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이륙 모습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한 가운데 모기업 애경그룹의 자금 확보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주식 절반가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부실 계열사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서다. 화물사업 인수에 조 단위의 인수 비용과 향후 항공기 정비나 교체 비용도 들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제주항공과 그룹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LCC 4곳 포함 실사 돌입…제주항공, 인수 부담 우려 가능성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에어인천 등 4곳이 실사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 중 한 곳인 제주항공의 의지와 자금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인수전 초기만 해도 제주항공은 모기업이 있고 현재 LCC 1위로서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이후 모기업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을 담보로 한 대출을 받으면서 인수에 부담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K홀딩스가 올해 하반기 제주항공 주가가 부진할 경우 1250억원어치의 교환사채(EB)에 대한 조기상환 요구를 받을 수도 있다”고 봤다. 자금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제주항공의 주가 부양을 위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냐는 의문도 업계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화물인수 관련해서 비밀유지계약 때문에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고, AK홀딩스는 “제주항공에 물어보라”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주관사인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숏리스트에 선정된 4곳에 대해 최근 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로케이 등 예비입찰 서류를 받지 못한 기업들과도 개별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UBS 등 대한항공 측은 이들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한 후 올 상반기정도에 최종 매수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화물사업부의 자산과 부채가 이들 후보들에게 배포된 투자설명서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화물사업부 자체 매각 가격은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보유하고 있는 부채 1조원을 합하면 최종 인수 금액은 1조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노후 화물기 교체 비용까지 예상하면 사실상 인수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AK홀딩스, 제주항공 담보 EB 등 재정부담…투자자 확보도 지배력 약화 우려 특히 제주항공과 지주사 AK홀딩스의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AK홀딩스는 백화점 AK플라자의 계열사 AK S&D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제주항공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지난달 제주항공 지분 9.67%를 담보로 500억원을 빌린 것을 합해 금융사에 담보로 맡긴 지분은 45.22%에 달한다. 주식 담보 대출로 조달한 자금은 약 3100억원 규모이다. 재무적투자자의 지원을 받는 것도 부담이다. 투자자로부터 수천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을 경우 AK홀딩스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교환사채(EB) 조기상환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이를 지연시키기 위해 제주항공 주가 부양을 통한 방어 차원에서 입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E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가능한 시기가 올해 9월부터 차례로 도래하면서 제주항공 주가가 EB 발행 시점보다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AK홀딩스는 지난 2022년 제주항공 주식을 1300억원 규모의 EB로 한국투자증권, 메리츠 증권 등 금융사들에 발행했다. 이 중 50억원 규모만 주식으로 전환되고 1250억원 규모가 남았다. 제주항공과 AK홀딩스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제주항공, LCC 1위 수성하려 무리한 인수 시각도 재정적 부담인 상황에서도 화물인수에 나선 또 다른 이유로는 제주항공이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번 인수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이후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통합하면서 거대 LCC가 탄생한다. 또 티웨이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을 이관받는다. 이는 제주항공의 LCC 1위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는 이유들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통합하거나 유럽 노선을 이관받는 업체가 탄생한다고 제주항공이 LCC 1위 입지를 우려하진 않을 것”이라며 “유럽 노선 이관의 경우만 해도 매출이 오를 수 있지만, 얼마나 영업이익이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중동이나 튀르키예를 거쳐가는 노선 할인이 커서 그 항공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프랑스에 갔다가도 다른 유럽 국가에서 다른 항공기를 타고 귀국할 수도 있고 변수들도 많다”고 했다.

'주가부양? 1위 수성?'…제주항공 아시아나 화물 인수전 참여 속내는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 LCC 4곳 등 실사 돌입
제주항공, AK홀딩스 재정 부담에 진정성 논란 일어
올해 9월 전환사채 조기상환청구권 도래…재정적 부담 우려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3.12 15:43 의견 0
제주항공 여객기 이륙 모습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한 가운데 모기업 애경그룹의 자금 확보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주식 절반가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부실 계열사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서다.

화물사업 인수에 조 단위의 인수 비용과 향후 항공기 정비나 교체 비용도 들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제주항공과 그룹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LCC 4곳 포함 실사 돌입…제주항공, 인수 부담 우려 가능성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에어인천 등 4곳이 실사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 중 한 곳인 제주항공의 의지와 자금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인수전 초기만 해도 제주항공은 모기업이 있고 현재 LCC 1위로서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이후 모기업인 AK홀딩스가 제주항공을 담보로 한 대출을 받으면서 인수에 부담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K홀딩스가 올해 하반기 제주항공 주가가 부진할 경우 1250억원어치의 교환사채(EB)에 대한 조기상환 요구를 받을 수도 있다”고 봤다. 자금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제주항공의 주가 부양을 위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이냐는 의문도 업계에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화물인수 관련해서 비밀유지계약 때문에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고, AK홀딩스는 “제주항공에 물어보라”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주관사인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숏리스트에 선정된 4곳에 대해 최근 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로케이 등 예비입찰 서류를 받지 못한 기업들과도 개별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UBS 등 대한항공 측은 이들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한 후 올 상반기정도에 최종 매수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화물사업부의 자산과 부채가 이들 후보들에게 배포된 투자설명서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화물사업부 자체 매각 가격은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보유하고 있는 부채 1조원을 합하면 최종 인수 금액은 1조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노후 화물기 교체 비용까지 예상하면 사실상 인수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AK홀딩스, 제주항공 담보 EB 등 재정부담…투자자 확보도 지배력 약화 우려

특히 제주항공과 지주사 AK홀딩스의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AK홀딩스는 백화점 AK플라자의 계열사 AK S&D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제주항공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지난달 제주항공 지분 9.67%를 담보로 500억원을 빌린 것을 합해 금융사에 담보로 맡긴 지분은 45.22%에 달한다. 주식 담보 대출로 조달한 자금은 약 3100억원 규모이다. 재무적투자자의 지원을 받는 것도 부담이다. 투자자로부터 수천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을 경우 AK홀딩스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교환사채(EB) 조기상환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이를 지연시키기 위해 제주항공 주가 부양을 통한 방어 차원에서 입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E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가능한 시기가 올해 9월부터 차례로 도래하면서 제주항공 주가가 EB 발행 시점보다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AK홀딩스는 지난 2022년 제주항공 주식을 1300억원 규모의 EB로 한국투자증권, 메리츠 증권 등 금융사들에 발행했다. 이 중 50억원 규모만 주식으로 전환되고 1250억원 규모가 남았다. 제주항공과 AK홀딩스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제주항공, LCC 1위 수성하려 무리한 인수 시각도

재정적 부담인 상황에서도 화물인수에 나선 또 다른 이유로는 제주항공이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번 인수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이후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통합하면서 거대 LCC가 탄생한다. 또 티웨이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을 이관받는다. 이는 제주항공의 LCC 1위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는 이유들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통합하거나 유럽 노선을 이관받는 업체가 탄생한다고 제주항공이 LCC 1위 입지를 우려하진 않을 것”이라며 “유럽 노선 이관의 경우만 해도 매출이 오를 수 있지만, 얼마나 영업이익이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중동이나 튀르키예를 거쳐가는 노선 할인이 커서 그 항공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프랑스에 갔다가도 다른 유럽 국가에서 다른 항공기를 타고 귀국할 수도 있고 변수들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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