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장우주, 날-염, 84개의 수건을 와이에어 가변 설치, 2020 (자료=중간지점) 박현진, 장우주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법적인 부부다. 서로를 알고 지낸 지 올해로 10년으로 두 사람은 비교적 오랫동안 각자의 개성을 무디게 하기도 하고 서로에게 동화되기도 했으나,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이자 개인으로서의 의견과 생각은 의식적으로 지켜내야 하는 사적인 영역이라 여긴다. 두 사람은 지난 28일부터 ‘1,1 日,日 work,work’ 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을지로에 위치한 중간지점 갤러리에서 전시가 진행되고있다. 각자의 배우자가 되면서 미혼에서 기혼으로의 상태 변화보다 함께 삶을 지속하는 일상공간에서 더 큰 변화를 체감한다. 일상에서 여러 가사노동과 생활물품들을 함께 수행하고 나누지만, 그 중에서 수건은 둘에게 있어 각자의 옷가지와 같이 소유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인을 구분 짓지 않고 서로의 신체에 닿는 완전한 공유물이다. 박현진 장우주, 노란날, 파란날 투채널 비디오, 각 7분 29초, 9분 14초, 2020 (자료=중간지점) 두 작가는 수건들이 욕실-세탁실-침실-옷장 등을 물리적으로 이동하며 일상의 궤적을 만드는 것을 시시각각 목격한다. 둘은 ‘1, 1 日, 日 work, work’에서 빨고, 개고, 사용하는 행위를 함축하는 수건을, 부부가 아닌 개인으로서 각자의 삶을 발언하는 방식을 찾기 위한 매개로 가져온다. 국내에서 수건은 중요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품으로 자주 사용된다. 이 때 수건은 특정한 순간을 기록하는 사적 도큐멘테이션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수건 기념품의 형식을 참조하여, 저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하는/하고자 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기념일을 새긴다. 둘은 각각 한 가지 색을 정해 각자의 기념일이 새겨진 수건을 물들이고, 그 와중에 서로가 공유하고 있는 과거, 현재, 미래의 날짜는 함께 날염한다. '1,1_日,日_work,work' 전시전경 (자료=중간지점) 두 사람의 시간들은 ‘날짜’라는 기표를 통해 수많은 이들의 시공간적 경험과 중첩될 수 있으며, 또 다른 이들의 개입을 열어두기 위해 수건을 자유롭게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걸어둔다. 수건의 뒤편에는 ‘빨래’라는 일상의 행위이자 집안일의 분담에서 왔던 교차하는 감정을 표현한 안무가 영사된다. 두 사람의 손 동작은 서로 이자 각자의 일상적 행위들이 예술의 대화 방식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쌍무(雙舞)이다. 이번 전시에서 박현진, 장우주작가는 인생의 궤적에서 맞닿는 중간지점을 반기면서도 각자의 삶이 존중되고 다른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새기고자 한다. 두 작가가 개인의 일상을 기억하고 상상하는 것은 각자 다른 삶, 예술적 가치관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서로를 동일화 하지 않고 아주 가까운 타인으로 존중하기 위한 것이다. 전시는 12월 13일까지.

중간지점, 두 사람이 생각하는 수건은 무엇일까

박현진 장우주 두 부부의 ‘1,1 日,日 work,work’ 전시

이동현 기자 승인 2020.11.30 14:06 의견 0
박현진 장우주, 날-염, 84개의 수건을 와이에어 가변 설치, 2020 (자료=중간지점)


박현진, 장우주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법적인 부부다. 서로를 알고 지낸 지 올해로 10년으로 두 사람은 비교적 오랫동안 각자의 개성을 무디게 하기도 하고 서로에게 동화되기도 했으나,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이자 개인으로서의 의견과 생각은 의식적으로 지켜내야 하는 사적인 영역이라 여긴다.

두 사람은 지난 28일부터 ‘1,1 日,日 work,work’ 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을지로에 위치한 중간지점 갤러리에서 전시가 진행되고있다.

각자의 배우자가 되면서 미혼에서 기혼으로의 상태 변화보다 함께 삶을 지속하는 일상공간에서 더 큰 변화를 체감한다. 일상에서 여러 가사노동과 생활물품들을 함께 수행하고 나누지만, 그 중에서 수건은 둘에게 있어 각자의 옷가지와 같이 소유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인을 구분 짓지 않고 서로의 신체에 닿는 완전한 공유물이다.

박현진 장우주, 노란날, 파란날 투채널 비디오, 각 7분 29초, 9분 14초, 2020 (자료=중간지점)


두 작가는 수건들이 욕실-세탁실-침실-옷장 등을 물리적으로 이동하며 일상의 궤적을 만드는 것을 시시각각 목격한다.

둘은 ‘1, 1 日, 日 work, work’에서 빨고, 개고, 사용하는 행위를 함축하는 수건을, 부부가 아닌 개인으로서 각자의 삶을 발언하는 방식을 찾기 위한 매개로 가져온다.

국내에서 수건은 중요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품으로 자주 사용된다. 이 때 수건은 특정한 순간을 기록하는 사적 도큐멘테이션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수건 기념품의 형식을 참조하여, 저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하는/하고자 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기념일을 새긴다. 둘은 각각 한 가지 색을 정해 각자의 기념일이 새겨진 수건을 물들이고, 그 와중에 서로가 공유하고 있는 과거, 현재, 미래의 날짜는 함께 날염한다.

'1,1_日,日_work,work' 전시전경 (자료=중간지점)


두 사람의 시간들은 ‘날짜’라는 기표를 통해 수많은 이들의 시공간적 경험과 중첩될 수 있으며, 또 다른 이들의 개입을 열어두기 위해 수건을 자유롭게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걸어둔다.

수건의 뒤편에는 ‘빨래’라는 일상의 행위이자 집안일의 분담에서 왔던 교차하는 감정을 표현한 안무가 영사된다. 두 사람의 손 동작은 서로 이자 각자의 일상적 행위들이 예술의 대화 방식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쌍무(雙舞)이다.

이번 전시에서 박현진, 장우주작가는 인생의 궤적에서 맞닿는 중간지점을 반기면서도 각자의 삶이 존중되고 다른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새기고자 한다. 두 작가가 개인의 일상을 기억하고 상상하는 것은 각자 다른 삶, 예술적 가치관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서로를 동일화 하지 않고 아주 가까운 타인으로 존중하기 위한 것이다. 전시는 12월 13일까지.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