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입양 이후 지속적으로 양부모의 학대를 당해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입양 전 본명)양의 몸상태를 걱정해 병원에 데려갔던 어린이집 원장이 오히려 부모로부터 지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는 17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어머니 장모씨와 아동유기·방임·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아버지 안모씨의 공판이 함께 열렸다. 이날 공판은 지난달 13일 열린 1차 공판에 이은 2차 공판이다. 이번 공판부터 증인 신문 등 재판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 공판에선 정인양이 등원한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양의 평소 성격이나 행동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정인이가 입학했던 3월 당시엔 나이에 맞게 잘 자라고 있었고 쾌활했다”면서도 “보통 아이들은 1년에 한두 번 정도 상처가 발견되는 데 반해 정인이는 2주에 한 번씩 상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정인양을 본 후 당시 정인양의 몸 상태에 대해 '기아처럼 몸이 마른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정인양이 제대로 걷지도 못할정도로 허벅지에서 심한 떨림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정인양의 몸상태를 걱정한 A씨는 양부모에게 아무말 없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다. 정인양의 몸상태를 확인한 소아과 의사는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그러나 정인양이 양부모로부터 분리되기는 커녕 A씨는 장씨에게 말도 없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다는 지적을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양부인 안씨도 A씨에게 "먼저 연락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장에서도 변호인은 이를 지적했다. 변호인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 건 어느 부모라도 화를 낼 일 아니냐"고 물었고 A씨는 "아무 허락도 받지 않고 병원에 아이를 데려간 것에 대해선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정인이 같은 경우는 특수한 경우라서 제가 직접 데리고 갔다"고 대답했다. 한편 지난 10일 정인이 사건 3차 신고를 '부실' 처리한 경찰관 5명에게 정직 3개월 징계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의사는 학대 신고했는데…정인이 재판 변호사 "말 안하고 병원 데려가니 화난 것"

김현 기자 승인 2021.02.17 14:46 | 최종 수정 2021.02.17 14:51 의견 5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입양 이후 지속적으로 양부모의 학대를 당해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입양 전 본명)양의 몸상태를 걱정해 병원에 데려갔던 어린이집 원장이 오히려 부모로부터 지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는 17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어머니 장모씨와 아동유기·방임·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아버지 안모씨의 공판이 함께 열렸다.

이날 공판은 지난달 13일 열린 1차 공판에 이은 2차 공판이다. 이번 공판부터 증인 신문 등 재판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 공판에선 정인양이 등원한 어린이집 원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양의 평소 성격이나 행동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정인이가 입학했던 3월 당시엔 나이에 맞게 잘 자라고 있었고 쾌활했다”면서도 “보통 아이들은 1년에 한두 번 정도 상처가 발견되는 데 반해 정인이는 2주에 한 번씩 상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정인양을 본 후 당시 정인양의 몸 상태에 대해 '기아처럼 몸이 마른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정인양이 제대로 걷지도 못할정도로 허벅지에서 심한 떨림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정인양의 몸상태를 걱정한 A씨는 양부모에게 아무말 없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다. 정인양의 몸상태를 확인한 소아과 의사는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그러나 정인양이 양부모로부터 분리되기는 커녕 A씨는 장씨에게 말도 없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다는 지적을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양부인 안씨도 A씨에게 "먼저 연락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장에서도 변호인은 이를 지적했다. 변호인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 건 어느 부모라도 화를 낼 일 아니냐"고 물었고 A씨는 "아무 허락도 받지 않고 병원에 아이를 데려간 것에 대해선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정인이 같은 경우는 특수한 경우라서 제가 직접 데리고 갔다"고 대답했다.

한편 지난 10일 정인이 사건 3차 신고를 '부실' 처리한 경찰관 5명에게 정직 3개월 징계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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