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4지구 임시 조감도. (자료=성수4지구 조합) 한강변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초고층 '스카이 라인' 조성 계획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최고층수 규제가 풀리면서 마천루 건립이 가능해졌지만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분담금 폭탄이 우려되면서다. 이에 각 조합에서는 재건축 이후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과 당장의 분담금 지불 비용을 저울질하는 형국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구역(이하 성수2지구)은 오는 8일 정기 총회를 열고 '건축심의를 위한 아파트 주동의 최고 층수(안) 의견의 건'을 표결에 부친다. 성수2지구는 서울시가 지난해 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공고하면서 아파트 최고 층수 제한을 없애자 50층 이상의 초고층 재건축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사비가 급격하게 오르자 분담금을 우려한 조합원들의 민심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근 정비사업지에서도 재건축 최고 층수를 놓고 조합원 민심이 엇갈렸다. 성수1지구는 최고층수 50층 미만의 개발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16일 성수1지구 조합은 '층수 결정의 건'을 총회 투표에 부친 결과, 준초고층을 선택한 인원이(523명)이 준초고층을 선택하면서 초고층을 선택한 인원(487명)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최고 층수 결정 관련 투표를 진행한 성수4지구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 전자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450명(59.7%) 중 359명(79.8%)이 ‘초고층 77층’을 선택한 것. '준초고층 49층'을 선택한 인원은 88명(19.6%)에 불과했다. 성수4지구 조합은 최고층수를 77층으로 재건축한다면 3.3㎡(평)당 공사비는 12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49층으로 추진하는 계획과 비교했을 때 약 20% 늘어난 정도다. 공사비가 늘면서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증가한다. 성수4지구는 77층 재건축 계획으로 49층 추진 계획과 비교했을 때 3700억원 이상의 비용 증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초고층 재건축을 통해 약 4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여 늘어난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조합의 판단이다. 성수4지구는 층수 결정의 건을 2회에 걸친 설문조사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사를 확인하며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성수4지구 정영보 조합장은 "시공사 간의 경쟁을 통해 공사비를 최대한 낮출 것이며 77층으로 더 깨끗한 한강조망과 랜드마크 프리미엄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건설사 간의 공사비 경쟁을 통한 수주전은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잠정)는 154.64를 기록했다. 건설공사비지수가 154를 돌파한 것은 지수를 집계·공표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1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구정과 여의도, 한강변 등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높은 공사비에 대한 저항감이 비교적 덜해 수주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건설사 내부에서는 제값을 받지 못할 저가수주는 안하는 게 잘하는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저렴한 공사비를 앞세워서까지 수주전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담금 걱정되는데 초고층 괜찮을까요"…한강변 재건축 단지의 고민

성수2지구, 최고층수 관련 조합원 민심 확인 나서
1지구는 50층 미만 개발로 가닥, 4지구는 77층 초고층 선호도 높아

정지수 기자 승인 2024.03.07 12:01 의견 0
성수4지구 임시 조감도. (자료=성수4지구 조합)

한강변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초고층 '스카이 라인' 조성 계획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최고층수 규제가 풀리면서 마천루 건립이 가능해졌지만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분담금 폭탄이 우려되면서다. 이에 각 조합에서는 재건축 이후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과 당장의 분담금 지불 비용을 저울질하는 형국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구역(이하 성수2지구)은 오는 8일 정기 총회를 열고 '건축심의를 위한 아파트 주동의 최고 층수(안) 의견의 건'을 표결에 부친다.

성수2지구는 서울시가 지난해 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공고하면서 아파트 최고 층수 제한을 없애자 50층 이상의 초고층 재건축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사비가 급격하게 오르자 분담금을 우려한 조합원들의 민심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근 정비사업지에서도 재건축 최고 층수를 놓고 조합원 민심이 엇갈렸다.

성수1지구는 최고층수 50층 미만의 개발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16일 성수1지구 조합은 '층수 결정의 건'을 총회 투표에 부친 결과, 준초고층을 선택한 인원이(523명)이 준초고층을 선택하면서 초고층을 선택한 인원(487명)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최고 층수 결정 관련 투표를 진행한 성수4지구에서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 전자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450명(59.7%) 중 359명(79.8%)이 ‘초고층 77층’을 선택한 것. '준초고층 49층'을 선택한 인원은 88명(19.6%)에 불과했다.

성수4지구 조합은 최고층수를 77층으로 재건축한다면 3.3㎡(평)당 공사비는 12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49층으로 추진하는 계획과 비교했을 때 약 20% 늘어난 정도다.

공사비가 늘면서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증가한다. 성수4지구는 77층 재건축 계획으로 49층 추진 계획과 비교했을 때 3700억원 이상의 비용 증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초고층 재건축을 통해 약 4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여 늘어난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조합의 판단이다.

성수4지구는 층수 결정의 건을 2회에 걸친 설문조사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사를 확인하며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성수4지구 정영보 조합장은 "시공사 간의 경쟁을 통해 공사비를 최대한 낮출 것이며 77층으로 더 깨끗한 한강조망과 랜드마크 프리미엄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건설사 간의 공사비 경쟁을 통한 수주전은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잠정)는 154.64를 기록했다. 건설공사비지수가 154를 돌파한 것은 지수를 집계·공표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1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구정과 여의도, 한강변 등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높은 공사비에 대한 저항감이 비교적 덜해 수주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건설사 내부에서는 제값을 받지 못할 저가수주는 안하는 게 잘하는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저렴한 공사비를 앞세워서까지 수주전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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