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현(사진=JTBC 제공)   [뷰어스=이소연 기자] 한때 배우에게 ‘카멜레온’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 붙었다. 조금 고리타분할 수 있지만 매 작품마다 다른 인생을 사는 이들이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을 경우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 중 하나다. 생각해보면 ‘카멜레온’이라는 말은 비중은 주연보다 덜하지만 결코 임팩트는 덜하지 않은 이들에게 적절한 말로 느껴진다. 잠깐잠깐 등장하면서도 위화감이 없으며, 짧은 사이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색깔을 바꿔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들이야말로 박수 받을 만하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김강현이 그렇다. 김강현이 지니고 있던 가장 큰 수식어는 ‘천송이 매니저’였다. 영화와 연극을 하다가 2013년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춘 김강현은 그해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극중 김강현은 천송이(전지현)의 매니저 역학을 맛깔나게 소화했다. 주인공은 전지현과 김수현에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환경도 최적이었다. 이후 김강현은 2016년 드라마 ‘닥터스’로 시청자들의 입에 올랐다. 얄미우면서도 귀여운 매력의 강경준을 연기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2017년 드라마 ‘김과장’에서는 말 많고 불만 많은 이재준 주임으로, ‘조작’에서는 우유부단하고 겁도 많지만 노련한 기자 이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것들이 쌓여 김강현은 다시 한 번 떠올랐다. 현재 김강현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별그대’ ‘닥터스’를 비롯해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뜬다. 그만큼 김강현이 극중 연기한 안상만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말이다. 안상만이 유독 돋보였던 이유는 캐릭터에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극중 안상만은 작품에 활기를 더하는 역할에서 키(key)맨으로 거듭났다. 안상만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이강두(이준호)에게 “형”이라고 부르는, 한없이 긍정적이고 착하지만 조금은 모자란 동네 형이다. 김강현(사진='그냥 사랑하는 사이' 캡처)   하지만 안상만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타나 웃음을 주거나 감동을 선사한다. 특유의 ‘눈치 없음’은 또 하나의 매력이 됐다. 이는 하문수와 이강두 사이에 오해가 생기면 이를 풀 수 있게 만드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안상만이 해맑게 방문을 열다가 하문수와 이강두가 키스를 하려던 순간을 목격하고는 당황하는 장면은 깨알 포인트였다. 안상만은 “해. 하던 거 해”라면서 뒤돌아 “나는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오. 무술 밖에 모르고 살았으니, 그게 다 뭐라고”라며 무협지 속 대사를 읊조린다.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무엇보다 안상만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는 틀린 말이 없다. 마치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듯 단순하고 직설적이지만,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결코 지나치지 못하게 만든다. 오죽하면 이강두가 안상만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냥 네가 형 해”라고 말한다. 안상만은 이강두가 환청으로 힘들어 하자 “형이 잘못했어? 얼른 잘못했다고 사과해. 안 받아주더라도 용서해줄 때까지 계속해”라고 말한다. 또 이강두가 할멈(나문희)이 죽고 힘들어 하자 “신이 형한테 미안해서 대신 할머니를 보내줬나봐”라고 위로한다.  더 나아가 이강두를 살리기 위해 간 이식 수술을 하겠다는 안상만의 절절한 외침은 마음을 울렸다. 안상만은 자신을 만류하는 엄마에게 “나도 쓸모 있고 싶다고. 준다고 생각하지 말고 ‘얻는다’로 생각해. 내가 형한테 간을 주는 게 아니라 엄마한테 아들 하나 더 생긴다고. 완전 럭키지?”라고 말한다. 이미 준비할 서류작성과 검사까지 꼼꼼히 마친 상태였다. 드라마로 데뷔한지 어느덧 6년차인 김강현이다. 아직 주연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냉정히 말해 그간 맡은 캐릭터의 모습은 조금씩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김강현은 ‘같음 속 다름’을 만들어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속 안상만은 단순한 환기만을 위한 조연이 아니었다. 무거운 분위기에 잘 녹아들면서 해맑은 촌철살인을 던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안상만은 탄탄한 내공을 쌓아 온 김강현이기에 가능한 인물이었고, 김강현은 작품 속 한 축을 담당한 안상만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증명했다.

천송이 매니저→'그사이' 안상만, 배우 김강현의 포텐

이소연 기자 승인 2018.02.05 13:51 | 최종 수정 2136.03.12 00:00 의견 0
김강현(사진=JTBC 제공)
김강현(사진=JTBC 제공)

 

[뷰어스=이소연 기자] 한때 배우에게 ‘카멜레온’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 붙었다. 조금 고리타분할 수 있지만 매 작품마다 다른 인생을 사는 이들이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을 경우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 중 하나다.

생각해보면 ‘카멜레온’이라는 말은 비중은 주연보다 덜하지만 결코 임팩트는 덜하지 않은 이들에게 적절한 말로 느껴진다. 잠깐잠깐 등장하면서도 위화감이 없으며, 짧은 사이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색깔을 바꿔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들이야말로 박수 받을 만하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김강현이 그렇다. 김강현이 지니고 있던 가장 큰 수식어는 ‘천송이 매니저’였다. 영화와 연극을 하다가 2013년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춘 김강현은 그해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극중 김강현은 천송이(전지현)의 매니저 역학을 맛깔나게 소화했다. 주인공은 전지현과 김수현에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환경도 최적이었다.

이후 김강현은 2016년 드라마 ‘닥터스’로 시청자들의 입에 올랐다. 얄미우면서도 귀여운 매력의 강경준을 연기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2017년 드라마 ‘김과장’에서는 말 많고 불만 많은 이재준 주임으로, ‘조작’에서는 우유부단하고 겁도 많지만 노련한 기자 이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것들이 쌓여 김강현은 다시 한 번 떠올랐다. 현재 김강현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별그대’ ‘닥터스’를 비롯해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뜬다. 그만큼 김강현이 극중 연기한 안상만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말이다.

안상만이 유독 돋보였던 이유는 캐릭터에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극중 안상만은 작품에 활기를 더하는 역할에서 키(key)맨으로 거듭났다. 안상만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이강두(이준호)에게 “형”이라고 부르는, 한없이 긍정적이고 착하지만 조금은 모자란 동네 형이다.

김강현(사진='그냥 사랑하는 사이' 캡처)
김강현(사진='그냥 사랑하는 사이' 캡처)

 

하지만 안상만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타나 웃음을 주거나 감동을 선사한다. 특유의 ‘눈치 없음’은 또 하나의 매력이 됐다. 이는 하문수와 이강두 사이에 오해가 생기면 이를 풀 수 있게 만드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안상만이 해맑게 방문을 열다가 하문수와 이강두가 키스를 하려던 순간을 목격하고는 당황하는 장면은 깨알 포인트였다. 안상만은 “해. 하던 거 해”라면서 뒤돌아 “나는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오. 무술 밖에 모르고 살았으니, 그게 다 뭐라고”라며 무협지 속 대사를 읊조린다.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무엇보다 안상만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는 틀린 말이 없다. 마치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듯 단순하고 직설적이지만,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결코 지나치지 못하게 만든다. 오죽하면 이강두가 안상만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냥 네가 형 해”라고 말한다.

안상만은 이강두가 환청으로 힘들어 하자 “형이 잘못했어? 얼른 잘못했다고 사과해. 안 받아주더라도 용서해줄 때까지 계속해”라고 말한다. 또 이강두가 할멈(나문희)이 죽고 힘들어 하자 “신이 형한테 미안해서 대신 할머니를 보내줬나봐”라고 위로한다. 

더 나아가 이강두를 살리기 위해 간 이식 수술을 하겠다는 안상만의 절절한 외침은 마음을 울렸다. 안상만은 자신을 만류하는 엄마에게 “나도 쓸모 있고 싶다고. 준다고 생각하지 말고 ‘얻는다’로 생각해. 내가 형한테 간을 주는 게 아니라 엄마한테 아들 하나 더 생긴다고. 완전 럭키지?”라고 말한다. 이미 준비할 서류작성과 검사까지 꼼꼼히 마친 상태였다.

드라마로 데뷔한지 어느덧 6년차인 김강현이다. 아직 주연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냉정히 말해 그간 맡은 캐릭터의 모습은 조금씩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김강현은 ‘같음 속 다름’을 만들어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속 안상만은 단순한 환기만을 위한 조연이 아니었다. 무거운 분위기에 잘 녹아들면서 해맑은 촌철살인을 던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안상만은 탄탄한 내공을 쌓아 온 김강현이기에 가능한 인물이었고, 김강현은 작품 속 한 축을 담당한 안상만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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