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드러날 압도적 잠재력’ (에스바이오메딕스), 수준이 다른 암 치료 효과’ (퓨쳐켐) 이달 들어 오병용 한양증권 책임 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제목들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황우석의 현실화”라는 내용의 오 책임 연구원 보고서가 나온 당일 22.87% 상승을 시작으로 연일 올라 지난 22일 장중 4만9500원을 찍었다. 무려 322%에 달하는 폭등이다. 9000원대 후반이었던 퓨쳐켐 역시 22일 보고서 발간과 함께 장중 10%대 급등하는 등 우상향을 이어가며 지난 25일 장중 1만350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런 반응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박셀바이오 보고서 발표 이후 3개월에 걸친 랠리에 주가가 저점대비 30배 가량 뛰었는가 하면 같은 해 5월 진원생명과학 역시 한달 반만에 38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사진=오병용 한양증권 책임 연구원) ■ "바이오, 인간 본능과 맞물린 무한대 성장 가능시장" 오 책임 연구원이 애널리스트의 길에 들어선 것은 지난 2016년이다. 증권사 입사 후 리서치센터에서 바이오섹터 담당 애널리스트의 RA(Research Assistant)로 처음 애널리스트 업무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경영학과 출신인 그에게 바이오섹터는 낯설고 불편한 옷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인연이 될 운명이었던 걸까. 그는 2022년 약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이후 현재 의학대학원에서 임상역학 분야 박사 학위를 밟고 있다. 필드에서도 배우는 것들도 다양하지만 이론적으로 더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주식의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어 흥미롭다는 오 책임 연구원. 그가 주목한 바이오산업의 매력은 뭘까. 오 책임 연구원은 단번에 “바이오산업이 무한대의 성장 가능성을 지닌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오 기업들이 다양한 만큼 수많은 성공과 실패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성장의 한계가 없는 업종이라는 건 상당한 매력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시장에서 2차전지주가 주목받았지만 결국 산업의 발전과 성장에 따라 어느 순간 끝이 옵니다. 자동차와 조선, 선박 등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바이오는 근본적으로 수명연장이라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채워야 하는 산업이므로 무한대의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치료제보다 조금이라도 효과가 좋으면 모두가 새로운 것을 쓸 수밖에 없잖아요. 삼성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공통된 분야가 바이오인 이유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은 이제 막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오 책임 연구원은 “현재 우리가 먹는 약이 모두 한국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라는 것만 보더라도 갈 길이 멀다”면서도 “그럼에도 지난 10년 사이에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2015년 최초로 한미약품이 신약을 개발해서 라이선스 아웃을 이뤘고 2017년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수출로 한국 위탁생산이 시작되는 엄청난 성장을 거뒀습니다. 2020년 SK바이오팜이 미국 판매를 시작했고 라이선스도 연간 20건 수준에 달합니다. 바이오산업은 다른 업종 대비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언제든 연구 결과에 따라 ‘판 뒤집기’가 가능한 산업입니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의 20~30%, 코스닥에서 6% 가량을 바이오 섹터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 비중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겁니다.” ■ "바이오 주가, 이벤트 전까지가 기회" 그렇다면 바이오주 투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오 책임 연구원에게 바이오 투자법을 묻자 그는 “일정을 확인하라”는 원칙부터 강조했다. “바이오주는 특정 이벤트를 기점으로 움직입니다. 일반적으로 생명공학을 전공한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이 좋다는 이유로 매수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이오주 주가는 단순히 기술력이 좋다는 이유로 오르지 않습니다. 기술력은 실제 임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알 수 없어요. 예를 들어 각종 암학회 등이 있을 경우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이벤트를 앞두고 오릅니다.” 단, 그는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움직인다는 특징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례로 지난해 급등했던 유한양행을 들었다. “유한양행이 폐암 신약 ‘렉라자’ 임상 3상에서 성공적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7월부터 주가가 빠르게 올랐지만 정작 발표 이후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바이오주는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을 먹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이를 모두 선반영한 것이죠.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아닙니다. 미국의 바이오 지수를 보더라도 늘 이벤트를 중심으로 2~3배 수준의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이 이 산업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소문에 민감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투자 관심도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전문 지식이 없는 개인들의 약점을 공략해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들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것이다. 끝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시 참고할 만한 ‘가짜’와 ‘진짜’ 선별법을 물었다. “의약품을 개발해서 동물실험을 했다거나 인비트로(in vitro) 실험에서 성과가 있었다는 식의 발표를 내놓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실상 아무 의미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실제 임상으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2~3년은 소요되죠. 그 외 세포 반응이 있었다거나 특정기저가 규명됐다, 희귀의약품, 임상계획 신청 등은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이 아니므로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인터뷰] ‘미다스 애널’ 오병용의 바이오 투자법

박셀바이오, 에스바이오메딕스 등 발간 종목마다 '급등'
"진입장벽 낮고 성장 무한대 바이오 시장 계속 커질 것"
"주가 올리기 위한 '무의미한' 공시에 속지 말아야"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4.29 10:40 | 최종 수정 2024.04.30 09:26 의견 0

‘조만간 드러날 압도적 잠재력’ (에스바이오메딕스), 수준이 다른 암 치료 효과’ (퓨쳐켐)

이달 들어 오병용 한양증권 책임 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제목들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황우석의 현실화”라는 내용의 오 책임 연구원 보고서가 나온 당일 22.87% 상승을 시작으로 연일 올라 지난 22일 장중 4만9500원을 찍었다. 무려 322%에 달하는 폭등이다.

9000원대 후반이었던 퓨쳐켐 역시 22일 보고서 발간과 함께 장중 10%대 급등하는 등 우상향을 이어가며 지난 25일 장중 1만350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런 반응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박셀바이오 보고서 발표 이후 3개월에 걸친 랠리에 주가가 저점대비 30배 가량 뛰었는가 하면 같은 해 5월 진원생명과학 역시 한달 반만에 38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사진=오병용 한양증권 책임 연구원)


■ "바이오, 인간 본능과 맞물린 무한대 성장 가능시장"

오 책임 연구원이 애널리스트의 길에 들어선 것은 지난 2016년이다. 증권사 입사 후 리서치센터에서 바이오섹터 담당 애널리스트의 RA(Research Assistant)로 처음 애널리스트 업무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경영학과 출신인 그에게 바이오섹터는 낯설고 불편한 옷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인연이 될 운명이었던 걸까. 그는 2022년 약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이후 현재 의학대학원에서 임상역학 분야 박사 학위를 밟고 있다. 필드에서도 배우는 것들도 다양하지만 이론적으로 더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주식의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어 흥미롭다는 오 책임 연구원.

그가 주목한 바이오산업의 매력은 뭘까. 오 책임 연구원은 단번에 “바이오산업이 무한대의 성장 가능성을 지닌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이오 기업들이 다양한 만큼 수많은 성공과 실패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성장의 한계가 없는 업종이라는 건 상당한 매력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시장에서 2차전지주가 주목받았지만 결국 산업의 발전과 성장에 따라 어느 순간 끝이 옵니다. 자동차와 조선, 선박 등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바이오는 근본적으로 수명연장이라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채워야 하는 산업이므로 무한대의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치료제보다 조금이라도 효과가 좋으면 모두가 새로운 것을 쓸 수밖에 없잖아요. 삼성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공통된 분야가 바이오인 이유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은 이제 막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오 책임 연구원은 “현재 우리가 먹는 약이 모두 한국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라는 것만 보더라도 갈 길이 멀다”면서도 “그럼에도 지난 10년 사이에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2015년 최초로 한미약품이 신약을 개발해서 라이선스 아웃을 이뤘고 2017년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수출로 한국 위탁생산이 시작되는 엄청난 성장을 거뒀습니다. 2020년 SK바이오팜이 미국 판매를 시작했고 라이선스도 연간 20건 수준에 달합니다. 바이오산업은 다른 업종 대비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언제든 연구 결과에 따라 ‘판 뒤집기’가 가능한 산업입니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의 20~30%, 코스닥에서 6% 가량을 바이오 섹터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 비중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겁니다.”

■ "바이오 주가, 이벤트 전까지가 기회"

그렇다면 바이오주 투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오 책임 연구원에게 바이오 투자법을 묻자 그는 “일정을 확인하라”는 원칙부터 강조했다.

“바이오주는 특정 이벤트를 기점으로 움직입니다. 일반적으로 생명공학을 전공한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이 좋다는 이유로 매수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이오주 주가는 단순히 기술력이 좋다는 이유로 오르지 않습니다. 기술력은 실제 임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알 수 없어요. 예를 들어 각종 암학회 등이 있을 경우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이벤트를 앞두고 오릅니다.”

단, 그는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움직인다는 특징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례로 지난해 급등했던 유한양행을 들었다.

“유한양행이 폐암 신약 ‘렉라자’ 임상 3상에서 성공적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7월부터 주가가 빠르게 올랐지만 정작 발표 이후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바이오주는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을 먹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 이를 모두 선반영한 것이죠.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아닙니다. 미국의 바이오 지수를 보더라도 늘 이벤트를 중심으로 2~3배 수준의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이 이 산업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소문에 민감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투자 관심도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전문 지식이 없는 개인들의 약점을 공략해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들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것이다.

끝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시 참고할 만한 ‘가짜’와 ‘진짜’ 선별법을 물었다.

“의약품을 개발해서 동물실험을 했다거나 인비트로(in vitro) 실험에서 성과가 있었다는 식의 발표를 내놓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실상 아무 의미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실제 임상으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2~3년은 소요되죠. 그 외 세포 반응이 있었다거나 특정기저가 규명됐다, 희귀의약품, 임상계획 신청 등은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이 아니므로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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