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동안 50%를 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각 자산운용사들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꼽힌다. 그중에도 1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볼만한 이슈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한때 삼성운용이 점유율 40%선을 내주면서 더욱 치열했던 추격전이 올해 역전극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ETF 시장의 판도를 가를 변수로 세가지를 꼽았다. ■ 변수 하나. 기관의 ‘총알’ 여력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액은 121조605억원으로 한해동안 증가율은 54.2%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증가폭으로 증가액 기준 42조원을 웃돈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이중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불과 3조원 안팎으로 시장 상승에 따른 증가분과 금리형 ETF 등으로 유입된 기관의 자금이 사실상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해 6월 상장 이후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순자산액 기준 6조3000억원을 넘어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경우 이달 초까지 누적된 개인 순매수 규모는 전체 0.5% 수준인 3000억원에 그친다. 삼성자산운용은 한해동안 47.89%의 순자산 증가를 보였지만 개인들의 거래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연간 1조원 이상 순매도했다는 점에서도 기관의 자금 유입이 사실상 대부분의 영향을 미쳤음을 드러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기관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ETF에 투자할 것인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A 자산운용사 임원은 “지난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열사 자금의 유입 및 LP 역할을 담당하는 증권사들의 자금으로 인해 이례적 자산 증가를 보였다”면서 “다만 자금의 한계로 인해 이 같은 수준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다만, 기관들이 직접 운용 자금을 두고 ETF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함녀 중장기적으로 큰 폭의 위축은 없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B 자산운용사 ETF 관계자는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ETF 활용 비중 점증 추세에서 볼 수 있듯이 직접 운용 자금 투자 수단으로 ETF가 매력있는 상품임은 분명하다”며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관들이 적어도 ETF 비중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 변수 둘. 신상품 라인업 상품 다양화를 통해 개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자산운용사들의 라인업 강화 흐름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신규 상장된 ETF 수는 147개로 전년말 대비 22% 가량 늘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신규 자금의 유입 규모에 따라 1위 싸움의 판도는 미래에셋운용이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미래에셋운용이 지난해 개인투자자 시장에서 순매수 기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등 역전의 기반을 탄탄히 쌓아올렸다는 것이다. C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은 “리테일 시장의 확대 규모에 따라 미래에셋운용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며 “공모펀드 시장의 위축과 함께 개인의 ETF 투자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강점을 보여온 테마형 ETF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흐름을 굳혀갈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유망한 ETF 상품군으로는 안정적인 수익 배분이 가능한 배당형 상품을 주목해 볼만 하다는 진단도 있었다. A 운용사 임원은 “은퇴자 층은 물론 젊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안정적 인컴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속적인 자금 확대가 일어나는 퇴직연금 시장을 비롯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을 얼마나 잘 구비했는지에 따라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변수 셋. 중소형사 약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중소형사들의 약진이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액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은 40.25%, 36.89%로 각각 1.72%p, 0.77%p씩 물러섰다. 이는 중소형사들의 선전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상위 2개사가 점유율 수치를 더 늘려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성장을 보인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1년새 93.84% 성장하며 4.89%의 점유율을 기록, 4위에 안착했다. 개인 투자자 거래 규모로도 미래에셋운용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 역시 순자산액 기준으로 각각 104%, 261%라는 의미있는 성장을 거뒀다. C 운용사 ETF 본부장은 “ETF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수록 5위권 안팎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브랜드를 키우려는 중소형사들의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 등이 재연되면 업계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 역전극 결말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점유율 격차는 3.36%p로 전년대비 0.16%p 더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의 1위 타이틀을 건 양사의 경쟁 결과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A 운용사 임원은 “삼성과 미래에셋 모두 오너들이 ETF 시장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양사의 경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이 워낙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자산운용이 ETF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B 운용사 관계자는 “개인 시장을 놓고 본다면 미래에셋운용이 유리한 구도를 가져가는 것은 분명하다”며 “시장이 확대될수록 임의로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 자체가 넓어지기 때문에 역전은 시간의 문제”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운용 ETF 추격전, 최대 변수는?

팽팽한 줄다리기...기관 vs 개인 승부 주목
'치열한' 1,2위권...'엎치락 뒷치락' 5위권 주목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1.09 14:57 의견 0

한해동안 50%를 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각 자산운용사들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꼽힌다. 그중에도 1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볼만한 이슈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한때 삼성운용이 점유율 40%선을 내주면서 더욱 치열했던 추격전이 올해 역전극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ETF 시장의 판도를 가를 변수로 세가지를 꼽았다.


변수 하나. 기관의 ‘총알’ 여력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액은 121조605억원으로 한해동안 증가율은 54.2%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증가폭으로 증가액 기준 42조원을 웃돈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이중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불과 3조원 안팎으로 시장 상승에 따른 증가분과 금리형 ETF 등으로 유입된 기관의 자금이 사실상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해 6월 상장 이후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순자산액 기준 6조3000억원을 넘어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경우 이달 초까지 누적된 개인 순매수 규모는 전체 0.5% 수준인 3000억원에 그친다.

삼성자산운용은 한해동안 47.89%의 순자산 증가를 보였지만 개인들의 거래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연간 1조원 이상 순매도했다는 점에서도 기관의 자금 유입이 사실상 대부분의 영향을 미쳤음을 드러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기관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ETF에 투자할 것인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A 자산운용사 임원은 “지난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열사 자금의 유입 및 LP 역할을 담당하는 증권사들의 자금으로 인해 이례적 자산 증가를 보였다”면서 “다만 자금의 한계로 인해 이 같은 수준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다만, 기관들이 직접 운용 자금을 두고 ETF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함녀 중장기적으로 큰 폭의 위축은 없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B 자산운용사 ETF 관계자는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ETF 활용 비중 점증 추세에서 볼 수 있듯이 직접 운용 자금 투자 수단으로 ETF가 매력있는 상품임은 분명하다”며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관들이 적어도 ETF 비중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변수 둘. 신상품 라인업

상품 다양화를 통해 개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자산운용사들의 라인업 강화 흐름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신규 상장된 ETF 수는 147개로 전년말 대비 22% 가량 늘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신규 자금의 유입 규모에 따라 1위 싸움의 판도는 미래에셋운용이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미래에셋운용이 지난해 개인투자자 시장에서 순매수 기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등 역전의 기반을 탄탄히 쌓아올렸다는 것이다.

C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은 “리테일 시장의 확대 규모에 따라 미래에셋운용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며 “공모펀드 시장의 위축과 함께 개인의 ETF 투자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강점을 보여온 테마형 ETF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흐름을 굳혀갈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유망한 ETF 상품군으로는 안정적인 수익 배분이 가능한 배당형 상품을 주목해 볼만 하다는 진단도 있었다.

A 운용사 임원은 “은퇴자 층은 물론 젊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안정적 인컴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속적인 자금 확대가 일어나는 퇴직연금 시장을 비롯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을 얼마나 잘 구비했는지에 따라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 셋. 중소형사 약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중소형사들의 약진이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액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은 40.25%, 36.89%로 각각 1.72%p, 0.77%p씩 물러섰다.

이는 중소형사들의 선전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상위 2개사가 점유율 수치를 더 늘려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성장을 보인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1년새 93.84% 성장하며 4.89%의 점유율을 기록, 4위에 안착했다. 개인 투자자 거래 규모로도 미래에셋운용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 역시 순자산액 기준으로 각각 104%, 261%라는 의미있는 성장을 거뒀다.

C 운용사 ETF 본부장은 “ETF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수록 5위권 안팎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브랜드를 키우려는 중소형사들의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 등이 재연되면 업계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 역전극 결말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점유율 격차는 3.36%p로 전년대비 0.16%p 더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의 1위 타이틀을 건 양사의 경쟁 결과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A 운용사 임원은 “삼성과 미래에셋 모두 오너들이 ETF 시장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양사의 경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이 워낙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자산운용이 ETF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B 운용사 관계자는 “개인 시장을 놓고 본다면 미래에셋운용이 유리한 구도를 가져가는 것은 분명하다”며 “시장이 확대될수록 임의로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 자체가 넓어지기 때문에 역전은 시간의 문제”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