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외과 교과서'라 불리는 기원전 1700년경 쓰여진 이집트 파피루스 문서에 치료법이 기록된 질병.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도 구체적인 치료 방법을 기록한 질병. 조선시대 전설적 명의 허준 선생이 동의보감에 원인과 치료법을 밝힌 질병. 장구한 역사를 가진 만큼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졌으리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만 매년 80만명이 걸린다. 그리고 치료는 대부분 외과 수술에 의존한다. 불행하게도 수술 치료를 받은 사람은 몇 년 후 다시 수술을 받게 된다. 더욱이 이 질병에 걸린 사람은 얘기를 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고 쉬쉬한다. 바로 치질 얘기다. (사진=고려원북스) '광안리 조 약사의 신박한 치질 이야기'(고려원북스, 2023.1.13)를 쓴 조홍규씨는 부산 광안리에서 1965년부터 2012년까지 48년간 약국을 운영하다 은퇴했다. 2000년 8월 의약분업(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전만을 교부하고, 약사는 이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하는 제도) 시행 이전에 우리 국민들은 아프면 병원보다 먼저 약국으로 갔다. 증상을 얘기하면 약사들이 약을 조제해줬다. 어느 약국에 가면 잘 낫는다는 입소문이 나면 전국에서 환자들이 모여들었다. '광안리 조약국'은 치질로 유명했던 약국이었다. 조 약사 본인이 30대에 처음 치질을 경험하며 공부하고 여러 치료법을 스스로 몸에 시험해 가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완치가 되고서도 40대와 60대에 한 차례씩 더 걸렸다. 그 이유를 조 약사는 '수술 요법이든 비수술 요법이든 상관없이 치료를 한 이후에도 몸과 마음이 다시 허약해지면 슬며시 유령처럼 다시 찾아온다'고 밝혔다. 치질은 완치가 어려운 병이란 얘기다. 저자는 치질이 국민 둘 중 하나가 걸리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확산됐음에도 치료법이 정체와 퇴행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특히 먹는 치질약, 바르는 치질약 등 신약 출시 노력이 있음에도 약품 소비량이 미미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비수술 요법보다 수술에 의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술보다는 비수술로 치질을 치료할 것을 권유한다. 이 책에서 '내가 주도하는 14일의 홈메이드 치료법'을 소개한다. 이 치료법은 우리 몸이 가진 항상성과 자기 치유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천 프로그램은 ▲지압 마사지 ▲한방 과립약 ▲30분 데일리 루틴 등 3가지로 구성된다. 현재 발생한 상처의 치료를 위해서 지압과 한방 과립약이 치료의 중심축이다. 30분 데일리 루틴은 걷기다. 치질이 발생한 생리학적인 배경이 혈액순환의 장애이므로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30분 걷기는 혈액의 정체 현상을 막아주고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준다. 걷기의 잇점은 저자의 표현대로 '지겹게 들어본' 얘기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실천이다.

[신간] 광안리 조 약사의 신박한 치질 이야기

문형민 기자 승인 2023.01.26 11:24 의견 0

'세계 최초의 외과 교과서'라 불리는 기원전 1700년경 쓰여진 이집트 파피루스 문서에 치료법이 기록된 질병.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도 구체적인 치료 방법을 기록한 질병. 조선시대 전설적 명의 허준 선생이 동의보감에 원인과 치료법을 밝힌 질병.

장구한 역사를 가진 만큼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졌으리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만 매년 80만명이 걸린다. 그리고 치료는 대부분 외과 수술에 의존한다. 불행하게도 수술 치료를 받은 사람은 몇 년 후 다시 수술을 받게 된다.

더욱이 이 질병에 걸린 사람은 얘기를 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고 쉬쉬한다. 바로 치질 얘기다.

(사진=고려원북스)


'광안리 조 약사의 신박한 치질 이야기'(고려원북스, 2023.1.13)를 쓴 조홍규씨는 부산 광안리에서 1965년부터 2012년까지 48년간 약국을 운영하다 은퇴했다.

2000년 8월 의약분업(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전만을 교부하고, 약사는 이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하는 제도) 시행 이전에 우리 국민들은 아프면 병원보다 먼저 약국으로 갔다. 증상을 얘기하면 약사들이 약을 조제해줬다. 어느 약국에 가면 잘 낫는다는 입소문이 나면 전국에서 환자들이 모여들었다. '광안리 조약국'은 치질로 유명했던 약국이었다.

조 약사 본인이 30대에 처음 치질을 경험하며 공부하고 여러 치료법을 스스로 몸에 시험해 가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완치가 되고서도 40대와 60대에 한 차례씩 더 걸렸다. 그 이유를 조 약사는 '수술 요법이든 비수술 요법이든 상관없이 치료를 한 이후에도 몸과 마음이 다시 허약해지면 슬며시 유령처럼 다시 찾아온다'고 밝혔다. 치질은 완치가 어려운 병이란 얘기다.

저자는 치질이 국민 둘 중 하나가 걸리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확산됐음에도 치료법이 정체와 퇴행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특히 먹는 치질약, 바르는 치질약 등 신약 출시 노력이 있음에도 약품 소비량이 미미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비수술 요법보다 수술에 의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술보다는 비수술로 치질을 치료할 것을 권유한다.

이 책에서 '내가 주도하는 14일의 홈메이드 치료법'을 소개한다. 이 치료법은 우리 몸이 가진 항상성과 자기 치유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천 프로그램은 ▲지압 마사지 ▲한방 과립약 ▲30분 데일리 루틴 등 3가지로 구성된다. 현재 발생한 상처의 치료를 위해서 지압과 한방 과립약이 치료의 중심축이다.

30분 데일리 루틴은 걷기다. 치질이 발생한 생리학적인 배경이 혈액순환의 장애이므로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30분 걷기는 혈액의 정체 현상을 막아주고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준다. 걷기의 잇점은 저자의 표현대로 '지겹게 들어본' 얘기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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