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사진=EMK제공 뮤지컬 ‘레베카’는 영국의 대표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의 소설 ‘레베카’(1938)를 원작으로 하고, 스릴러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의 영화 ‘레베카’(1940)에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올해는 더욱 높아진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초연부터 ‘레베카’를 진두지휘한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 연출이 다시금 연출을 맡았으며 김문정 음악감독, ‘레베카’부터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에서 주목받은 제이미 맥다니엘(Jayme McDaniel) 안무, 풍성하고 압도적인 무대로 실력을 인정받아온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 등 뮤지컬 ‘레베카’를 4연간 흥행 가도에 올려놓았던 제작진들이 총출동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기에 배우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주·조연 배우는 물론 앙상블 배우는 넓은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앙상블 배우들은 맨덜리 저택과 몬테 까를로 호텔을 오가며 풍성한 무대 연출을 돕는다. 배우 김지선도 여기서 한 몫을 당당히 해내고 있다.   ◇ 배우 ‘김지선’은...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2006년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정숙자 역으로 데뷔한 김지선이에요. 이후 ‘헤어 스프레이’ ‘햄릿’ ‘맘마미아’ ‘몬테크리스토’ ‘풍월주’ ‘빨래’ 등의 작품에 출연했어요. 중학교 3학년 때 EBS에서 뮤지컬 ‘그리스’를 우연히 봤어요. 워낙 춤과 노래를 좋아했기 때문에 신선한 만남이었고,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의 시발점이 된 것 같아요.  Q. 한참 작품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해외로 떠났다고요?  A. 네(웃음). 물을 사랑했던 터라 스쿠버 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그래서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스쿠버 다이빙 강사로 활동하게 됐죠. 무대 위의 삶을 제외하고는 다른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보라카이에서의 생활이 제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그러다 보라카이 폐쇄를 계기로 그곳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죠.  Q.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맡은 첫 작품이 ‘레베카’겠네요.  A. 네. 5년 만의 복귀작이죠. 그래서 그런지 ‘레베카’는 더 뜻 깊은 작품인 것 같아요. 워낙 명성이 자자한 작품이니까 오디션 공고가 떴을 때 주저 없이 지원하게 됐어요.  Q. 웃픈(?) 일화도 있다고요?  A. 1차 합격 후에 2차 오디션 공지를 받았는데 콜타임이 3시 30분까지였어요. 몇 번이고 시간을 되뇌고, 느긋하게 몸과 목을 풀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까 13시 30분이었더라고요. 공지를 다시 확인했을 땐 이미 오디션 50분 전이었어요. 너무 놀라서 1분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전광석화처럼 옷을 입고 콜택시를 불렀어요. 택시 안에서 제 상태는 말씀 안 드려도 느껴지시죠? 하하. 다행히 시간 안에 도착해서 2차 오디션도 무사히 통과했답니다. 여러분, 콜타임 체크 꼼꼼히 합시다. 수명이 줄어들 수 있어요….  사진=EMK제공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김지선은 ‘레베카’에서 크게 두 역을 맡고 있다. 맨덜리 저택에서는 루더포드 부인으로, 몬테 까를로 호텔에서는 청력이 떨어지고 다리가 불편한 귀부인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특히 그는 맨덜리 저택의 루더포드 부인으로서 여러 장면을 통해 두각을 드러낸다.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A. ‘Ensemble’. 앙상블은 하나가 되어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야 하므로 무너져서는 안 되는 극의 기둥이자 튼튼한 토대라고 생각합니다. Q. 앙상블로서 무대에 오르면서 힘든 점이 있나요? A. 글쎄요. 딱히 앙상블로서 힘든 점은 없는 것 같아요.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무대에 오르는 모든 배역의 배우들이 다 똑같이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두 파이팅 넘치게 공연에 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 공연을 올린 후 모두가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과 동지애를 느끼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요?  Q. 앙상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떤 것 같나요>  A. 뮤지컬 ‘레베카’가 공연되고 있는 충무아트센터는 객석과 무대가 굉장히 가까워서 관객들의 반응과 표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어요. 커튼콜 때 앙상블이 제일 먼저 나와서 인사를 드리는데요. 관객들께서 배우 한 명 한 명을 바라봐주시고 따뜻한 눈빛과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주세요. 말하지 않아도 “수고 했어요”라는 관객들의 포근한 마음을 충분히 느낍니다. 그래서 그런지 앙상블 배우라서 느껴지는 다른 인식은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Q. 어떤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시나요.  A. 무대 위 삶을 살아가는 배우. 살아 있는 배우. 진실 된 배우. 사진=EMK제공 ◇ 뮤지컬 ‘레베카’는.. 뮤지컬 ‘레베카’는 국내에서 2013년 초연됐으며 2014, 2016, 2017년에 걸쳐 총 네 번의 공연을 올리면서 총 517회 공연, 총 동원 관객수 67만명, 평균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했다.    맨덜리 저택의 소유주이자 영국 최상류층 신사 막심 드 윈터 역은 류정한, 엄기준, 카이, 신성록이 맡았다. 매력적인 캐릭터인 맨덜리 저택의 집사 댄버스 부인 역에는 신영숙, 옥주현, 장은아가 연기한다. 맨덜리 저택의 새로운 안주인, 순수하고 섬세한 인물 나(I) 역에는 박지연, 이지혜, 민경아가, 레베카의 사촌이자 그녀와 내연 관계를 맺고 있던 인물 잭 파벨 역에는 최민철, 이창민이 캐스팅됐다. 이밖에도 문희경, 최혁주, 이소유, 류수화, 최병광, 홍경수, 박진우, 김지욱, 이종문 등 탄탄한 캐스트가 출연한다.  공연은 11월 16일부터 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앙상블;뷰⑪] 배우 김지선, 뮤지컬 ‘레베카’의 든든한 기둥

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1.26 23:39 | 최종 수정 2020.01.03 11:24 의견 0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사진=EMK제공

뮤지컬 ‘레베카’는 영국의 대표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의 소설 ‘레베카’(1938)를 원작으로 하고, 스릴러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의 영화 ‘레베카’(1940)에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올해는 더욱 높아진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초연부터 ‘레베카’를 진두지휘한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 연출이 다시금 연출을 맡았으며 김문정 음악감독, ‘레베카’부터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에서 주목받은 제이미 맥다니엘(Jayme McDaniel) 안무, 풍성하고 압도적인 무대로 실력을 인정받아온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 등 뮤지컬 ‘레베카’를 4연간 흥행 가도에 올려놓았던 제작진들이 총출동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기에 배우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주·조연 배우는 물론 앙상블 배우는 넓은 무대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특히 앙상블 배우들은 맨덜리 저택과 몬테 까를로 호텔을 오가며 풍성한 무대 연출을 돕는다. 배우 김지선도 여기서 한 몫을 당당히 해내고 있다.  

◇ 배우 ‘김지선’은...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2006년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정숙자 역으로 데뷔한 김지선이에요. 이후 ‘헤어 스프레이’ ‘햄릿’ ‘맘마미아’ ‘몬테크리스토’ ‘풍월주’ ‘빨래’ 등의 작품에 출연했어요. 중학교 3학년 때 EBS에서 뮤지컬 ‘그리스’를 우연히 봤어요. 워낙 춤과 노래를 좋아했기 때문에 신선한 만남이었고,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의 시발점이 된 것 같아요. 

Q. 한참 작품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해외로 떠났다고요? 

A. 네(웃음). 물을 사랑했던 터라 스쿠버 다이빙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그래서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스쿠버 다이빙 강사로 활동하게 됐죠. 무대 위의 삶을 제외하고는 다른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보라카이에서의 생활이 제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그러다 보라카이 폐쇄를 계기로 그곳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죠. 

Q.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맡은 첫 작품이 ‘레베카’겠네요. 

A. 네. 5년 만의 복귀작이죠. 그래서 그런지 ‘레베카’는 더 뜻 깊은 작품인 것 같아요. 워낙 명성이 자자한 작품이니까 오디션 공고가 떴을 때 주저 없이 지원하게 됐어요. 

Q. 웃픈(?) 일화도 있다고요? 

A. 1차 합격 후에 2차 오디션 공지를 받았는데 콜타임이 3시 30분까지였어요. 몇 번이고 시간을 되뇌고, 느긋하게 몸과 목을 풀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까 13시 30분이었더라고요. 공지를 다시 확인했을 땐 이미 오디션 50분 전이었어요. 너무 놀라서 1분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전광석화처럼 옷을 입고 콜택시를 불렀어요. 택시 안에서 제 상태는 말씀 안 드려도 느껴지시죠? 하하. 다행히 시간 안에 도착해서 2차 오디션도 무사히 통과했답니다. 여러분, 콜타임 체크 꼼꼼히 합시다. 수명이 줄어들 수 있어요…. 

사진=EMK제공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김지선은 ‘레베카’에서 크게 두 역을 맡고 있다. 맨덜리 저택에서는 루더포드 부인으로, 몬테 까를로 호텔에서는 청력이 떨어지고 다리가 불편한 귀부인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특히 그는 맨덜리 저택의 루더포드 부인으로서 여러 장면을 통해 두각을 드러낸다.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A. ‘Ensemble’. 앙상블은 하나가 되어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야 하므로 무너져서는 안 되는 극의 기둥이자 튼튼한 토대라고 생각합니다.

Q. 앙상블로서 무대에 오르면서 힘든 점이 있나요?

A. 글쎄요. 딱히 앙상블로서 힘든 점은 없는 것 같아요.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무대에 오르는 모든 배역의 배우들이 다 똑같이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두 파이팅 넘치게 공연에 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 공연을 올린 후 모두가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과 동지애를 느끼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요? 

Q. 앙상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떤 것 같나요> 

A. 뮤지컬 ‘레베카’가 공연되고 있는 충무아트센터는 객석과 무대가 굉장히 가까워서 관객들의 반응과 표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어요. 커튼콜 때 앙상블이 제일 먼저 나와서 인사를 드리는데요. 관객들께서 배우 한 명 한 명을 바라봐주시고 따뜻한 눈빛과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주세요. 말하지 않아도 “수고 했어요”라는 관객들의 포근한 마음을 충분히 느낍니다. 그래서 그런지 앙상블 배우라서 느껴지는 다른 인식은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Q. 어떤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시나요. 

A. 무대 위 삶을 살아가는 배우. 살아 있는 배우. 진실 된 배우.

사진=EMK제공

◇ 뮤지컬 ‘레베카’는..

뮤지컬 ‘레베카’는 국내에서 2013년 초연됐으며 2014, 2016, 2017년에 걸쳐 총 네 번의 공연을 올리면서 총 517회 공연, 총 동원 관객수 67만명, 평균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했다. 
 
맨덜리 저택의 소유주이자 영국 최상류층 신사 막심 드 윈터 역은 류정한, 엄기준, 카이, 신성록이 맡았다. 매력적인 캐릭터인 맨덜리 저택의 집사 댄버스 부인 역에는 신영숙, 옥주현, 장은아가 연기한다. 맨덜리 저택의 새로운 안주인, 순수하고 섬세한 인물 나(I) 역에는 박지연, 이지혜, 민경아가, 레베카의 사촌이자 그녀와 내연 관계를 맺고 있던 인물 잭 파벨 역에는 최민철, 이창민이 캐스팅됐다. 이밖에도 문희경, 최혁주, 이소유, 류수화, 최병광, 홍경수, 박진우, 김지욱, 이종문 등 탄탄한 캐스트가 출연한다. 

공연은 11월 16일부터 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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