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의 자존심 싸움이자 사업 부문별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시공능력평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른바 '건설사 성적표'를 받아보니 우열이 가려진 것. 뷰어스는 각 건설사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올해도 1위를 지켰다. 지난 2014년부터 10년 연속이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10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 10년 연속 1위 자리 지킨 삼성물산…자본 외에 공사실적도 최우수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액은 20조7296억원이다. 2위인 현대건설을 약 6조원 가량 따돌렸다. 삼성물산은 경영평가액에서 11조9415억원을 기록하면서 2위인 현대건설(5조8561억원)을 두배 가량 따돌렸다. 그동안 삼성물산의 1위 수성 원동력으로 작용한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삼성전자 주식 가치 등이 반영된 결과다. 경영평가액 외에도 건축분야 선전을 바탕으로 한 공사실적평가액 상승도 삼성물산의 왕좌 수성에 힘을 보탰다. 삼성물산은 건설공사 실적 중 건축분야에서만 10조6290억원을 기록했다. 건축분야에서의 선전으로 삼성물산은 지난해 현대건설에게 내줬던 공사실적평가액 1위 자리도 탈환했다. 공사실적평가액은 6조1942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2033억원) 대비 19.0% 증가했다. 다만 신인도 평가액은 1조1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하면서 현대건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물산은 토건 분야 외에 산업·환경설비공사업에서도 1위에 올랐다. 산업·환경설비공사업 시공능력평가액은 15조 6547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4935억원) 대비 16.0% 증가했다. 조경공사업에서도 시공능력평가액 1조1688억원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올해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면서 내년도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을 벌써부터 높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9조35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6% 가량 늘었다. 신규 수주에서도 14조3720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액인 13조8000억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HDC현대산업개발 서울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 ■ HDC현대산업개발, 10년 만에 10위권 밖…주택사업 의존 한계 HDC현대산업개발은 2013년 9위를 기록한 뒤 2014년 대규모 경영 개선 끝에 1400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3위까지로 내려왔다. 그러나 곧바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8~10위를 꾸준히 기록했으나 올해는 11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3조70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가량 감소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기술능력평가액을 제외하고는 모두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술능력평가액은 3984억원에서 404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공사실적평가액은 지난해 1조9403억원이었으나 올해는 1조8209억원으로 줄었다. 기술능력평가액과 공사실적평가액의 변화는 미비했으나 경영 평가액과 신인도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 경영평가액은 지난해 2조1614억원에서 1조2158억원으로 43% 감소했다. 신인도평가액도 4157억원에서 2601억원으로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이 같은 성적표는 높은 주택사업 의존과 광주 아파트 철거 및 전면 재시공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시공능력평가 중 세부항목인 신인도평가는 영업정지처분 또는 과징금 처분업체에게는 마이너스 요소다. 여기에 안전 사고 관련 요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학동과 광주 화정동에서 붕괴 사고가 있었다. 특히 화정동 붕괴 사고에서는 전면 재시공 결정 등으로 지난해 37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치루기로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붕괴 사고와 함께 부동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3조2983억원 영업이익은 11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으며 외형도 역성장했다. 재무부담도 더해졌다. 지난해 연결기준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총 1조81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4% 증가했다. 경영평가에도 악영향을 끼친 대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 사업에서 원가율 정상화 이후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2조8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2.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신규 수주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요 매출 중 하나인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과가 올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31조6430억언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30조2310억원까지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 선별적인 수주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리스크를 체크해 신중하게 사업지 수주를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 성적표] 10년 연속 1위 삼성물산, 밀려난 HDC현산…지각변동

삼성물산, 경영평가액 외에 공사실적평가에서도 최우수 학생
HDC현대산업개발, 경영평가액과 신인도평가액 모두 감소…11위로 하락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8.01 09:00 의견 0

건설사의 자존심 싸움이자 사업 부문별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시공능력평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른바 '건설사 성적표'를 받아보니 우열이 가려진 것. 뷰어스는 각 건설사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올해도 1위를 지켰다. 지난 2014년부터 10년 연속이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10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 10년 연속 1위 자리 지킨 삼성물산…자본 외에 공사실적도 최우수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액은 20조7296억원이다. 2위인 현대건설을 약 6조원 가량 따돌렸다.

삼성물산은 경영평가액에서 11조9415억원을 기록하면서 2위인 현대건설(5조8561억원)을 두배 가량 따돌렸다. 그동안 삼성물산의 1위 수성 원동력으로 작용한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삼성전자 주식 가치 등이 반영된 결과다.

경영평가액 외에도 건축분야 선전을 바탕으로 한 공사실적평가액 상승도 삼성물산의 왕좌 수성에 힘을 보탰다. 삼성물산은 건설공사 실적 중 건축분야에서만 10조6290억원을 기록했다. 건축분야에서의 선전으로 삼성물산은 지난해 현대건설에게 내줬던 공사실적평가액 1위 자리도 탈환했다. 공사실적평가액은 6조1942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2033억원) 대비 19.0% 증가했다.

다만 신인도 평가액은 1조1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하면서 현대건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물산은 토건 분야 외에 산업·환경설비공사업에서도 1위에 올랐다. 산업·환경설비공사업 시공능력평가액은 15조 6547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4935억원) 대비 16.0% 증가했다. 조경공사업에서도 시공능력평가액 1조1688억원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올해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면서 내년도 성적표에 대한 기대감을 벌써부터 높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9조35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6% 가량 늘었다. 신규 수주에서도 14조3720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액인 13조8000억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HDC현대산업개발 서울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

■ HDC현대산업개발, 10년 만에 10위권 밖…주택사업 의존 한계

HDC현대산업개발은 2013년 9위를 기록한 뒤 2014년 대규모 경영 개선 끝에 1400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3위까지로 내려왔다. 그러나 곧바로 반등에 성공하면서 8~10위를 꾸준히 기록했으나 올해는 11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3조70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가량 감소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기술능력평가액을 제외하고는 모두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술능력평가액은 3984억원에서 4043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공사실적평가액은 지난해 1조9403억원이었으나 올해는 1조8209억원으로 줄었다.

기술능력평가액과 공사실적평가액의 변화는 미비했으나 경영 평가액과 신인도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 경영평가액은 지난해 2조1614억원에서 1조2158억원으로 43% 감소했다. 신인도평가액도 4157억원에서 2601억원으로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이 같은 성적표는 높은 주택사업 의존과 광주 아파트 철거 및 전면 재시공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시공능력평가 중 세부항목인 신인도평가는 영업정지처분 또는 과징금 처분업체에게는 마이너스 요소다. 여기에 안전 사고 관련 요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학동과 광주 화정동에서 붕괴 사고가 있었다. 특히 화정동 붕괴 사고에서는 전면 재시공 결정 등으로 지난해 37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치루기로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붕괴 사고와 함께 부동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3조2983억원 영업이익은 11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으며 외형도 역성장했다.

재무부담도 더해졌다. 지난해 연결기준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총 1조81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4% 증가했다. 경영평가에도 악영향을 끼친 대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 사업에서 원가율 정상화 이후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2조8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2.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신규 수주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요 매출 중 하나인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과가 올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31조6430억언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30조2310억원까지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 선별적인 수주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리스크를 체크해 신중하게 사업지 수주를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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