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대풍공장에서 카레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오뚜기 #빈 파우치에 카레 내용물이 채워지고 밀봉된 후 살균 공정을 위해 차곡차곡 쌓여간다. 공정을 거친 파우치는 종이 패키지에 담기고 정해진 개수마다 다시 박스로 포장된다. 이 과정이 모두 로봇 설비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지며, 작업자는 이따금 포장 용기를 기계에 채워 넣기만 하면 된다. 지난 8일 방문한 충북 음성군 오뚜기 대풍공장의 풍경이다. 이곳은 지난해 기준 18개 유형 452품목, 생산 중량 기준 25만톤을 생산하는 오뚜기 최대 생산기지다. 지난 2001년 준공된 이래 수차례 공장을 확장하고 첨단 설비를 도입하며 생산 품목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케챂과 마요네스, 카레 등 오뚜기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제품들도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공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단연 ‘자동화’였다. 다양한 종류의 로봇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제품을 생산했다. 수많은 센서와 비전 카메라가 설비의 눈 역할을 맡고, 팔다리 역할을 하는 다관절 로봇은 유연하게 움직이며 제품을 포장하고 있었다. 케챂과 마요네스 등을 회전시켜 내용물을 채워넣는 로터리 충진기, ‘말’이라고 불리며 제품을 쌓고 옮기는 로봇 등 식품공장임에도 여느 제조업 못지않은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제품 용기에 카레 등 내용물을 충진하고 밀봉한 뒤 포장하는 공정은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자동화를 위해선 생각 이상으로 세부적인 공정이 필요하다. 가령 케챂과 마요네스 충진 공정 전에는 가벼워서 넘어지기 쉬운 용기를 바로 세워주는 로봇이 있으며, 이를 위해 제품 용기를 고정해주는 홀더를 옮기는 로봇이 따로 필요하다. 이외에도 박스를 접어주는 로봇과 개별 제품을 정해진 개수대로 박스에 넣는 로봇, 제품에 동봉될 일회용 숟가락을 넣어주는 로봇까지 사람의 손을 대신했다. 김혁 대풍공장 공장장은 “기존에 인력으로 하던 일을 센서와 로봇을 사용해서 자동화하면서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라며 “과거 작업자들은 반복작업에 숙달돼 모두 ‘생활의 달인’이라 불릴 정도였지만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속도 향상은 곧 효율화로 이어진다. ‘달인’들보다 빠르면서도 쉬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로봇 도입은 대풍공장이 오뚜기 생산의 견인차로 거듭나게 한 원동력이다. 게다가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면서 생긴 장점은 효율성 증대뿐이 아니다. 화상 영상으로 판독을 담당하는 비전 카메라는 사람 눈으로는 보기 힘든 미세한 차이까지 잡아낼 수 있다. 이를 AI 검사 시스템과 결합하면 제품에 발생한 균열이나 디자인 오류 등 불량품을 예방해 제품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김 공장장은 “리크 테스터, 우리말로는 핀홀 검사기라고 하는 장치로 제품에 난 구멍 등의 불량을 제거하고 있다”면서 “식약처에서 점검을 나오면 즉석밥의 경우 36개 제품에 무작위로 미세한 구멍을 뚫어서 생산라인에 넣는데, 이 기계를 통해 모두 걸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혁 공장장(사진 오른쪽)이 오뚜기 즉석밥에 사용되는 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뷰어스 기자. 제품 안전성을 위해 공장 전반에 걸쳐 위생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대풍공장 작업자들은 공장 건물 안으로 출근해서 환복한 뒤에는 퇴근할 때까지 모든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또한 공장 전체를 양압으로 유지해 곳곳의 틈새들을 통해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일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삼중 필터를 거친 깨끗한 공기만 환기구를 통해 들어올 수 있다. 모두 외부 이물질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제품 안전뿐만 아니라 작업자 안전을 위한 노력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점심시간을 맞은 구내식당에서는 천장에 설치된 대형 TV에서 다른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사례 등 안전교육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공장 이동 통로나 휴게공간 등에는 공장 직원들이 직접 지은 안전 표어가 게시돼 있었다. 끊임없이 안전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모습이었다. 전직원에게 제공한 태블릿PC를 통해 공장 안전관리시스템을 전산화해 사고사례를 곧바로 공지하고 안전교육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단순한 사고 예방 매뉴얼을 넘어 사원들의 역량 향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공장장은 “사원들이 안전을 대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불안요소는 언제든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안전관리에 자신하지 않고 끊임없이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간다] 자동화·위생·안전 삼박자 만전…오뚜기 ‘1위 제품’ 생산의 비결

연산 25만톤 규모 최대생산기지…MS 1위 제품 8개 포함 18개 유형 452개 품목 생산
공정 자동화로 생산효율·제품위생 ‘일석이조’…안전문화 정착위해 사원 역량 강화도

김성준 기자 승인 2023.11.09 11:16 의견 0

오뚜기 대풍공장에서 카레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오뚜기

#빈 파우치에 카레 내용물이 채워지고 밀봉된 후 살균 공정을 위해 차곡차곡 쌓여간다. 공정을 거친 파우치는 종이 패키지에 담기고 정해진 개수마다 다시 박스로 포장된다. 이 과정이 모두 로봇 설비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지며, 작업자는 이따금 포장 용기를 기계에 채워 넣기만 하면 된다.

지난 8일 방문한 충북 음성군 오뚜기 대풍공장의 풍경이다. 이곳은 지난해 기준 18개 유형 452품목, 생산 중량 기준 25만톤을 생산하는 오뚜기 최대 생산기지다. 지난 2001년 준공된 이래 수차례 공장을 확장하고 첨단 설비를 도입하며 생산 품목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케챂과 마요네스, 카레 등 오뚜기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제품들도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공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단연 ‘자동화’였다. 다양한 종류의 로봇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제품을 생산했다. 수많은 센서와 비전 카메라가 설비의 눈 역할을 맡고, 팔다리 역할을 하는 다관절 로봇은 유연하게 움직이며 제품을 포장하고 있었다. 케챂과 마요네스 등을 회전시켜 내용물을 채워넣는 로터리 충진기, ‘말’이라고 불리며 제품을 쌓고 옮기는 로봇 등 식품공장임에도 여느 제조업 못지않은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제품 용기에 카레 등 내용물을 충진하고 밀봉한 뒤 포장하는 공정은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자동화를 위해선 생각 이상으로 세부적인 공정이 필요하다. 가령 케챂과 마요네스 충진 공정 전에는 가벼워서 넘어지기 쉬운 용기를 바로 세워주는 로봇이 있으며, 이를 위해 제품 용기를 고정해주는 홀더를 옮기는 로봇이 따로 필요하다. 이외에도 박스를 접어주는 로봇과 개별 제품을 정해진 개수대로 박스에 넣는 로봇, 제품에 동봉될 일회용 숟가락을 넣어주는 로봇까지 사람의 손을 대신했다.

김혁 대풍공장 공장장은 “기존에 인력으로 하던 일을 센서와 로봇을 사용해서 자동화하면서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라며 “과거 작업자들은 반복작업에 숙달돼 모두 ‘생활의 달인’이라 불릴 정도였지만 일정 속도 이상이 되면 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속도 향상은 곧 효율화로 이어진다. ‘달인’들보다 빠르면서도 쉬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로봇 도입은 대풍공장이 오뚜기 생산의 견인차로 거듭나게 한 원동력이다. 게다가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면서 생긴 장점은 효율성 증대뿐이 아니다. 화상 영상으로 판독을 담당하는 비전 카메라는 사람 눈으로는 보기 힘든 미세한 차이까지 잡아낼 수 있다. 이를 AI 검사 시스템과 결합하면 제품에 발생한 균열이나 디자인 오류 등 불량품을 예방해 제품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김 공장장은 “리크 테스터, 우리말로는 핀홀 검사기라고 하는 장치로 제품에 난 구멍 등의 불량을 제거하고 있다”면서 “식약처에서 점검을 나오면 즉석밥의 경우 36개 제품에 무작위로 미세한 구멍을 뚫어서 생산라인에 넣는데, 이 기계를 통해 모두 걸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혁 공장장(사진 오른쪽)이 오뚜기 즉석밥에 사용되는 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준 뷰어스 기자.

제품 안전성을 위해 공장 전반에 걸쳐 위생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대풍공장 작업자들은 공장 건물 안으로 출근해서 환복한 뒤에는 퇴근할 때까지 모든 시간을 실내에서 보낸다. 또한 공장 전체를 양압으로 유지해 곳곳의 틈새들을 통해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일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삼중 필터를 거친 깨끗한 공기만 환기구를 통해 들어올 수 있다. 모두 외부 이물질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제품 안전뿐만 아니라 작업자 안전을 위한 노력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점심시간을 맞은 구내식당에서는 천장에 설치된 대형 TV에서 다른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사례 등 안전교육 영상이 반복 재생됐다. 공장 이동 통로나 휴게공간 등에는 공장 직원들이 직접 지은 안전 표어가 게시돼 있었다. 끊임없이 안전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모습이었다. 전직원에게 제공한 태블릿PC를 통해 공장 안전관리시스템을 전산화해 사고사례를 곧바로 공지하고 안전교육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단순한 사고 예방 매뉴얼을 넘어 사원들의 역량 향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공장장은 “사원들이 안전을 대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불안요소는 언제든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안전관리에 자신하지 않고 끊임없이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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