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판교에서 열린 '확률형 아이템 표시의무제도 설명회'.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물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의무공개제도가 22일부터 시행된다. 국내 게임사는 규제에 맞춰 확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해외 게임사엔 이를 적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반쪽 규제 또는 역차별이란 우려가 나온다. 개정된 게임산업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국내에서 게임물을 제작·배급·제공하는 사업자는 확률형 아이템 종류와 확률 정보를 게임물과 공식 홈페이지에 이용자가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이용자가 직·간접적으로 유상 구매하는 아이템 중 효과나 성능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옥외광고물, 정보통신망, 정기간행물 등에 확률형 아이템이 들어간 게임이 소개될 때도 아이템 확률 정보를 함께 표기해야 한다. 게임사는 이를 어길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 엔씨-넥슨-컴투스 등 선제 대응 마친 국내 게임업계 엔씨소프트, 넥슨, 컴투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는 규제 시행 전부터 확률 정보를 공개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리니지M' 홈페이지 갈무리) 엔씨는 MMORPG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에서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의 종류와 등장 확률을 선제적으로 공개하고, 합성 시도 보상, 미스터리 카드 등에 대한 확률 정보 확인도 가능케 했다. 이용자는 이를 게임 내에서 열람하는 것은 물론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엔씨는 '리니지W' 등 다른 게임에도 확률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내정자는 20일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에서 "엔씨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자율규제가 시작된 시점부터 공개해왔다"며 "(이번 규제 대책으로)몇 달 전부터 TF를 구성해 내부적으로도 철저히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갈무리) '큐브' 확률조작 논란이 있었던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도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단순 확률 공개에 더해 자체적으로도 확률 검증을 진행해 이를 주기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넥슨의 대표 타이틀 '던전앤파이터’, 'FC온라인' 등도 각각의 게임 내 확률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다. (사진=컴투스 공식 유튜브 갈무리) 국내 게임사는 광고물의 경우 하단에 '확률형 아이템 포함'이라는 문구를 기재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는 지난 15일 수집형 RPG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의 광고 우측 하단에 '확률형 아이템 포함'이라 적힌 문구를 넣었으며, 하이브IM도 지난 5일 신작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의 홍보 영상에 동일한 문구를 적어 선제적 조치를 마쳤다. ■ '버섯커키우기' 등 규제 사각지대 놓인 해외 게임사 국내 게임사들의 우려대로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버섯커키우기'의 개발사 조이모바일네트워크는 자사의 홈페이지에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 게임사만 규제에 맞춰 확률 정보 시스템 구축·관리에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셈이다. 중국 회사로 알려진 조이모바일네크워크는 지난해 12월 '버섯커키우기'를 국내에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 모바일 최강자 '리니지M'을 제치고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장기간 유지했으며, 현재도 구글 플레이 3위, 앱스토어는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모바일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전세계에서 약 129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66%인 851억원가량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게임의 핵심 비즈니스모델(BM)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캐릭터나 아이템을 뽑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성장 과정에도 확률이 개입한다. 이 게임의 국내 출시 당시 명칭은 '버섯커키우기 - 3000뽑기'로, 이름에서부터 확률 뽑기가 암시된 셈이다. 이번 규제에 따르면 개발사 조이모바일네트워크는 개별 아이템 하나하나에 대해 확률을 공개해야 하지만, 현재 일부 콘텐츠(스킬, 동료 뽑기)에만 확률이 명시돼 있다. 그나마도 '일반', '매직' 등 등급별 획득 확률만 알 수 있으며, 상세 아이템 확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버섯커키우기의 네이버 공식 라운지, 개발사 홈페이지에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는 찾아볼 수 없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판교에서 열린 '확률형 아이템 표시의무제도 안내 설명회'에서 "사업자들에게 협조 요청을 하고 있고, 게임산업법 개정안 준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게임산업법 개정안은 2020년과 지난해에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시작됐지만…해외 게임사는 '묵묵부답'

엔씨-넥슨-컴투스 등 확률 공개…'버섯커키우기'는 공개 안했다

김태현 기자 승인 2024.03.22 11:13 의견 0
지난 8일 판교에서 열린 '확률형 아이템 표시의무제도 설명회'.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물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의무공개제도가 22일부터 시행된다. 국내 게임사는 규제에 맞춰 확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해외 게임사엔 이를 적용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반쪽 규제 또는 역차별이란 우려가 나온다.

개정된 게임산업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국내에서 게임물을 제작·배급·제공하는 사업자는 확률형 아이템 종류와 확률 정보를 게임물과 공식 홈페이지에 이용자가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이용자가 직·간접적으로 유상 구매하는 아이템 중 효과나 성능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옥외광고물, 정보통신망, 정기간행물 등에 확률형 아이템이 들어간 게임이 소개될 때도 아이템 확률 정보를 함께 표기해야 한다. 게임사는 이를 어길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 엔씨-넥슨-컴투스 등 선제 대응 마친 국내 게임업계

엔씨소프트, 넥슨, 컴투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는 규제 시행 전부터 확률 정보를 공개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리니지M' 홈페이지 갈무리)

엔씨는 MMORPG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에서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의 종류와 등장 확률을 선제적으로 공개하고, 합성 시도 보상, 미스터리 카드 등에 대한 확률 정보 확인도 가능케 했다. 이용자는 이를 게임 내에서 열람하는 것은 물론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엔씨는 '리니지W' 등 다른 게임에도 확률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내정자는 20일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에서 "엔씨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자율규제가 시작된 시점부터 공개해왔다"며 "(이번 규제 대책으로)몇 달 전부터 TF를 구성해 내부적으로도 철저히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사진='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갈무리)

'큐브' 확률조작 논란이 있었던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도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단순 확률 공개에 더해 자체적으로도 확률 검증을 진행해 이를 주기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넥슨의 대표 타이틀 '던전앤파이터’, 'FC온라인' 등도 각각의 게임 내 확률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다.

(사진=컴투스 공식 유튜브 갈무리)

국내 게임사는 광고물의 경우 하단에 '확률형 아이템 포함'이라는 문구를 기재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는 지난 15일 수집형 RPG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의 광고 우측 하단에 '확률형 아이템 포함'이라 적힌 문구를 넣었으며, 하이브IM도 지난 5일 신작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의 홍보 영상에 동일한 문구를 적어 선제적 조치를 마쳤다.

■ '버섯커키우기' 등 규제 사각지대 놓인 해외 게임사

국내 게임사들의 우려대로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버섯커키우기'의 개발사 조이모바일네트워크는 자사의 홈페이지에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 게임사만 규제에 맞춰 확률 정보 시스템 구축·관리에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셈이다.

중국 회사로 알려진 조이모바일네크워크는 지난해 12월 '버섯커키우기'를 국내에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 모바일 최강자 '리니지M'을 제치고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장기간 유지했으며, 현재도 구글 플레이 3위, 앱스토어는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모바일시장 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전세계에서 약 129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66%인 851억원가량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게임의 핵심 비즈니스모델(BM)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캐릭터나 아이템을 뽑는 것은 물론 기본적인 성장 과정에도 확률이 개입한다. 이 게임의 국내 출시 당시 명칭은 '버섯커키우기 - 3000뽑기'로, 이름에서부터 확률 뽑기가 암시된 셈이다.

이번 규제에 따르면 개발사 조이모바일네트워크는 개별 아이템 하나하나에 대해 확률을 공개해야 하지만, 현재 일부 콘텐츠(스킬, 동료 뽑기)에만 확률이 명시돼 있다. 그나마도 '일반', '매직' 등 등급별 획득 확률만 알 수 있으며, 상세 아이템 확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버섯커키우기의 네이버 공식 라운지, 개발사 홈페이지에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는 찾아볼 수 없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판교에서 열린 '확률형 아이템 표시의무제도 안내 설명회'에서 "사업자들에게 협조 요청을 하고 있고, 게임산업법 개정안 준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게임산업법 개정안은 2020년과 지난해에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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