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국내 건설 수주액.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국내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주택 수주를 급격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국내외 비주택 부문 수주를 늘리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4일 본지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동향브리핑 제946'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9.1% 감소한 175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수주의 감소는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건축 수주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전국 건축 수주는 115조9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167조원) 대비 30.6%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2019년(111조2000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반면 토목 수주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토목 수주액은 59조3000억원으로 전년(49조4000억원)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 간 건설사의 연평균 국내 토목 수주액은 35조원 가량이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측은 "초대형 석유화학 플랜트인 샤힌 프로젝트(9조2000억원) 수주 등의 영향으로 토목 수주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주택 곳간 비우는 건설사, 도시정비도 '시큰둥' 올해도 대형건설사들은 주택 수주 비중을 낮추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8조4060억원을 주택 분야에서 수주했지만 올해 목표치를 6조8890억원으로 낮춰잡았다. DL이앤씨도 지난해 주택 수주 실적은 6조7190억원을 넘겼으나 올해 수주 목표는 4조원으로 설정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택사업에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높다고 꼽히는 도시정비 수주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나 그동안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던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유찰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의 경쟁입찰이 예상된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은 현장설명회에 총 10개사가 참석했으나 입찰참여 확약서는 대우건설만 제출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유력한 경쟁후보였으나 불참했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과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도 각각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이외에도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도 건설사의 무응찰로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주 목표 자체를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주택사업을 줄이고 어느 부분을 확대하느냐에 대한 고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 토목과 플랜트, 해외로…비주택 분야 확대에 집중 건설사들의 비주택 분야 수주 낭보는 지속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9일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 신축사업'을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초저온물류센터를 새로 짓는 것으로 총 공사금액은 493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토목사업본부 내 풍력사업TFT를 두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도 올해 신사업 수주를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신사업 수주는 200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목표액으로 2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에너지 사업과 스마트 시티 등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네이버와 손을 잡고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트윈 구축 사업에서 스마트시티 사업 및 데이터센터와 각종 인프라 사업 건설·운영에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원전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곧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달 18조 원 규모 불가리아 대형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DL이앤씨는 토목 수주 목표를 전년 수주 실적(1조4290억원) 대비 40% 이상 높은 2조원으로 제시했다. 중견 건설사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모두 비주택 사업에서 수주를 올렸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를 비롯해 ▲금양 3억셀 2차전지 생산시설 추가 공사 ▲인천발 KTX 송도역사 증축 기타공사 ▲고속국도 제14호 창녕~밀양간 전기공사 1공구 등 총 4건의 토목과 비주택 건축 분야 수주에 성공했다. 태영건설도 워크아웃 이후 발빠르게 비주택사업 분야에서 수주 실적 쌓기에 나서고 있다. 1826억원 규모의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 수주가 유력하다. 쌍용건설은 아이티 태양광 사업 진출에 성공하면서 해외사업 영토 확장과 신사업 분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동시에 해냈다. 글로벌 세아 그룹 품에서 그룹사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1323억원 규모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를 품에 안으면서 기존 주요 먹거리였던 토목사업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토목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꾸준히 확대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신사업 분야에서도 수주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건설사 장바구니, 주택 비우고 토목·플랜트 담는다

국내 건설수주, 주택 비중 높은 건축 분야 급감…토목은 역대 최고 수준
올해도 주택 수주 보수적…강남 도시정비도 잇따라 유찰
토목과 플랜트, 비주택 분야 확대 집중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3.04 11:46 의견 0
지난 5년간 국내 건설 수주액.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국내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주택 수주를 급격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국내외 비주택 부문 수주를 늘리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4일 본지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동향브리핑 제946'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9.1% 감소한 175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수주의 감소는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건축 수주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전국 건축 수주는 115조9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167조원) 대비 30.6%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2019년(111조2000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반면 토목 수주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토목 수주액은 59조3000억원으로 전년(49조4000억원)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 간 건설사의 연평균 국내 토목 수주액은 35조원 가량이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측은 "초대형 석유화학 플랜트인 샤힌 프로젝트(9조2000억원) 수주 등의 영향으로 토목 수주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주택 곳간 비우는 건설사, 도시정비도 '시큰둥'

올해도 대형건설사들은 주택 수주 비중을 낮추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8조4060억원을 주택 분야에서 수주했지만 올해 목표치를 6조8890억원으로 낮춰잡았다. DL이앤씨도 지난해 주택 수주 실적은 6조7190억원을 넘겼으나 올해 수주 목표는 4조원으로 설정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택사업에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높다고 꼽히는 도시정비 수주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나 그동안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던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유찰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의 경쟁입찰이 예상된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은 현장설명회에 총 10개사가 참석했으나 입찰참여 확약서는 대우건설만 제출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유력한 경쟁후보였으나 불참했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과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도 각각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이외에도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도 건설사의 무응찰로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주 목표 자체를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주택사업을 줄이고 어느 부분을 확대하느냐에 대한 고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 토목과 플랜트, 해외로…비주택 분야 확대에 집중

건설사들의 비주택 분야 수주 낭보는 지속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9일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 신축사업'을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초저온물류센터를 새로 짓는 것으로 총 공사금액은 493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토목사업본부 내 풍력사업TFT를 두고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도 올해 신사업 수주를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신사업 수주는 200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목표액으로 2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에너지 사업과 스마트 시티 등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네이버와 손을 잡고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트윈 구축 사업에서 스마트시티 사업 및 데이터센터와 각종 인프라 사업 건설·운영에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원전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곧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달 18조 원 규모 불가리아 대형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DL이앤씨는 토목 수주 목표를 전년 수주 실적(1조4290억원) 대비 40% 이상 높은 2조원으로 제시했다.

중견 건설사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모두 비주택 사업에서 수주를 올렸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를 비롯해 ▲금양 3억셀 2차전지 생산시설 추가 공사 ▲인천발 KTX 송도역사 증축 기타공사 ▲고속국도 제14호 창녕~밀양간 전기공사 1공구 등 총 4건의 토목과 비주택 건축 분야 수주에 성공했다.

태영건설도 워크아웃 이후 발빠르게 비주택사업 분야에서 수주 실적 쌓기에 나서고 있다. 1826억원 규모의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 수주가 유력하다.

쌍용건설은 아이티 태양광 사업 진출에 성공하면서 해외사업 영토 확장과 신사업 분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동시에 해냈다. 글로벌 세아 그룹 품에서 그룹사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1323억원 규모의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를 품에 안으면서 기존 주요 먹거리였던 토목사업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토목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꾸준히 확대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신사업 분야에서도 수주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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