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동 한화 빌딩. (사진=한화건설) 한화건설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의 합병을 앞두고 재무부담에 악재를 끼칠 수 있는 리스크 해소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4조원 규모의 이라크 대규모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가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부실 뇌관이 된 사업을 정리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친환경 사업에 역량을 쏟을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7일 "이라크에서 진행되고 있던 비스마야 신도시 및 사회기반시설 공사와 관련하여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기성금 지연지급 및 미지급 등 계약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지 통지를 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해지 효력 발생 시점은 21일 이후인 오는 28일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 비스마야 신도시 주택사업에 이어 2015년에는 사회기반시설사업(인프라) 사업을 따냈다. 총 사업비 101억달러(14조4763억원)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였다. 김 회장은 이라크 사업을 두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로 여길 정도 였으나 대외 변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사업 진행이 녹록지 않았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이슬람 국가 간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사업이 파행을 겪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현장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철수했다. 공사비 지급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택사업 계약 시점인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수금과 기성금으로 총 공사대금의 43% 가량인 43억2200만달러(6조1588억원)를 수령했다. 한화건설은 공사미수금을 선수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라크 신도시 사업 초기 단계에서 몇 차례 선수금을 받았고 공사선수금 규모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해 왔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 기준 미수금과 미청구공사금액은 8600억원이며 대손충당금은 320억원으로 설정했다. 대손충당금은 받아야할 돈 가운데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금액을 의미한다. 한화건설은 발주처와 지속적인 협의에 나서며 공사 정상화 노력에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공사 지연에 따라 당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계속적으로 커지면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와 내달 합병을 앞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은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는 결정에 따라 한화건설 신용등급 향상을 검토 중이다. 이에 비스마야 사업이 신용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잠재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배제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미청구공사금액과 선수금의 규모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 크게 손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주처의 향후 입장에 따라 공사 재개 가능성도 닫혀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건설한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 (사진=한화건설) ■ 대우조선해양 삼킨 한화, 한화건설 시너지 기대감도 한화건설이 잠재적 리스크로 떠오른 비스마야 사업을 털어내면서 자금 운용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성장 목표로 삼은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 도약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나 풍력발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합병 이후로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질 예정이다. 합병 시너지 기대감도 나온다. 한화가 해상풍력설치선(WTIV)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우조선해양을 합병하면서 한화건설은 해상풍력 발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부 기대감도 나온다. 한화건설은 해상풍력발전 사업에서 총 사업비 2조원 이상 투입이 예고된 400MW급 신안우이해상풍력사업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이를 필두로 향후 2030년까지 육상 및 해상에서 총 2GW(2000MW) 규모 이상의 풍력사업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지형 등을 고려했을 때 풍력 사업은 육상 풍력보다는 해상풍력이 적합하다"며 "한화건설이 이미 자체적으로 풍력사업 역량을 갖춘 만큼 대우조선해양과 즉각적인 시너지를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

한화건설, 합병 앞두고 재무부담 리스크 해소…부실 뇌관 이라크 사업 ‘손절’

14조원 규모 이라크 신도시 사업 계약 해지 통보
한화,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따른 해상풍력 시너지 기대감

정지수 기자 승인 2022.10.11 10:47 의견 0
장교동 한화 빌딩. (사진=한화건설)

한화건설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의 합병을 앞두고 재무부담에 악재를 끼칠 수 있는 리스크 해소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4조원 규모의 이라크 대규모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가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부실 뇌관이 된 사업을 정리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친환경 사업에 역량을 쏟을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7일 "이라크에서 진행되고 있던 비스마야 신도시 및 사회기반시설 공사와 관련하여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기성금 지연지급 및 미지급 등 계약위반을 이유로 계약 해지 통지를 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해지 효력 발생 시점은 21일 이후인 오는 28일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 비스마야 신도시 주택사업에 이어 2015년에는 사회기반시설사업(인프라) 사업을 따냈다. 총 사업비 101억달러(14조4763억원)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였다. 김 회장은 이라크 사업을 두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로 여길 정도 였으나 대외 변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사업 진행이 녹록지 않았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이슬람 국가 간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사업이 파행을 겪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현장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철수했다.

공사비 지급도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택사업 계약 시점인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선수금과 기성금으로 총 공사대금의 43% 가량인 43억2200만달러(6조1588억원)를 수령했다.

한화건설은 공사미수금을 선수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라크 신도시 사업 초기 단계에서 몇 차례 선수금을 받았고 공사선수금 규모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해 왔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 기준 미수금과 미청구공사금액은 8600억원이며 대손충당금은 320억원으로 설정했다. 대손충당금은 받아야할 돈 가운데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금액을 의미한다.

한화건설은 발주처와 지속적인 협의에 나서며 공사 정상화 노력에 힘을 기울였다. 그러나 공사 지연에 따라 당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계속적으로 커지면서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와 내달 합병을 앞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은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는 결정에 따라 한화건설 신용등급 향상을 검토 중이다. 이에 비스마야 사업이 신용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잠재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배제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미청구공사금액과 선수금의 규모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 크게 손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주처의 향후 입장에 따라 공사 재개 가능성도 닫혀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건설한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 (사진=한화건설)

■ 대우조선해양 삼킨 한화, 한화건설 시너지 기대감도

한화건설이 잠재적 리스크로 떠오른 비스마야 사업을 털어내면서 자금 운용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성장 목표로 삼은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 도약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나 풍력발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합병 이후로도 이 같은 기조는 이어질 예정이다.

합병 시너지 기대감도 나온다. 한화가 해상풍력설치선(WTIV)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우조선해양을 합병하면서 한화건설은 해상풍력 발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부 기대감도 나온다.

한화건설은 해상풍력발전 사업에서 총 사업비 2조원 이상 투입이 예고된 400MW급 신안우이해상풍력사업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이를 필두로 향후 2030년까지 육상 및 해상에서 총 2GW(2000MW) 규모 이상의 풍력사업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지형 등을 고려했을 때 풍력 사업은 육상 풍력보다는 해상풍력이 적합하다"며 "한화건설이 이미 자체적으로 풍력사업 역량을 갖춘 만큼 대우조선해양과 즉각적인 시너지를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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