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예산 감축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년 예산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11일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이자 상환 유예 금액은 11월 말 기준 8424건, 957억원으로 늘었다. 은행별로 이자 상환을 유예한 대출 원금이 보통 이자액 기준 30~50배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5대 은행 이자유예 대출 규모는 약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기업들의 원리금과 이자상환 여부에 따라 은행들의 건전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은행에서 이자를 상환받지 못하고 유예를 신청한 대출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당국의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대출 관련 이익이 큰 은행의 수익성 확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급)들을 모아 '가계 대출 관리 동향 및 점검' 화상회의를 진행한 자리에서 "11월 가계대출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며 9월에 제출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출 관리가 잘 되지 않은 2개 은행에 대해서는 개별 면담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은행권의 대출 금리 인상, 한도 축소, 심사 강화 등 추가 대출 관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 예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알려줄 수 없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인 건 사실"이라며 "사업을 늘리는 것보단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 은행권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정되어 있거나 점포를 통폐합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도 열중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통폐합을 진행했으며 이미 특별퇴직 신청을 받은 SC제일은행을 포함, 다른 은행들도 특별퇴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자회사에 내년 예산을 줄이라고 지시를 한 상태"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내년 상황도 좋게 전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경영이 어렵고 이로 인한 건물 공실 증가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은행들의 실적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예산을 크게 줄이기보단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이 책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건전성·수익성 악화 은행들, 내년도 허리띠 졸라 맨다

이자 상환 유예 늘고 대출 규제 늘며 건전·수익성 줄고 예산 축소

최동수 기자 승인 2020.12.11 14:36 | 최종 수정 2020.12.17 11:32 의견 0
은행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예산 감축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년 예산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11일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이자 상환 유예 금액은 11월 말 기준 8424건, 957억원으로 늘었다. 은행별로 이자 상환을 유예한 대출 원금이 보통 이자액 기준 30~50배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5대 은행 이자유예 대출 규모는 약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기업들의 원리금과 이자상환 여부에 따라 은행들의 건전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은행에서 이자를 상환받지 못하고 유예를 신청한 대출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당국의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대출 관련 이익이 큰 은행의 수익성 확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급)들을 모아 '가계 대출 관리 동향 및 점검' 화상회의를 진행한 자리에서 "11월 가계대출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며 9월에 제출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출 관리가 잘 되지 않은 2개 은행에 대해서는 개별 면담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은행권의 대출 금리 인상, 한도 축소, 심사 강화 등 추가 대출 관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 예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알려줄 수 없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상황인 건 사실"이라며 "사업을 늘리는 것보단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 은행권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정되어 있거나 점포를 통폐합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도 열중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통폐합을 진행했으며 이미 특별퇴직 신청을 받은 SC제일은행을 포함, 다른 은행들도 특별퇴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자회사에 내년 예산을 줄이라고 지시를 한 상태"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내년 상황도 좋게 전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경영이 어렵고 이로 인한 건물 공실 증가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은행들의 실적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예산을 크게 줄이기보단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이 책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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