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유럽연합(EU) 등이 제동을 걸면서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여부가 향후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3년간 끌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절차가 다음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 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화물사업 매각뿐 아니라 대한항공과 합병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한다”며 화물사업 매각을 압박하고 나섰다. ■ 대한항공, 결합 위해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필요 입장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 여부가 향후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양사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에 두 회사가 합병하면 유럽 화물노선 독점이 우려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이달 말까지 유럽 4개 도시(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파리)행 슬롯 반납과 화물분리 매각 계획을 독점 우려 해소 방안으로 의견서를 EC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오는 30일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에 대한 승인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사진 6명 중 4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사회의 구체적인 일정과 안건 등은 알수 없다”고 말했지만,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아시아나항공 노조 “화물부문 매각, 배임…아시아나 인력 감축” 우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각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아시아나항공노조와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국익이나 국민편의,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합병의 목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 해체”라고 주장했다.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 조합원들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슬롯 반납 및 화물사업 분리매각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기업결합 논의가 시작된 지난 2020년 11월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밝힌 세계 7위권 초대형 메가캐리어(대형항공사), 항공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업결합 심사 미통과 시 아시아나 파산 등 합병의 3대 배경이 모두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했다. 노조는 대한항공이 EU와 미국 등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화물 사업부를 매각하는 형식으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와 인력을 감축하고 공항 이착륙 횟수인 슬롯을 해외 항공사에 넘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 대한항공,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다는 입장 대한항공은 이미 인수 결의 당시부터 경영층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힌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이러한 목소리를 의식하고 향후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지면 화물사업을 인수하는 주체와 ‘고용 보장과 처우 개선’을 전제로 화물사업 매각 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소속 직원들의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기내식 기판 사업을 분할 매각한 사례도 있다. ■ 화물 매출 비중 줄어…“화물사업 매각으로 공중분해는 아닐 것” 분석 항공업계에선 화물사업 매출 비중이 코로나19 이후 낮아졌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팬데믹 기간 여객사업이 바닥을 친 반면, 화물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76.7%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 비중은 2019년 수준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25%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을 수송하는 ‘벨리 카고’를 제외하고 화물기 매출로만 한정지으면 매출 비중은 더 감소한다는 것. 아시아나항공의 벨리 카고 비중은 전체 화물 비중의 20% 수준. 따라서 화물기로만 실어 나르는 매출 비중은 15% 정도로 추정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여객사업 등의 매출 비중이 많게는 85% 수준으로 분석된다”며 “화물사업을 매각하면 공중분해될지 모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봤다.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화물 매각 압박…“이사회, 합리적인 의사결정 기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산되면 3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어떤 피해가 예상되느냐”라고 질의하자, 강 회장은 “기존에 투입한 3조6000억원대의 공적자금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고 답했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 관련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부문을) 살리기로 의결한다면 또 국민의 혈세나 공적자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합병이 그런 관점에서도 꼭 되기를 기원하고 있고, 제반 사항을 고려했을 때 아시아나 이사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물사업 매각’ 놓고 말말말…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분수령’

화물사업 매각 여부 앞두고 ‘우려’ 목소리…강석훈 산은 회장 “합리적 결정해야” 압박

손기호 기자 승인 2023.10.24 15:08 의견 0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유럽연합(EU) 등이 제동을 걸면서 진척되지 않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여부가 향후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3년간 끌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절차가 다음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 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화물사업 매각뿐 아니라 대한항공과 합병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한다”며 화물사업 매각을 압박하고 나섰다.

■ 대한항공, 결합 위해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필요 입장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 여부가 향후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양사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에 두 회사가 합병하면 유럽 화물노선 독점이 우려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이달 말까지 유럽 4개 도시(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로마·파리)행 슬롯 반납과 화물분리 매각 계획을 독점 우려 해소 방안으로 의견서를 EC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오는 30일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에 대한 승인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사진 6명 중 4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사회의 구체적인 일정과 안건 등은 알수 없다”고 말했지만,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아시아나항공 노조 “화물부문 매각, 배임…아시아나 인력 감축” 우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각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아시아나항공노조와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국익이나 국민편의,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합병의 목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 해체”라고 주장했다.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 조합원들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슬롯 반납 및 화물사업 분리매각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기업결합 논의가 시작된 지난 2020년 11월 당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밝힌 세계 7위권 초대형 메가캐리어(대형항공사), 항공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업결합 심사 미통과 시 아시아나 파산 등 합병의 3대 배경이 모두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했다.

노조는 대한항공이 EU와 미국 등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화물 사업부를 매각하는 형식으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와 인력을 감축하고 공항 이착륙 횟수인 슬롯을 해외 항공사에 넘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 대한항공,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다는 입장

대한항공은 이미 인수 결의 당시부터 경영층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힌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이러한 목소리를 의식하고 향후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지면 화물사업을 인수하는 주체와 ‘고용 보장과 처우 개선’을 전제로 화물사업 매각 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소속 직원들의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기내식 기판 사업을 분할 매각한 사례도 있다.

■ 화물 매출 비중 줄어…“화물사업 매각으로 공중분해는 아닐 것” 분석

항공업계에선 화물사업 매출 비중이 코로나19 이후 낮아졌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팬데믹 기간 여객사업이 바닥을 친 반면, 화물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76.7%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출 비중은 2019년 수준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25%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을 수송하는 ‘벨리 카고’를 제외하고 화물기 매출로만 한정지으면 매출 비중은 더 감소한다는 것. 아시아나항공의 벨리 카고 비중은 전체 화물 비중의 20% 수준. 따라서 화물기로만 실어 나르는 매출 비중은 15% 정도로 추정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여객사업 등의 매출 비중이 많게는 85% 수준으로 분석된다”며 “화물사업을 매각하면 공중분해될지 모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봤다.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화물 매각 압박…“이사회, 합리적인 의사결정 기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산되면 3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어떤 피해가 예상되느냐”라고 질의하자, 강 회장은 “기존에 투입한 3조6000억원대의 공적자금 회수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고 답했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 관련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부문을) 살리기로 의결한다면 또 국민의 혈세나 공적자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합병이 그런 관점에서도 꼭 되기를 기원하고 있고, 제반 사항을 고려했을 때 아시아나 이사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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