뜻이다”라면서 “나 또한 앞으로의 창작활동을 계속 할 생각인데, 이 책이 그 시발점이 된 것 같다”라고 창작활동의 연속성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모두가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표현하고 구경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창작자와 소비자의 간극이 좁혀지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니 굵직한 사업으로 ‘창작’이라는 분야의 둘레를 맴돌기보다, 그 속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 그래야 창작자와 소비자가 더욱 가깝게 교류하고 지속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뚜렷해진다.

[창작의 재발견] ③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속가능한 현실'

이소희 기자 승인 2018.04.19 18:27 | 최종 수정 2136.08.05 00:00 의견 0

[뷰어스=이소희 기자] ‘창작’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는 일이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취향을 보다 확고히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한결 쉬워진다. 한 마디로 창작이 지닌 다른 의미는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이다. 그래서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뿐만 아니라, 다른 창작물을 소비하며 개성을 찾아가는 일도 가치가 있다. 실제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텀블벅과 곳곳에 위치한 창작촌 등에는 이들의 교류를 촉진하는 움직임으로 가득하다. 이전과 달라진 창작의 열기가 맞닿아 있는 곳, 어떤 모습일까?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예전부터 “예술가는 배가 고프다”는 말은 자주 쓰였다. 이 표현은 자신의 창작에 완벽히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창작으로 수익을 내고 생활을 이어가기는 힘들다는 현실적인 배경도 지니고 있다. 예술과 창작을 둘러싼 흐름이 변해가고 있는 요즘, 이런 생각은 지금도 유효할까?

■ '창작자 살리기' 위한 움직임들

국가에서는 창작자를 위한 기관을 설립하고 다양한 지원을 하고자 한다. 더 많은 창작자를 발굴 및 육성하고, 문화예술의 장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문래동에 위치한 문래예술공장은 그로부터 탄생한 공간이다. 대표적인 창작자 지원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마련했다. 이 외에 서울문화재단의 공간으로는 서교예술실험센터, 남산창자센터, 신당창작아케이드, 연희문학창작촌 등도 있다. 아울러 서울문화재단은 예술학교와 아카데미 등 교육과 함께 창작자를 지원하고 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지역기반형 콘텐츠코리아랩도 있다. 상상력이 창작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서울 외 전국 10곳이 운영 중이다. 그밖에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등이 많은 창작자를 돕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사진=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또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출생이 독특하다. 이곳은 본래 서울 시민에게 40년 가까이 물을 공급하던 구의취수장이었다. 그러다가 2015년, 산업시설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예술가의 창작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현재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는 ‘거리예술’에 초점을 맞춰 교육을 하고 공간을 제공해주는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많은 센터 혹은 사업 사이에서 눈에 띄는 점은 많은 곳이 생활예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서울문화재단은 생활문화캠페인인 ‘예술하자 Let’s ART 캠페인‘ 소개에서 “예술이라는 단어와 거리감을 허물고 일상 속 사소한 예술까지 발굴한다”면서 취지를 밝혔다. 댄스 페스티벌인 ‘위댄스’, 서울국제생활예술오케스트라축제, 시민의 취미를 예술활동으로 키워주는 아티팟 프로젝트, 생활에술 MCN크리에이터 발굴 등도 마찬가지다.  

(사진=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사진=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 그러나 멀기만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 그리고 창작자에게 국가의 창작지원제도는 너무 먼 이야기다. 이곳들도 모두 생활과 접목한 창작을 추구하고 있는데 왜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일까? 바로 ‘실질적인 효용성’에 있다. 

창작자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건 단순히 일차적인 차원에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창작생활을 업으로 삼아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또 다른 창작이 이뤄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창작자에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양성이나 교육, 대관과 같은 단기적인 차원이 아니다. 소비자와 원활한 교류를 통해 다시금 창작의 기틀을 마련하고, 또 다시 창작에 매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지속가능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가 창작자를 지원하는 경우는 지속성이 다소 떨어진다.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거나 창작의 방향(목적)이 한정적이다. 예를 들어 공간을 대관하려고 해도 어느 정도의 심사 과정이 필요하다. 지원을 받고 싶은 경우에도 1차, 2차 등 여러 차례를 거쳐 목적에 맞는 공모를 해야 한다. 

물론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이해해야 한다. 국가의 제도나 비영리 사단법인이나 모든 창작자에게 손길을 뻗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절차들이 근본적으로 창작자들을 위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법 하다.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 텀블벅의 성공이 반증한 '빈틈'

사단법인인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텀블벅이 단기간 내 가파른 성장세로 치고 올라온 이유를 살펴보면 이 같은 현실이 더욱 와 닿는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텀블벅은 2015년 29억 원의 후원금을 달성했다. 2017년에는 2015년까지의 누적 후원금을 뛰어 넘는 66억 원을 기록했다.

텀블벅이 해낸 빠른 성공의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판매장터’가 아닌 ‘후원의 장’으로서 역할을 확실히 했다는 데 있다. 그러니 정확히는 금전적인 개념의 성공보다 ‘영향력’이 커졌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수도 있다. 실제로 텀블벅은 “이곳에서는 ‘신나는 일’이 벌어진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수익성뿐만 아니라 창조성과 다양성이 빛난 프로젝트의 히스토리를 소개하기도 한다.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텀블벅에서 일어나는 ‘신나는 일’이란 이와 같다. 소비자는 개성 넘치는 창작물을 후원(구매)하며 자신의 취향을 확고히 굳혀 나간다. 창작자는 그 후원금으로 다시 창작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다. 즉 국가의 지원사업이 창작자에게 필요한 물고기를 주는 방식이라면, 텀블벅은 창작자들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바다를 소개해주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텀블벅 홍보팀 임선민 씨는 “현재 국가 단위의 사업이 창작자에게 주는 지원은 현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 “일반 지원사업의 경우, 주제에 따라 자유로운 창작 취지에서 벗어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과정상 증빙 등 추가 운영비용과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수 있다”면서 오히려 창작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문래창작촌에서 활동 중인 정호윤 감독은 창작촌에서 행해지는 행정적인 지원과 관련해 “예술인에 대한 지원은 창작촌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창작자들에게 필요하다”면서 “물론 창작자를 위한 법률과 지원 사업은 늘고 있다. 하지만 (창작자 수와 정작 필요한 것들에 있어서는) 굉장히 제한적이고 더디게 진행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도쿄규림일기(사진=김규림 씨 제공)
도쿄규림일기(사진=김규림 씨 제공)

■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결국 시대는 변했지만 현실은 아직 그 뒤를 쫓고 있는, 그러나 더 나은 길을 위한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는 과도기적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뒷받침해줄 만한 현실적인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임선민 씨는 “그래도 최근에는 여러 국가기관 등에서 텀블벅 창작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려는 움직임이 있다. 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나무'가 그런 예”라면서 “이런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고 짚었다. 

예술나무는 기존 국가사업처럼 창작자를 발굴하고 교육하면서도, 공공기관의 지원을 토대로 창작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 모금 플랫폼 ARKO 크라우드 펀딩도 운영하는 곳이다. 국가 차원의 도움과 직접적인 지원이 만난 방안이다.

이에 대해 ‘도쿄규림일기’를 제작한 김규림 씨는 “책을 만들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무엇이든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번 만들어보면 두 번째, 세 번째는 원래 걸렸던 시간의 절반, 또 그의 절반이 걸린다. 그만큼 익숙해지고 더 쉬워진다는 뜻이다”라면서 “나 또한 앞으로의 창작활동을 계속 할 생각인데, 이 책이 그 시발점이 된 것 같다”라고 창작활동의 연속성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모두가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표현하고 구경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창작자와 소비자의 간극이 좁혀지는 것에서 더 나아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니 굵직한 사업으로 ‘창작’이라는 분야의 둘레를 맴돌기보다, 그 속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 그래야 창작자와 소비자가 더욱 가깝게 교류하고 지속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뚜렷해진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