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삼성전자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주력인 반도체시장에서의 장악력이 예전보다 못하고, 휴대폰이나 가전 등에서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미래에 대한 비전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위기론의 골자다. 이에 뷰어스는 '삼성전자 위기론' 기획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기회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짚어본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및 다른 재계 총수들과 부산 한 전통시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자신을 찍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농담조로 한마디 던졌다. "아이폰이 왜 이렇게 많아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후 삼성 갤럭시는 항상 선두였다. 피처폰 시대 강자였던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무너진 후 애플이 스마트폰의 선구자로 나섰지만 점유율에서는 삼성이 항상 1위였다. 하지만 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애플에 넘겨줬다. 예견된 결과였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는 '샌드위치 위기론'이 오래전부터 커졌고,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걱정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사진=삼성전자) ◆ 고가 라인 '아이폰'에 밀리고 중저가 '중국산'에 잠식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애플이 20.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후 처음이다. 부동의 1위였던 삼성전자는 19.4%를 점유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샤오미·오포·트랜션 등 중국 업체들이 그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삼성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저가 시장인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이다. 중국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삼성의 전통적인 강세지역인 중남미 시장을 보면 최근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은 지난해 점유율이 32%로 2022년 38%와 비교해 6%포인트 줄었다. 삼성에서 줄어든 부분은 중국산이 대체했다. 트랜션이 4%포인트, 샤오미가 1%포인트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중국산이라고 무조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산업 전체가 발전하면서 기능이나 성능은 높아졌고, 업체별로 프리미엄부터 초저가 라인까지 가격 경쟁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에서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장 체인저 '폴더블·AI폰' 선점효과 언제까지? 삼성전자 갤럭시는 올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수년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폴더블폰'(갤럭시Z 시리즈)과 함께 인공지능(AI)폰인 '갤럭시 S24'가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특히 갤럭시 S24는 '손안의 AI'라는 명성을 얻으며 시장 구도를 바꾼 제품이라는 평가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국내 사전 예약 1주일 간 121만대가 판매됐다. 전작 대비 12만대 많은 역대 S시리즈 최고 기록이었다. 일평균 사전판매량도 17만3000대에 달했다. 특히 모델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가장 고가의 울트라가 60%를 차지하면서 평균만매가격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가 탑재된 갤럭시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시장 선점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일단 AI폰에서 밀린 애플이 반격을 준비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공개할 '아이폰16'에 AI 탑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업체들의 견제는 갤럭시 S24가 나오기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오포, 아너, 비보 등 중국업체들은 갤럭시 S24 공개(현지시간 1월17일) 직전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기능이나 기술력은 떨어지지만 선제 공개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당시에는 갤럭시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주지 않기 위한 견제 전략이었지만, 중국 업체들의 경우 급성장하면서 기술력도 많이 올라와 머지 않아 AI폰에서도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 개막 이후 가장 유의미한 '폼팩터 혁신'으로 평가받는 폴더블 시장 역시 중국의 도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화면을 2번 접을 수 있는 기술 특허를 공개하는 등 화웨이의 행보가 가장 공격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조금씩 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DSCC는 올 1분기 삼성전자가 전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관측했다. 폴더블폰 출하량 1위 자리에는 화웨이가 오를 것으로 DSCC는 예상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 (사진=삼성전자) ◆ "선점 가능한 시장 개척 시도 지속해야" 업계와 전문가들은 AI폰이나 폴더블폰처럼 선점할 수 있는 시장을 꾸준히 발굴해 '시장을 선도하는 스마트폰'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기업들과 물량이나 가격으로 경쟁하기 힘든 만큼 한발 앞서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 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별 시장 성격의 변화, 특히 당분간 인도 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다. A대학 무역학과 교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저가에서 프리미엄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결국 갤럭시S·Z, 그리고 A 시리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가 다양한 가격대별 전략을 전개하기 좋은 구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올해 1월 갤럭시 언팩 직후 인도로 달려갔다. 최초의 AI 폰을 선보이고 첫 해외 간담회를 개최할 곳으로 인도를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 따른 맞춤 전략만큼 중요한 것이 기술력에 근거한 선점 효과"라며 "'폴더블=갤럭시' 'AI폰=갤럭시'라는 식의 수식어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시장을 키우면서 기업도 성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위기론②] 아이폰에 밀리고 중국산에 쫓기고…'갤럭시' 돌파구는?

시장 체인저 '폴더블·AI폰' 선점효과 지속 미지수
"선점 가능한 시장 개척 시도 지속해야"

백진엽 기자 승인 2024.04.10 13:30 의견 0

[편집자주] 삼성전자 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주력인 반도체시장에서의 장악력이 예전보다 못하고, 휴대폰이나 가전 등에서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미래에 대한 비전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위기론의 골자다. 이에 뷰어스는 '삼성전자 위기론' 기획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기회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짚어본다.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및 다른 재계 총수들과 부산 한 전통시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자신을 찍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농담조로 한마디 던졌다. "아이폰이 왜 이렇게 많아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후 삼성 갤럭시는 항상 선두였다. 피처폰 시대 강자였던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무너진 후 애플이 스마트폰의 선구자로 나섰지만 점유율에서는 삼성이 항상 1위였다. 하지만 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애플에 넘겨줬다.

예견된 결과였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는 '샌드위치 위기론'이 오래전부터 커졌고,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걱정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사진=삼성전자)


◆ 고가 라인 '아이폰'에 밀리고 중저가 '중국산'에 잠식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애플이 20.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후 처음이다. 부동의 1위였던 삼성전자는 19.4%를 점유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샤오미·오포·트랜션 등 중국 업체들이 그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삼성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저가 시장인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이다. 중국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삼성의 전통적인 강세지역인 중남미 시장을 보면 최근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은 지난해 점유율이 32%로 2022년 38%와 비교해 6%포인트 줄었다. 삼성에서 줄어든 부분은 중국산이 대체했다. 트랜션이 4%포인트, 샤오미가 1%포인트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중국산이라고 무조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산업 전체가 발전하면서 기능이나 성능은 높아졌고, 업체별로 프리미엄부터 초저가 라인까지 가격 경쟁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국가에서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장 체인저 '폴더블·AI폰' 선점효과 언제까지?

삼성전자 갤럭시는 올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수년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폴더블폰'(갤럭시Z 시리즈)과 함께 인공지능(AI)폰인 '갤럭시 S24'가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특히 갤럭시 S24는 '손안의 AI'라는 명성을 얻으며 시장 구도를 바꾼 제품이라는 평가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국내 사전 예약 1주일 간 121만대가 판매됐다. 전작 대비 12만대 많은 역대 S시리즈 최고 기록이었다. 일평균 사전판매량도 17만3000대에 달했다. 특히 모델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가장 고가의 울트라가 60%를 차지하면서 평균만매가격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가 탑재된 갤럭시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시장 선점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일단 AI폰에서 밀린 애플이 반격을 준비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공개할 '아이폰16'에 AI 탑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업체들의 견제는 갤럭시 S24가 나오기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오포, 아너, 비보 등 중국업체들은 갤럭시 S24 공개(현지시간 1월17일) 직전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기능이나 기술력은 떨어지지만 선제 공개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당시에는 갤럭시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주지 않기 위한 견제 전략이었지만, 중국 업체들의 경우 급성장하면서 기술력도 많이 올라와 머지 않아 AI폰에서도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 개막 이후 가장 유의미한 '폼팩터 혁신'으로 평가받는 폴더블 시장 역시 중국의 도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화면을 2번 접을 수 있는 기술 특허를 공개하는 등 화웨이의 행보가 가장 공격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조금씩 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DSCC는 올 1분기 삼성전자가 전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관측했다. 폴더블폰 출하량 1위 자리에는 화웨이가 오를 것으로 DSCC는 예상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 (사진=삼성전자)


◆ "선점 가능한 시장 개척 시도 지속해야"

업계와 전문가들은 AI폰이나 폴더블폰처럼 선점할 수 있는 시장을 꾸준히 발굴해 '시장을 선도하는 스마트폰'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기업들과 물량이나 가격으로 경쟁하기 힘든 만큼 한발 앞서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 효과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별 시장 성격의 변화, 특히 당분간 인도 시장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다. A대학 무역학과 교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저가에서 프리미엄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결국 갤럭시S·Z, 그리고 A 시리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가 다양한 가격대별 전략을 전개하기 좋은 구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올해 1월 갤럭시 언팩 직후 인도로 달려갔다. 최초의 AI 폰을 선보이고 첫 해외 간담회를 개최할 곳으로 인도를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 따른 맞춤 전략만큼 중요한 것이 기술력에 근거한 선점 효과"라며 "'폴더블=갤럭시' 'AI폰=갤럭시'라는 식의 수식어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시장을 키우면서 기업도 성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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