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로고. (사진=각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는다. 지난달 KT가 먼저 내놓았고, SKT와 LG유플러스가 곧 뒤따를 예정이다. 정부가 4월 총선을 앞두고 통신료 인하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제공되는 데이터량이 워낙 적어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3만원대 5G 신규 요금제를 다음달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KT는 3만원대 요금제(5G 슬림 4GB)를 내놓았다. 선택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매달 2만원대에 5G를 이용할 수 있는 저가요금제다. SKT·LGU+ 모두 KT와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제를 신설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 굳이 바꿔야 하나…너무 낮은 가성비 정부가 잇따라 통신사에 가계통신비 인하를 요청한 결과다. 그러나 저가요금제가 가계통신비에 별 영향을 줄 수 없을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제공되는 데이터량이 적어 요금제를 갈아탈 소비자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출시된 KT의 ‘5G 슬림 4GB(3만7000원)’ 요금제는 4GB를 제공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 가입자의 1인당 데이터 소비량은 월평균 18.8GB, 일평균 0.6GB다. 4GB는 1주일도 버틸 수 없는 양이다. 또 데이터당 가격도 문제다. 가격(3만7000원)을 데이터 제공량(4GB)으로 나누면 1GB당 9250원이다. KT의 상위 요금제 ‘5G 슬림 21GB(5만 8000원)’의 1GB 당 가격이 2761원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비싸다. 고가 요금제로 갈수록 차이는 더 커진다. 1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6만9000원)는 1GB당 627원에 불과하다. 요금제 차이는 1.8배지만 1GB당 가격은 10배 이상으로 벌어진다. 소비자가 3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다. ■ 지난해 중간요금제 실효성 적어…소비자 마음 돌리기엔 역부족 앞서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해 5~6월 이통 3사가 내놓은 ‘5G 중간요금제’도 사실상 실패했다.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 등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내놓은 37GB·54GB·74GB·99GB 요금제는 기존 요금제에 데이터량을 추가하는 방식이었다. 가격은 최저 6만2000원(37GB)에서 최고 6만8000원(99GB)로 데이터 제공량이 늘어날 때마다 2000원씩 비싸지는 구조였다. 당시 고가의 250GB(7만9000원대) 요금제나 무제한 요금제(8만9000원)를 쓰는 소비자들은 기존 요금제를 유지했다. 넘어가면 데이터 사용량이 최소 150GB 넘게 줄어드는 데다 VIP멤버십 혜택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에 비해 제공되는 데이터가 너무 적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통신비는 작년 3분기 기준 12만9900원이었다. 1분기 13만200원에서 2분기 12만1900원으로 소폭 감소한 후 3분기에 다시 증가했다. 2분기에 중간요금제가 신설·개편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결국 이번에도 정부의 무리한 요구에 통신 3사가 억지 춤을 춘다는 비판이 나온다. 휴대폰 커뮤니티 뽐뿌 등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이야 싸지만 데이터가 너무 적다”, “가족결합 할인 등의 혜택을 받으면 낮은 가격에도 만족할 만큼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 넘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LTE요금제를 사용하던 일부 사람들만 넘어갈 듯”이라며 요금제 신설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3사가 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하더라도 데이터 제공량이 너무 적어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늘린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최저 가격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소비패턴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만원대 5G 요금제? 중간요금제 실패했는데 또 반복

SKT·KT·LGU+, 정부 압박에 3만원대 5G 요금제 신설
데이터 제공량 너무 적고 단가도 비싸...소비자 마음 돌리기 어려워

김태현 기자 승인 2024.02.14 14:04 | 최종 수정 2024.02.14 14:25 의견 0
이동통신 3사 로고. (사진=각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는다. 지난달 KT가 먼저 내놓았고, SKT와 LG유플러스가 곧 뒤따를 예정이다. 정부가 4월 총선을 앞두고 통신료 인하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제공되는 데이터량이 워낙 적어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3만원대 5G 신규 요금제를 다음달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KT는 3만원대 요금제(5G 슬림 4GB)를 내놓았다. 선택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매달 2만원대에 5G를 이용할 수 있는 저가요금제다. SKT·LGU+ 모두 KT와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제를 신설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 굳이 바꿔야 하나…너무 낮은 가성비

정부가 잇따라 통신사에 가계통신비 인하를 요청한 결과다. 그러나 저가요금제가 가계통신비에 별 영향을 줄 수 없을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제공되는 데이터량이 적어 요금제를 갈아탈 소비자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출시된 KT의 ‘5G 슬림 4GB(3만7000원)’ 요금제는 4GB를 제공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 가입자의 1인당 데이터 소비량은 월평균 18.8GB, 일평균 0.6GB다. 4GB는 1주일도 버틸 수 없는 양이다.

또 데이터당 가격도 문제다. 가격(3만7000원)을 데이터 제공량(4GB)으로 나누면 1GB당 9250원이다. KT의 상위 요금제 ‘5G 슬림 21GB(5만 8000원)’의 1GB 당 가격이 2761원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비싸다.

고가 요금제로 갈수록 차이는 더 커진다. 1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6만9000원)는 1GB당 627원에 불과하다. 요금제 차이는 1.8배지만 1GB당 가격은 10배 이상으로 벌어진다. 소비자가 3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다.

■ 지난해 중간요금제 실효성 적어…소비자 마음 돌리기엔 역부족

앞서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해 5~6월 이통 3사가 내놓은 ‘5G 중간요금제’도 사실상 실패했다.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 등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내놓은 37GB·54GB·74GB·99GB 요금제는 기존 요금제에 데이터량을 추가하는 방식이었다. 가격은 최저 6만2000원(37GB)에서 최고 6만8000원(99GB)로 데이터 제공량이 늘어날 때마다 2000원씩 비싸지는 구조였다.

당시 고가의 250GB(7만9000원대) 요금제나 무제한 요금제(8만9000원)를 쓰는 소비자들은 기존 요금제를 유지했다. 넘어가면 데이터 사용량이 최소 150GB 넘게 줄어드는 데다 VIP멤버십 혜택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에 비해 제공되는 데이터가 너무 적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통신비는 작년 3분기 기준 12만9900원이었다. 1분기 13만200원에서 2분기 12만1900원으로 소폭 감소한 후 3분기에 다시 증가했다. 2분기에 중간요금제가 신설·개편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결국 이번에도 정부의 무리한 요구에 통신 3사가 억지 춤을 춘다는 비판이 나온다.

휴대폰 커뮤니티 뽐뿌 등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이야 싸지만 데이터가 너무 적다”, “가족결합 할인 등의 혜택을 받으면 낮은 가격에도 만족할 만큼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 넘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LTE요금제를 사용하던 일부 사람들만 넘어갈 듯”이라며 요금제 신설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3사가 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하더라도 데이터 제공량이 너무 적어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늘린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최저 가격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소비패턴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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