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매진아시아, 콘텐츠와이, 스튜디오앤뉴)   [뷰어스=손예지 기자]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담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상향을 짚어주는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다. 반면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는 외면당하기에 십상이다.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등 사랑을 다룬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최근 가스라이팅 등 연인간의 데이트 폭력이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며, 우리는 사랑조차 쉽지 않은 환경에 놓였다. 이에 자신만의 건강한 방식으로 사랑하고, 또 성장하는 안방극장 남자 주인공들이 시청자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JTBC ‘미스 함무라비’의 김명수(임바른 역)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박서준(이영준 역) MBC ‘이리와 안아줘’의 장기용(윤나무 역)이 대표적인 예다. 세 인물이 보여주는 요즘 남자들의 올바른 사랑법을 살펴본다. (사진=MBC 방송화면)   #치열하게 사랑하되, 욕심내지 않는 남자 절절한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엇갈린 삶을 살게 된 남녀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이리와 안아줘’ 얘기다. 장기용이 맡은 윤나무는, 사이코패스이자 희대의 연쇄살인범 윤희재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죄를 대신 씻고자 경찰이 됐다. 그러나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낙인 때문에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의 첫사랑 길낙원(진기주)은 윤희재의 살인으로 부모를 잃었다. 낙원은 성인이 되어 배우로 활동 중인 지금까지 이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게다가 나무의 이복형 현무(김경남)에게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나무는 이 때문에 낙원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다. 하지만 낙원의 목숨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자 나무는 용기를 냈다. 경찰로서 낙원에 대한 협박 사건 수사를 맡으며 그를 지켜주기로 한 것.  언제나 속이 텅 빈 것 같은 나무의 눈빛에 생기가 돌 때는 낙원을 마주할 때다. 그러나 나무는 절대 먼저 낙원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꿈은 물론, 현실에서도 낙원의 환영을 볼 만큼 그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존재가 낙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까 두려워서다. 나무는 대신 낙원에게 “언제든 어떻게든, 혹시 내가 필요하면 날 써 줘. 쓰다 싫어지면 그냥 버려도 돼. 내가 누구든, 누구 아들이든. 네가 조금이라도 괜찮으면”이라고 부탁하는 게 전부다. 낙원이 걱정돼 늦은 밤, 비를 맞으며 집 앞을 지키는 것이 나무의 사랑법이다.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를 먼저 고려하고 배려하는 모습이다. 치열하게 사랑하지만, 강요하지 않고 욕심도 내지 않는다. 이에 나무의 순애보가 회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다행히, 낙원 역시 첫사랑 나무를 자신이 겪은 비극과 철저히 분리해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낙원이 우려하는 지점을 충분히 이해하며, 이 때문에 자신이 먼저 다가가고 마음을 표현하기까지 한다. 이에 누구도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며 서로를 배려하는 나무와 낙원의 사랑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랑에 서툰 모태솔로, 그러나 성장할 남자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박서준이 연기하는 이영준은 유명그룹의 부회장이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벌 2세 설정이지만 조금 다르다. 외모부터 재력까지 모든 조건을 다 갖춘 듯 보이는데 여자 주인공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짠 나타나는 백마 탄 왕자님이나 키다리 아저씨 형 캐릭터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허술한 면이 더 많다. 지난해 KBS2 ‘쌈, 마이웨이’에서 ‘현실 남사친’ 캐릭터로 사랑받은 박서준의 진가가 빛나는 지점이다. 이영준은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기 자신을 제일 사랑한다. 여자와 지속적인 교제를 하지 않고, 신체 접촉도 거부한다. 과거의 트라우마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사연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까다로운 자신의 곁을 9년간 지켜온 비서 김미소(박민영)가 퇴사를 선언하자, 그 이유를 “나를 좋아해서?”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김 비서가 그간 자신이 가볍게 만난 여자들을 부러워하다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고 생각한 것.  이에 영준은 미소의 퇴사를 막기 위해 꽃다발을 안겨주고,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고가의 선물을 제공했다. 심지어는 이사직까지 제안했다. 물론 미소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미소는 영준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데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은 9년을 청산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퇴사를 결심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영준의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물질만능주의가 빚어낸 착각이 미소에게 통하지 않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영준의 표현방식이 정답이 아님을 보여줬다.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영준은 9년 만에 이별(?)을 앞두고, 미소에게 새삼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게 됐다. 미소도 마찬가지다. 이에 영준은 미소에게 “너무 사랑해보려고, 내가 너를”이라고 고백까지 했다. ‘나’밖에 모르는 남자와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여자의 만남이 상극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두 인물 모두 ‘모태솔로’로서 사랑에 서툴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준과 미소가 앞으로 서로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인간적으로도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사진=JTBC 방송화면)   #상대의 거절도 존중하는 남자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동 중인 김명수(엘)가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연기력을 재평가받고 있다. 철저한 현실주의자 임바른 판사 역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상보다는 현실, 감정보다는 이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 그런 그도 원칙과 규율에서 일탈할 때가 있다. 후배 판사 박차오름(고아라)과 연관된 일에 한해서다.  바른은 차오름을 고교 재학 시절 독서 교실에서 처음 만나 바난 뒤로 쭉 사랑했다. 고백하지 못한 채로 졸업했고, 10년이 훌쩍 넘어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4부의 좌배석·우배석 판사로 재회하게 됐다. 당시 차오름이 “이게 얼마 만이냐”고 묻자, 바른이 ‘12년 9개월 10일’이라고 독백한 데서 그의 순애보가 느껴졌다. 이후 바른은 선배로서 차오름의 법원 적응기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동정과 연민이 앞서는 차오름을 말리는가 하면, 차오름에게 문제가 닥쳐올 때마다 적절한 대처법을 알려주고 함께 행동했다. 그러나 생색내지 않고, 오히려 자신과는 정반대의 차오름에게서 배울 점을 찾았다. 바른이 차오름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바른의 순정이 더운 빛난 것은 차오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을 때다. 차오름은 “좋은 선배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픈 부모를 돌봐야 하는 가장이며, 법원에 적응하는 것도 힘이 든다고 솔직히 말했다. 요즘 어떤 이들은 상대의 완곡한 거절을 ‘핑계’ 쯤으로 가볍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바른은 달랐다. 바른은 ‘좋은 선배’로 비쳤던 행동이 “그리 친절하고 남의 일에 관심 많은 인간은 아닌” 자신에게는 호감의 표시였다고 분명히 하는 동시에, ‘넌 참 열심히, 언제나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구나. 거절할 때조차 최선을 다해’라고 생각하며 차오름의 의견을 존중했다.  고백 후에도 바른의 일편단심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차오름이 불편해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선배’의 선을 지키며 그를 돕는다. 이를테면 “힘든 일 있으면 같이 감당해야 한다. 일에 지장 없도록”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또한, 차오름이 고백 이후 어색함을 숨기지 못하자 “언제까지 이렇게 불편해할 건가. 솔직히 나도 편하지 않다만, 이래선 업무에 지장 줄 것 같다”며, 차오름의 사과에는 “죄송은 무슨. 천하의 임바른을 너무 ‘유리 멘탈’로 보는 것 아니냐”는 농담으로 답하는 배려를 보였다.

[수다뉴스] 장기용·박서준·김명수, '이상형'의 옳은 예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6.20 11:01 | 최종 수정 2136.12.07 00:00 의견 0
(사진=이매진아시아, 콘텐츠와이, 스튜디오앤뉴)
(사진=이매진아시아, 콘텐츠와이, 스튜디오앤뉴)

 

[뷰어스=손예지 기자]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담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상향을 짚어주는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다. 반면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는 외면당하기에 십상이다.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등 사랑을 다룬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최근 가스라이팅 등 연인간의 데이트 폭력이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며, 우리는 사랑조차 쉽지 않은 환경에 놓였다. 이에 자신만의 건강한 방식으로 사랑하고, 또 성장하는 안방극장 남자 주인공들이 시청자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JTBC ‘미스 함무라비’의 김명수(임바른 역)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박서준(이영준 역) MBC ‘이리와 안아줘’의 장기용(윤나무 역)이 대표적인 예다. 세 인물이 보여주는 요즘 남자들의 올바른 사랑법을 살펴본다.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치열하게 사랑하되, 욕심내지 않는 남자
절절한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살인사건으로 인해 엇갈린 삶을 살게 된 남녀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이리와 안아줘’ 얘기다. 장기용이 맡은 윤나무는, 사이코패스이자 희대의 연쇄살인범 윤희재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죄를 대신 씻고자 경찰이 됐다. 그러나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낙인 때문에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의 첫사랑 길낙원(진기주)은 윤희재의 살인으로 부모를 잃었다. 낙원은 성인이 되어 배우로 활동 중인 지금까지 이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게다가 나무의 이복형 현무(김경남)에게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나무는 이 때문에 낙원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섣불리 다가가지 못한다. 하지만 낙원의 목숨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자 나무는 용기를 냈다. 경찰로서 낙원에 대한 협박 사건 수사를 맡으며 그를 지켜주기로 한 것. 

언제나 속이 텅 빈 것 같은 나무의 눈빛에 생기가 돌 때는 낙원을 마주할 때다. 그러나 나무는 절대 먼저 낙원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꿈은 물론, 현실에서도 낙원의 환영을 볼 만큼 그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존재가 낙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까 두려워서다. 나무는 대신 낙원에게 “언제든 어떻게든, 혹시 내가 필요하면 날 써 줘. 쓰다 싫어지면 그냥 버려도 돼. 내가 누구든, 누구 아들이든. 네가 조금이라도 괜찮으면”이라고 부탁하는 게 전부다.

낙원이 걱정돼 늦은 밤, 비를 맞으며 집 앞을 지키는 것이 나무의 사랑법이다.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를 먼저 고려하고 배려하는 모습이다. 치열하게 사랑하지만, 강요하지 않고 욕심도 내지 않는다. 이에 나무의 순애보가 회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다행히, 낙원 역시 첫사랑 나무를 자신이 겪은 비극과 철저히 분리해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낙원이 우려하는 지점을 충분히 이해하며, 이 때문에 자신이 먼저 다가가고 마음을 표현하기까지 한다. 이에 누구도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며 서로를 배려하는 나무와 낙원의 사랑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사진=tvN 방송화면)
(사진=tvN 방송화면)

 

#사랑에 서툰 모태솔로, 그러나 성장할 남자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박서준이 연기하는 이영준은 유명그룹의 부회장이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벌 2세 설정이지만 조금 다르다. 외모부터 재력까지 모든 조건을 다 갖춘 듯 보이는데 여자 주인공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짠 나타나는 백마 탄 왕자님이나 키다리 아저씨 형 캐릭터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허술한 면이 더 많다. 지난해 KBS2 ‘쌈, 마이웨이’에서 ‘현실 남사친’ 캐릭터로 사랑받은 박서준의 진가가 빛나는 지점이다.

이영준은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을 보여준다. 자기 자신을 제일 사랑한다. 여자와 지속적인 교제를 하지 않고, 신체 접촉도 거부한다. 과거의 트라우마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사연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까다로운 자신의 곁을 9년간 지켜온 비서 김미소(박민영)가 퇴사를 선언하자, 그 이유를 “나를 좋아해서?”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김 비서가 그간 자신이 가볍게 만난 여자들을 부러워하다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고 생각한 것. 

이에 영준은 미소의 퇴사를 막기 위해 꽃다발을 안겨주고,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고가의 선물을 제공했다. 심지어는 이사직까지 제안했다. 물론 미소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미소는 영준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데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은 9년을 청산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퇴사를 결심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영준의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물질만능주의가 빚어낸 착각이 미소에게 통하지 않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영준의 표현방식이 정답이 아님을 보여줬다.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영준은 9년 만에 이별(?)을 앞두고, 미소에게 새삼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게 됐다. 미소도 마찬가지다. 이에 영준은 미소에게 “너무 사랑해보려고, 내가 너를”이라고 고백까지 했다. ‘나’밖에 모르는 남자와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여자의 만남이 상극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두 인물 모두 ‘모태솔로’로서 사랑에 서툴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준과 미소가 앞으로 서로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인간적으로도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사진=JTBC 방송화면)
(사진=JTBC 방송화면)

 

#상대의 거절도 존중하는 남자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이자 배우로도 활동 중인 김명수(엘)가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연기력을 재평가받고 있다. 철저한 현실주의자 임바른 판사 역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상보다는 현실, 감정보다는 이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 그런 그도 원칙과 규율에서 일탈할 때가 있다. 후배 판사 박차오름(고아라)과 연관된 일에 한해서다. 

바른은 차오름을 고교 재학 시절 독서 교실에서 처음 만나 바난 뒤로 쭉 사랑했다. 고백하지 못한 채로 졸업했고, 10년이 훌쩍 넘어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4부의 좌배석·우배석 판사로 재회하게 됐다. 당시 차오름이 “이게 얼마 만이냐”고 묻자, 바른이 ‘12년 9개월 10일’이라고 독백한 데서 그의 순애보가 느껴졌다. 이후 바른은 선배로서 차오름의 법원 적응기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동정과 연민이 앞서는 차오름을 말리는가 하면, 차오름에게 문제가 닥쳐올 때마다 적절한 대처법을 알려주고 함께 행동했다. 그러나 생색내지 않고, 오히려 자신과는 정반대의 차오름에게서 배울 점을 찾았다. 바른이 차오름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바른의 순정이 더운 빛난 것은 차오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을 때다. 차오름은 “좋은 선배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픈 부모를 돌봐야 하는 가장이며, 법원에 적응하는 것도 힘이 든다고 솔직히 말했다. 요즘 어떤 이들은 상대의 완곡한 거절을 ‘핑계’ 쯤으로 가볍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바른은 달랐다. 바른은 ‘좋은 선배’로 비쳤던 행동이 “그리 친절하고 남의 일에 관심 많은 인간은 아닌” 자신에게는 호감의 표시였다고 분명히 하는 동시에, ‘넌 참 열심히, 언제나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구나. 거절할 때조차 최선을 다해’라고 생각하며 차오름의 의견을 존중했다. 

고백 후에도 바른의 일편단심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차오름이 불편해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선배’의 선을 지키며 그를 돕는다. 이를테면 “힘든 일 있으면 같이 감당해야 한다. 일에 지장 없도록”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또한, 차오름이 고백 이후 어색함을 숨기지 못하자 “언제까지 이렇게 불편해할 건가. 솔직히 나도 편하지 않다만, 이래선 업무에 지장 줄 것 같다”며, 차오름의 사과에는 “죄송은 무슨. 천하의 임바른을 너무 ‘유리 멘탈’로 보는 것 아니냐”는 농담으로 답하는 배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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