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김동춘 전자소재사업부장(앞줄 왼쪽)과 베바스토 얀 헤닝 멜펠트(jan henning mehlfeldt) 첨단 유리 사업 총괄(앞줄 오른쪽) (사진=LG화학)
LG화학이 유럽 차량 선루프용 투명도 조절 필름 시장에 진출하며 전장 소재 사업 확장에 나선다.
LG화학은 29일 자동차 선루프 시스템 분야 글로벌 리더 기업인 독일 베바스토(Webasto)와 '스위처블 그레이징 필름(Switchable Glazing Film, SGF)'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향후 수년간 SGF를 베바스토에 공급한다.
베바스토는 세계 100대 전장 부품 회사로서, 이를 활용해 첨단 선루프 시스템을 만들고 유럽 완성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SGF필름 거래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GF는 전기 신호를 통해 빛과 열의 투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필름. 주로 선루프 등 자동차 유리에 활용된다. 평상시엔 불투명하지만, 전압이 가해지면 내부의 액정이 재배열되면서 투명하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SGF 통해 차량 실내 디자인을 차별화할 수 있다. 운전자는 선루프 등 차량 유리를 구역별로 나눠 투명한 부분과 불투명한 부분으로 지정할 수 있다. 원하는 부분만 투명하게 만들어 음영이 생기는 곳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사생활 보호도 가능하다.
SGF는 최근 프리미엄 차량과 전기차를 중심으로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수년 내 조 단위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기존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전자 소재 분야에서 축적한 액정, 점·접착제 재료 기술과 정밀 코팅, 패턴 형성 기술 노하우를 통해 국내외 200개 이상 SGF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의 SGF는 타사 제품보다 빛의 간섭 현상이 적고 어느 방향에서 봐도 깨끗한 시야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LG화학은 올해 양산 기반을 확보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연간 자동차 300만대에 적용 가능한 규모의 SGF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더 선명한 검은색과 빠른 응답속도의 차세대 제품도 개발하고, 전면·측면 유리 등으로 SGF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전장용 접착제, 투명 안테나 필름 등 다양한 고부가 전장 소재 사업을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전자 소재 분야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영역인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