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둘기파'(dovish·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감 고조에 따른 부동산시장 반전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다만, 부동산업계에서는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동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라는 한 요소만으로 시장 움직임을 판단하기에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파월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대담에서 이날 발표된 2월 PCE 가격지수 결과에 대해 "우리의 예상에 상당히 부합했다"면서 "금리인하를 원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은 거의 반반인 것 같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신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미국 상무부는 2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3%에 부합했다. 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8% 상승했다. 이 역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수치다. 파월 의장은 2월 PCE 가격지수에 대해 "1월보다는 낮아졌지만 작년 하반기에 기록했던 긍정적인 수치의 대부분만큼 낮아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수준에 확실히 더 가까워졌다(more along the lines)"라고 완화적 발언을 내놨다. 한편 연준은 지난 19~20일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동결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해 9·11·12월, 올해 1월에 이어 5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이로써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주식)시장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청신호"라면서 "연준은 강세장을 가로막을 생각이 없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 2%를 조용히 포기하고 좀 더 높은 수준을 용인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는 올해 0.25p씩 세차례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있으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70%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국내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미국 기준금리에 맞춰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다 연준의 피봇(pivot·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될 오는 6월 이후 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지면 한국도 이에 바로 동참하면서 집값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면서 "금리가 높아서 대출을 안 받게 되고 그동안 대출을 못 받아 수요가 감소하는 측면이 높았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전후 관계를 따져보면 금리가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하고 수요가 증가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맞지만 금리만 가지고 주택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결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금리도 중요하지만 부동산시장 사이클 등 더 중요한 요인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5%라고 하더라도 집값 상승세가 5% 이상이면 매매 수요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의 시장은 집값 하락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하락 전망이 전환돼 부동산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면 금리가 가장 주요한 원인이 안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서울 주택매매가격은 바닥을 다져가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는 0.03% 하락했고, 수도권 매매가격도 0.03% 떨어졌다. 반면 전국 전세는 0.03% 상승했고, 서울의 전셋값은 0.12% 올랐다. 같은 날 발표된 '3월 넷째주(25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1%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12월 첫째 주부터 15주 연속 하락하다 지난주 0.00%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보합으로 돌아섰다. 서울에서는 지난주 0.00%의 변동률을 보였던 마포구가 이번 주 전주 대비 0.12%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송파구는 0.05% 오르며 6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 전세시장의 경우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장주 아파트'의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넉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24일 KB부동산이 발표한 3월 KB주택시장동향 자료(지난 11일 기준)에 따르면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넉 달 만에 상승 전환한 수치다. KB부동산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가구 수와 매매가를 곱한 금액)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지수화해 나타난 것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미국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우리나라 금리가 내려갈지는 좀 미지수"라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국내)부동산시장에 선반영됐다고 예단하기는 그렇지만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도 힘든 상황이다"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당장까지는 아니지만 부동산시장의 경우 금리 영향도 있겠지만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의 효과가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 "이전에 저금리 시대와 비교할 때 금리 자체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금리인하가 이뤄져야 그 효과가 부동산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더 이상 올라갈 것 같지 않고 앞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라면서 "현재는 거래량도 없고 매매도 안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금리인하가 시작돼 이자부담이 낮아진다고 생각했을 때 향후 거래량도 늘어날 수 있고, 거래도 이전보다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파월 한 마디에 금리인하 기대감 '쑥'…부동산시장도 약발받나

미 연준 의장 '비둘기적' 발언 쏟아내 시장 관심 '집중'
6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부동산시장에도 반영

김지형 기자 승인 2024.04.01 10:28 | 최종 수정 2024.04.01 11:12 의견 0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둘기파'(dovish·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감 고조에 따른 부동산시장 반전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다만, 부동산업계에서는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동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라는 한 요소만으로 시장 움직임을 판단하기에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파월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대담에서 이날 발표된 2월 PCE 가격지수 결과에 대해 "우리의 예상에 상당히 부합했다"면서 "금리인하를 원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은 거의 반반인 것 같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신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미국 상무부는 2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3%에 부합했다. 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8% 상승했다. 이 역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 수치다.

파월 의장은 2월 PCE 가격지수에 대해 "1월보다는 낮아졌지만 작년 하반기에 기록했던 긍정적인 수치의 대부분만큼 낮아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수준에 확실히 더 가까워졌다(more along the lines)"라고 완화적 발언을 내놨다.

한편 연준은 지난 19~20일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동결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해 9·11·12월, 올해 1월에 이어 5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이로써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주식)시장이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청신호"라면서 "연준은 강세장을 가로막을 생각이 없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 2%를 조용히 포기하고 좀 더 높은 수준을 용인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는 올해 0.25p씩 세차례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있으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70%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국내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미국 기준금리에 맞춰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다 연준의 피봇(pivot·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될 오는 6월 이후 금리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에서 금리인하 소식이 전해지면 한국도 이에 바로 동참하면서 집값 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면서 "금리가 높아서 대출을 안 받게 되고 그동안 대출을 못 받아 수요가 감소하는 측면이 높았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전후 관계를 따져보면 금리가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하고 수요가 증가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맞지만 금리만 가지고 주택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결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금리도 중요하지만 부동산시장 사이클 등 더 중요한 요인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5%라고 하더라도 집값 상승세가 5% 이상이면 매매 수요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의 시장은 집값 하락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하락 전망이 전환돼 부동산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면 금리가 가장 주요한 원인이 안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서울 주택매매가격은 바닥을 다져가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는 0.03% 하락했고, 수도권 매매가격도 0.03% 떨어졌다. 반면 전국 전세는 0.03% 상승했고, 서울의 전셋값은 0.12% 올랐다.

같은 날 발표된 '3월 넷째주(25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1%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12월 첫째 주부터 15주 연속 하락하다 지난주 0.00%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보합으로 돌아섰다. 서울에서는 지난주 0.00%의 변동률을 보였던 마포구가 이번 주 전주 대비 0.12%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송파구는 0.05% 오르며 6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울 전세시장의 경우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장주 아파트'의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넉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24일 KB부동산이 발표한 3월 KB주택시장동향 자료(지난 11일 기준)에 따르면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넉 달 만에 상승 전환한 수치다. KB부동산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가구 수와 매매가를 곱한 금액)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지수화해 나타난 것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미국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우리나라 금리가 내려갈지는 좀 미지수"라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국내)부동산시장에 선반영됐다고 예단하기는 그렇지만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도 힘든 상황이다"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당장까지는 아니지만 부동산시장의 경우 금리 영향도 있겠지만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의 효과가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 "이전에 저금리 시대와 비교할 때 금리 자체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금리인하가 이뤄져야 그 효과가 부동산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더 이상 올라갈 것 같지 않고 앞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라면서 "현재는 거래량도 없고 매매도 안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금리인하가 시작돼 이자부담이 낮아진다고 생각했을 때 향후 거래량도 늘어날 수 있고, 거래도 이전보다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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