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파트 등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구축 대형평수 아파트들의 매맷가가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에서 재건축 분양들이 잇따라 출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대 구축 대형아파트들까지 들썩이고 있어 강남권 대형아파트 시장이 기지개를 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대형평수의 억대 상승세가 일대 부동산시장 회복세로 보기에는 아직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2차의 전용 196㎡는 지난 8일 80억원의 매맷가를 기록하며 손바뀜됐다. 3년 전 전용 196㎡가 최고가인 63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7억원가량 올랐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이스트윙)도 지난 2일 전용 192.86㎡가 85억원에 매매됐다. 6년 전 전고가(62억원)보다 23억원 오른 가격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도 전용 214㎡가 지난 2일 58억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2021년 6월 같은 타입 전고가(47억8000만원)와 비교하면 10억원 이상 뛴 금액이다. 타워펠리스 1차 전용 244㎡의 경우 지난달 6일 73억원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2022년 9월 73억원이어서 신고가를 갈아치운 것이다. 다만 타워펠리스 2차 244㎡의 경우 지난 2월 61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이는 같은 타입이 지난 2021년 11월 68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의 경우 지난 1월 67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0월 같은 타입이 69억5000만원에 주인이 바뀐 것과 비교해 3개월 만에 2억원가량 빠졌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 연구원은 "최근 전반적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가 축소된 상황이다. 특히 평수가 넓은 단지 같은 경우는 수요 자체가 더 적다 보니까 거래 자체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84㎡·59㎡보다 훨씬 적다"면서 "단편적으로 보기에는 가격이 조금 내려가거나 올라가거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평수의 경우 워낙 수요 자체가 한정적인 매물이다 보니까 단일로 계약이 된 건수를 보고 전반적인 시장을 말하기에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강남권의 경우 올 들어 누적 매매 가격이 서울 지역 다른 자치구에 비해 소폭 떨어지는 등 바닥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2월 셋째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 가격'에 따르면 올해 누계로 강남구 매맷가는 0.18% 하락했다. 같은 강남3구인 서초구와 송파구가 각각 0.37%와 0.39% 하락한 것과 비교할 때 절반가량 덜 빠진 수치다.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중 도봉구는 올 들어 0.55% 빠지면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각각 0.41%와 0.38% 떨어졌다. 서대문구(-0.39%)와 금천구(-0.37%) 하락폭도 커 자치구 중 하락률 상위 랭크에 포진했다. 황 연구원은 "일단 전반적으로 매매 가격 자체는 서초구가 아무래도 신축 아파트들이 많은 상태다. 강남구는 재건축이 많은 상황이다"면서 "강남구의 경우 지금 재건축이 힘을 못 받고 있다. 공사비 등 문제로 재건축이 쉽지 않고 그렇다 보니 비교적 신축이 많은 서초나 송파가 더 거래가 많이 이뤄진 측면이 있고 해서 지표상으로 떨어져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잇딴 이어지는 재건축 물량의 성공적인 분양으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는 지난 6일 서울지역 1순위 청약에서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의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442.3대1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5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81가구 모집에 1만18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경쟁률이 123.7대1에 달했다. 특히 강남권 무순위 청약(줍줍)은 로또 분양으로 평가되면서 100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지난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무순위 청약을 받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총 3가구 모집에 101만3456명이 신청해 평균 33만78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단 신축이 들어서면 전체적으로 평균 가격 자체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구축의 경우, 재건축이 가능하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의 등락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신축단지들이 들어서게 되면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일대 평균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이 나온다. 아무래도 구축 단지들도 당장 개발 이슈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변 평균 가격이 오르게 되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격이 상승하는 쪽으로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권 대형평수의 경우, 투자보다는 실거주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장기적으로 묵혀놓는 소유자들이 많다"면서 "거의 실거주하는 소유자들로 대형평수에 투자하는 비율로 보면 다른 평수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압구정동 이런 곳의 경우, 대형평수에 살면서 자녀가 있는 분들은 굉장히 재력이 있는 계층이고, 자녀들 출가시키고 부부만 사는 계층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강남 구축 대형평수 고가아파트 또 꿈틀될까?

강남 압구정동·청담동·도곡동 일대 대형평수 '신고가'
일부 강남 일대 구축 대형평수 수억원씩 '뚝'…혼조세

김지형 기자 승인 2024.02.28 09:22 의견 0
현대아파트 등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구축 대형평수 아파트들의 매맷가가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에서 재건축 분양들이 잇따라 출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대 구축 대형아파트들까지 들썩이고 있어 강남권 대형아파트 시장이 기지개를 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대형평수의 억대 상승세가 일대 부동산시장 회복세로 보기에는 아직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2차의 전용 196㎡는 지난 8일 80억원의 매맷가를 기록하며 손바뀜됐다. 3년 전 전용 196㎡가 최고가인 63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7억원가량 올랐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이스트윙)도 지난 2일 전용 192.86㎡가 85억원에 매매됐다. 6년 전 전고가(62억원)보다 23억원 오른 가격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도 전용 214㎡가 지난 2일 58억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2021년 6월 같은 타입 전고가(47억8000만원)와 비교하면 10억원 이상 뛴 금액이다.

타워펠리스 1차 전용 244㎡의 경우 지난달 6일 73억원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2022년 9월 73억원이어서 신고가를 갈아치운 것이다.

다만 타워펠리스 2차 244㎡의 경우 지난 2월 61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이는 같은 타입이 지난 2021년 11월 68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의 경우 지난 1월 67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0월 같은 타입이 69억5000만원에 주인이 바뀐 것과 비교해 3개월 만에 2억원가량 빠졌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 연구원은 "최근 전반적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가 축소된 상황이다. 특히 평수가 넓은 단지 같은 경우는 수요 자체가 더 적다 보니까 거래 자체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84㎡·59㎡보다 훨씬 적다"면서 "단편적으로 보기에는 가격이 조금 내려가거나 올라가거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평수의 경우 워낙 수요 자체가 한정적인 매물이다 보니까 단일로 계약이 된 건수를 보고 전반적인 시장을 말하기에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강남권의 경우 올 들어 누적 매매 가격이 서울 지역 다른 자치구에 비해 소폭 떨어지는 등 바닥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2월 셋째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 가격'에 따르면 올해 누계로 강남구 매맷가는 0.18% 하락했다. 같은 강남3구인 서초구와 송파구가 각각 0.37%와 0.39% 하락한 것과 비교할 때 절반가량 덜 빠진 수치다.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중 도봉구는 올 들어 0.55% 빠지면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각각 0.41%와 0.38% 떨어졌다. 서대문구(-0.39%)와 금천구(-0.37%) 하락폭도 커 자치구 중 하락률 상위 랭크에 포진했다.

황 연구원은 "일단 전반적으로 매매 가격 자체는 서초구가 아무래도 신축 아파트들이 많은 상태다. 강남구는 재건축이 많은 상황이다"면서 "강남구의 경우 지금 재건축이 힘을 못 받고 있다. 공사비 등 문제로 재건축이 쉽지 않고 그렇다 보니 비교적 신축이 많은 서초나 송파가 더 거래가 많이 이뤄진 측면이 있고 해서 지표상으로 떨어져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잇딴 이어지는 재건축 물량의 성공적인 분양으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는 지난 6일 서울지역 1순위 청약에서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의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442.3대1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5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81가구 모집에 1만18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경쟁률이 123.7대1에 달했다.

특히 강남권 무순위 청약(줍줍)은 로또 분양으로 평가되면서 100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지난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무순위 청약을 받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총 3가구 모집에 101만3456명이 신청해 평균 33만78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단 신축이 들어서면 전체적으로 평균 가격 자체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구축의 경우, 재건축이 가능하냐, 아니냐에 따라 가격의 등락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신축단지들이 들어서게 되면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일대 평균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이 나온다. 아무래도 구축 단지들도 당장 개발 이슈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변 평균 가격이 오르게 되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격이 상승하는 쪽으로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권 대형평수의 경우, 투자보다는 실거주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장기적으로 묵혀놓는 소유자들이 많다"면서 "거의 실거주하는 소유자들로 대형평수에 투자하는 비율로 보면 다른 평수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압구정동 이런 곳의 경우, 대형평수에 살면서 자녀가 있는 분들은 굉장히 재력이 있는 계층이고, 자녀들 출가시키고 부부만 사는 계층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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