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로 인해 면세점 업계의 보릿고개가 장기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로 인해 면세점 업계의 보릿고개가 장기화되고 있다. 최근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사상 처음으로 설 명절 당일 시내면세점 휴무를 선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설 특수를 노릴 수 없어서다. 면세점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따이궁(보부상)들이 중국의 설 명절인 춘제 연휴 동안(11일~17일)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원인이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도 새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달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에서 롯데‧신라면세점이 운영 중인 구역의 계약이 만료된다. 해당 구역은 지난해 8월 계약 기간이 만료됐으나 신규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아 연장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법상 최대 6개월까지만 연장할 수 있어 자리를 비워야한다. 이번에 영업이 종료되는 매장 수는 24개, 규모는 4263㎡다. 제1터미널 전체 면세사업권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0%를 웃돈다. 신규사업자 선정 경쟁 입찰은 지난해 3차례 유찰됐으며 다음 입찰공고도 미지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4개 구역 영업 중단으로 이곳에서 근무하는 880여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 대부분은 면세점 본사 소속이 아닌 각 브랜드에서 협력업체 소속이라 고용 유지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인천국제공항은 임시방편으로 제1터미널 운영 사업자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측과 영업면적을 5% 넓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사업자 선정이 시급하다. 사실상 이번달 선정은 어렵다. 수익성 등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한 제3자 국외 반송 제도를 종료했다. 현재 다회발송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 구매자들이 출국 전 수출 인도장을 통해 면세품을 먼저 발송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업계에선 구매를 위해선 국내에 입국해야 하는 등 한계가 뚜렷해 제3자 반송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작년말 재난 등의 이유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경우 특허수수료를 감면할 수 있도록 하는 관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감면안은 나오지 않았다. 면세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에서 임대료 인하나 내수통관 시스템 대안 등으로 버티고 있다”며 “중국처럼 입국하지 못한 외국인 상대로 직구를 허용하거나 내국인 여행수요 회복에 맞춰 구매한도나 면세한도를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은 규제를 완화하며 내수를 통해 면세점 매출을 회복시키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종료돼도 국내 면세점 매출 회복이 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면세한도 증액이나 역직구 등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5조505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24조8596억원) 37.7% 곤두박질 쳤다. 문제는 이같은 매출 부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면세업계는 재고 판매, 무착륙 비행 등의 방법으로 난국을 타개하려 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해외 여행이 중단되고 항공편이 멈추면서 매출 하락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면세업계는 매출 회복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럭스몰 라이브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브랜드관으로 입점했다. 하지만 아직 면세점 업계의 갈길은 안개속이다. 입춘이 지난 시점에서도 꽁꽁 얼어붙은 하늘길과 내수시장은 업계 관계자들과 근로자들로 하여금 한숨이 늘게 하고 있다. 정부가 앞으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어떻게 내놓을지 그리고 협력업체를 비롯한 수많은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이 존속될 수 있을지 기약은 없다. 보릿고개보다 더 힘든 현재 상황에서 면세점업계와 정부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심영범의 플래시] 면세점 설 특수 포기...기약 없는 보릿고개

업계, 구매한도 면세한도 증액 등 지원책 요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도 오리무중...협력업체 직원 일자리 우려

심영범 기자 승인 2021.02.03 15:32 | 최종 수정 2021.02.04 17:12 의견 0
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로 인해 면세점 업계의 보릿고개가 장기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로 인해 면세점 업계의 보릿고개가 장기화되고 있다. 최근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사상 처음으로 설 명절 당일 시내면세점 휴무를 선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설 특수를 노릴 수 없어서다.

면세점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따이궁(보부상)들이 중국의 설 명절인 춘제 연휴 동안(11일~17일)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원인이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도 새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달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에서 롯데‧신라면세점이 운영 중인 구역의 계약이 만료된다.

해당 구역은 지난해 8월 계약 기간이 만료됐으나 신규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아 연장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법상 최대 6개월까지만 연장할 수 있어 자리를 비워야한다.

이번에 영업이 종료되는 매장 수는 24개, 규모는 4263㎡다. 제1터미널 전체 면세사업권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0%를 웃돈다. 신규사업자 선정 경쟁 입찰은 지난해 3차례 유찰됐으며 다음 입찰공고도 미지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4개 구역 영업 중단으로 이곳에서 근무하는 880여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 대부분은 면세점 본사 소속이 아닌 각 브랜드에서 협력업체 소속이라 고용 유지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인천국제공항은 임시방편으로 제1터미널 운영 사업자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측과 영업면적을 5% 넓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사업자 선정이 시급하다. 사실상 이번달 선정은 어렵다. 수익성 등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한 제3자 국외 반송 제도를 종료했다. 현재 다회발송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 구매자들이 출국 전 수출 인도장을 통해 면세품을 먼저 발송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업계에선 구매를 위해선 국내에 입국해야 하는 등 한계가 뚜렷해 제3자 반송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작년말 재난 등의 이유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경우 특허수수료를 감면할 수 있도록 하는 관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감면안은 나오지 않았다.

면세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에서 임대료 인하나 내수통관 시스템 대안 등으로 버티고 있다”며 “중국처럼 입국하지 못한 외국인 상대로 직구를 허용하거나 내국인 여행수요 회복에 맞춰 구매한도나 면세한도를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은 규제를 완화하며 내수를 통해 면세점 매출을 회복시키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종료돼도 국내 면세점 매출 회복이 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면세한도 증액이나 역직구 등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5조505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24조8596억원) 37.7% 곤두박질 쳤다.

문제는 이같은 매출 부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면세업계는 재고 판매, 무착륙 비행 등의 방법으로 난국을 타개하려 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해외 여행이 중단되고 항공편이 멈추면서 매출 하락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면세업계는 매출 회복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럭스몰 라이브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브랜드관으로 입점했다.

하지만 아직 면세점 업계의 갈길은 안개속이다. 입춘이 지난 시점에서도 꽁꽁 얼어붙은 하늘길과 내수시장은 업계 관계자들과 근로자들로 하여금 한숨이 늘게 하고 있다. 정부가 앞으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어떻게 내놓을지 그리고 협력업체를 비롯한 수많은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이 존속될 수 있을지 기약은 없다.

보릿고개보다 더 힘든 현재 상황에서 면세점업계와 정부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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