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이 전면중단되면서 소비자가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증가액이 4년 만에 월별 최대치인 약 5조원에 육박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기) 등으로 인해 시중은행의 대출이 급증해서다. 금융당국은 직접 은행 임원들을 불러 규제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서고 신용대출 자체를 중단하는 은행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출 옥죄기'는 상당수 고객이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약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31일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무분별한 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앱을 통한 대출 경로를 한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이미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14일부터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막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월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2억 2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축소한 데 이어 이달 말부터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1억 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지방은행들과 인터넷 전문은행도 지난달부터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대출한도를 낮췄다. 전북은행은 지난달부터 'BEST 직장인신용대출(프로)'과 'JB 다이렉트 직장인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기존에 취급한 건도 갱신과 대환이 불가능해졌다. 다만 연장은 가능하도록 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비대면 대출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판매 중단 상품에는 'IM직장인 가계신용대출', '쓰담쓰담 간편대출', 'DGB 무방문 주택담보대출' 등이 있다. 내년 1월부터는 판매가 재개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당행의 가계대출 운용 한도 소진에 따라 비대면 대출상품 취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8월부터 대출상품별로 대출 최대한도를 낮췄다. 광주은행은 지난 3분기 여신 증가 속도가 수신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여·수신 갭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17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직장인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대출 잔고의 변동성이 높은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신규 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1금융권의 신용대출 통로가 막히자 소비자들은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5월에 4조 9000억원 감소했던 2금융권에서의 가계대출 규모는 6월~11월에 약 14조원에 달하는 증가액을 기록했다. 상호금융(2조 1000억 원)과 여신전문금융사(1조 1000억 원), 저축은행(9000억 원)에서 두드러지게 늘었다. 2금융권의 가계 대출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달 감소세였지만 6월 부동산 대출 추가 규제 시행 이후 은행 신용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자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금융권 대출 수요의 성격이 빚투 등 위험 성향 투자가 아닌 단순 생활자금 마련이 강하기 때문이다. 섣불리 대출 규제에 나설 경우 저 신용자들이 대거 사채시장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생활자금 충당을 위한 대출이나 코로나19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등의 자금 조달 통로를 막아버리면, 더욱 조건이 좋지 못한 대출을 늘릴 위험성만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금융당국은 "대출이 반드시 필요한 생계형 차주를 면밀히 살피고 연체율 등 2금융권 건전성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며 일단 12월까지는 대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한·우리·국민은행 신용대출 전면중단…타 은행·2금융권 상황은

시중은행 연이어 신용대출 중단
2금융권 가계대출 규모 10조 증가

최동수 기자 승인 2020.12.17 13:19 의견 0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이 전면중단되면서 소비자가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증가액이 4년 만에 월별 최대치인 약 5조원에 육박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기) 등으로 인해 시중은행의 대출이 급증해서다. 금융당국은 직접 은행 임원들을 불러 규제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서고 신용대출 자체를 중단하는 은행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출 옥죄기'는 상당수 고객이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약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31일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무분별한 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앱을 통한 대출 경로를 한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이미 중단했다. KB국민은행도 14일부터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막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월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2억 2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축소한 데 이어 이달 말부터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1억 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지방은행들과 인터넷 전문은행도 지난달부터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대출한도를 낮췄다.

전북은행은 지난달부터 'BEST 직장인신용대출(프로)'과 'JB 다이렉트 직장인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기존에 취급한 건도 갱신과 대환이 불가능해졌다. 다만 연장은 가능하도록 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비대면 대출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판매 중단 상품에는 'IM직장인 가계신용대출', '쓰담쓰담 간편대출', 'DGB 무방문 주택담보대출' 등이 있다. 내년 1월부터는 판매가 재개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당행의 가계대출 운용 한도 소진에 따라 비대면 대출상품 취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8월부터 대출상품별로 대출 최대한도를 낮췄다. 광주은행은 지난 3분기 여신 증가 속도가 수신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여·수신 갭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17일부터 이달 31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직장인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대출 잔고의 변동성이 높은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신규 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1금융권의 신용대출 통로가 막히자 소비자들은 저축은행,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5월에 4조 9000억원 감소했던 2금융권에서의 가계대출 규모는 6월~11월에 약 14조원에 달하는 증가액을 기록했다.

상호금융(2조 1000억 원)과 여신전문금융사(1조 1000억 원), 저축은행(9000억 원)에서 두드러지게 늘었다. 2금융권의 가계 대출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달 감소세였지만 6월 부동산 대출 추가 규제 시행 이후 은행 신용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자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금융권 대출 수요의 성격이 빚투 등 위험 성향 투자가 아닌 단순 생활자금 마련이 강하기 때문이다. 섣불리 대출 규제에 나설 경우 저 신용자들이 대거 사채시장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생활자금 충당을 위한 대출이나 코로나19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등의 자금 조달 통로를 막아버리면, 더욱 조건이 좋지 못한 대출을 늘릴 위험성만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금융당국은 "대출이 반드시 필요한 생계형 차주를 면밀히 살피고 연체율 등 2금융권 건전성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며 일단 12월까지는 대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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