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미국 시장에서는 고부가가지 제품 판매를 본격화해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제 혜택을 받았다.
삼성SDI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674억원을 잠정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8%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1309억원, 순이익 286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4.2% 38.3% 줄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전지 부문 매출액 4조5818억원, 영업이익 214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5%, 32%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7%를 기록했다.
특히 중대형 전지는 전기차 캐즘 등 전방산업의 둔화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냈다고 삼성SDI는 설명했다. 자동차 전지는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P5의 판매량이 견조했다. 미주향 P6의 공급 개시 등 고부가 제품 판매로 미국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늘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는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소형 전지는 매출이 줄었지만, 파우치형 전지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원형 전지는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고객의 재고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으나 전동공구는 장기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전 분기 수준의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했다. 파우치형 전지는 주요 고객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인해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면서 소형전지 실적을 이끌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액은 5491억원, 영업이익은 52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각각 1%, 10%씩 줄었다. 편광필름은 75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도체 소재는 고객의 일시적 재고 조정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삼성SDI는 2분기에는 시장 환경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대형 전지 내 자동차 전지는 신규 P6의 확대 판매를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ESS 전지는 전력용 SBB(Samsung Battery Box)의 판매 확대와 UPS용 고출력 배터리의 수요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소형 전지는 수익성 확보와 함께 신규 수요 발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원형 전지는 장기공급계약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선다는 방침. 미주 OPE(야외용 전동공구), 인도·동남아 전기이륜차(E2Wheeler) 시장의 조기 진입을 추진한다. 46파이(지름 46㎜) 전지의 신규 고객 확보와 양산 준비도 지속할 예정이다. 파우치형 전지는 주요 고객의 하반기 신제품에 선제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자재료 부문은 시장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편광필름은 3분기 TV 시장 성수기 수요 대응으로 판매가 늘고, 반도체 소재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개선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도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2030년 글로벌 톱티어 회사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