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롭 선양'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성수동에 새로운 팝업이 열렸다. 눈길을 끄는 푸른색 벽면 가운데 고래가 그려진 회전문을 밀고 들어가면, ‘고래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 대한 설명이 흘러나온다. 여느 팝업과 비슷하다는 생각은 곧이어 물이 가득 찬 ‘어트랙션존’을 마주하자 한순간에 사라졌다. 당혹감은 잠시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보트를 타고 여정에 뛰어들었다. 20일 오후 12시 방문한 제로슈거 소주 ‘선양’의 팝업스토어 ‘플롭 선양’ 첫인상이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긴 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17일 문을 연 ‘플롭 선양’은 ‘물에 빠지다(Plop)’라는 콘셉트에 맞게 이색적인 체험으로 SNS상에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선양 병뚜껑을 형상화한 보트를 타고 중간에 병뚜껑을 분수에 던지며 소원을 비는 짧은 코스이지만, 영하의 날씨에 경험하는 보트 탑승 체험은 인상적이다. ◆이색 체험에서 시음까지…방문객에 ‘선양’ 브랜드 각인 '크라운보트'를 타고 '고래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 나서면 거대한 미디어 아트와 마주하게 된다. 사진=김성준 기자 보트에서 내리면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이 시작된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이끄는 대로 사방이 푸른색인 복도를 지나면 공간은 어느새 물속 풍경으로 전환된다. 천장에 설치된 물주머니를 통해 비치는 물결 무늬는 수면 아래로 빠져든 것 같은 사실감을 더한다. ‘잠시 쉬어가기 위한 모래섬’의 다양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나면 ‘플롭 선양’ 스토리텔링의 백미인 미디어아트가 기다리고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하늘을 나는 거대한 고래가 다가오는 광경은 시원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강렬한 체험을 마치고 나면 ‘선양’을 알리는 브랜드존이 이어진다. 오래된 브라운관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선양 소주 광고 영상은 복고풍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굿즈도 준비됐다. 고래 컵 마개, 볼펜, 수면양말까지 선양의 마스코트인 고래를 내세운 각양각색의 생활용품과 문구류 등을 만날 수 있다. 선양의 독특한 병뚜껑을 소재로 한 미니게임도 참여할 수 있다. 실제 병뚜껑을 탄환으로 쏘는 ‘캡건’으로 표적을 맞추고, ‘크라운캡’을 손가락으로 튕겨 구멍에 넣고, 커다란 룰렛을 돌리고 나면 고래 볼펜과 함께 ‘선양세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쿠폰은 팝업스토어 옆에 마련된 ‘선양오뎅포차’에서 사용할 수 있다. 쌀쌀한 날씨에 제격인 뜨끈한 오뎅과 함께 선양 한잔이 제공된다.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이 포함된 세트 메뉴도 함께 판매한다. 소주 박스를 쌓아 만든 투박한 테이블은 거리 음식과 함께 ‘선양’을 곁들이면 한껏 포장마차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시장 확대는 생존 문제…‘제품력’ 자신감으로 2030 여성 공략 레트로 콘셉트 광고 영상과 다양한 굿즈를 살펴본 뒤 미니게임을 체험하고 나면 '선양오뎅포차'에서 '선양'을 직접 시음해볼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선양’은 충청권 주류업체인 맥키스컴퍼니가 지난 3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선보인 제로슈거 소주다. 국내 최저 알코올 도수, 최저 칼로리를 특장점으로 내세워 제로슈거 소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대전과 충청 지역을 넘어 수도권 공략에도 나섰다. 지역 소주 업체가 타지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서는 지역주의 시장 확대는 지역주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소주 빅2’가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지역 소주의 입지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양’이 수도권 공략 행보를 강화하며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것도 이런 바탕에서다. 선양이 취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2030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겨냥해 고객 특성에 맞춰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진행했다. 젊은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레트로 감성을 바탕으로 독특한 병 디자인과 특징적인 병뚜껑을 적용했다. 그럼에도 수도권 진출 결정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내부적으로도 제품 콘셉트만으로 시장을 확대하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출시 후 실제 유통 현장에서 받은 긍정적인 피드백이 제품력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유흥채널과 가정채널 양쪽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확신이 본격적인 수도권 진출로 이어졌다. 맥키스컴퍼니 관계자는 “최근 술자리에서 메뉴 선택의 주도권을 쥔 것이 젊은 여성들이라는 점에 주목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이들의 선호를 적극 반영했다”며 “비록 적은 수일지라도 충성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 숫자를 넘는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한 만큼 이번 팝업스토어도 주요 소비층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기자가 간다] "두꺼비, 구미호 다음은 고래?"…선양, '제로슈거' 소주 경쟁 불붙인다

맥키스컴퍼니, ‘플롭 선양’ 팝업스토어 열고 수도권 공략 행보 강화
강렬한 이색 체험으로 브랜드 이미지 각인…“2030 여성 꽉 잡는다”
“수도권 진출은 생존 문제”…충성고객 파급효과로 인지도 확대 기대

김성준 기자 승인 2023.11.20 18:01 의견 0
'플롭 선양'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성수동에 새로운 팝업이 열렸다. 눈길을 끄는 푸른색 벽면 가운데 고래가 그려진 회전문을 밀고 들어가면, ‘고래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 대한 설명이 흘러나온다. 여느 팝업과 비슷하다는 생각은 곧이어 물이 가득 찬 ‘어트랙션존’을 마주하자 한순간에 사라졌다. 당혹감은 잠시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보트를 타고 여정에 뛰어들었다.

20일 오후 12시 방문한 제로슈거 소주 ‘선양’의 팝업스토어 ‘플롭 선양’ 첫인상이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긴 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17일 문을 연 ‘플롭 선양’은 ‘물에 빠지다(Plop)’라는 콘셉트에 맞게 이색적인 체험으로 SNS상에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선양 병뚜껑을 형상화한 보트를 타고 중간에 병뚜껑을 분수에 던지며 소원을 비는 짧은 코스이지만, 영하의 날씨에 경험하는 보트 탑승 체험은 인상적이다.

◆이색 체험에서 시음까지…방문객에 ‘선양’ 브랜드 각인

'크라운보트'를 타고 '고래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 나서면 거대한 미디어 아트와 마주하게 된다. 사진=김성준 기자

보트에서 내리면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이 시작된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이끄는 대로 사방이 푸른색인 복도를 지나면 공간은 어느새 물속 풍경으로 전환된다. 천장에 설치된 물주머니를 통해 비치는 물결 무늬는 수면 아래로 빠져든 것 같은 사실감을 더한다. ‘잠시 쉬어가기 위한 모래섬’의 다양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나면 ‘플롭 선양’ 스토리텔링의 백미인 미디어아트가 기다리고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하늘을 나는 거대한 고래가 다가오는 광경은 시원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강렬한 체험을 마치고 나면 ‘선양’을 알리는 브랜드존이 이어진다. 오래된 브라운관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선양 소주 광고 영상은 복고풍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굿즈도 준비됐다. 고래 컵 마개, 볼펜, 수면양말까지 선양의 마스코트인 고래를 내세운 각양각색의 생활용품과 문구류 등을 만날 수 있다. 선양의 독특한 병뚜껑을 소재로 한 미니게임도 참여할 수 있다. 실제 병뚜껑을 탄환으로 쏘는 ‘캡건’으로 표적을 맞추고, ‘크라운캡’을 손가락으로 튕겨 구멍에 넣고, 커다란 룰렛을 돌리고 나면 고래 볼펜과 함께 ‘선양세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쿠폰은 팝업스토어 옆에 마련된 ‘선양오뎅포차’에서 사용할 수 있다. 쌀쌀한 날씨에 제격인 뜨끈한 오뎅과 함께 선양 한잔이 제공된다.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이 포함된 세트 메뉴도 함께 판매한다. 소주 박스를 쌓아 만든 투박한 테이블은 거리 음식과 함께 ‘선양’을 곁들이면 한껏 포장마차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시장 확대는 생존 문제…‘제품력’ 자신감으로 2030 여성 공략

레트로 콘셉트 광고 영상과 다양한 굿즈를 살펴본 뒤 미니게임을 체험하고 나면 '선양오뎅포차'에서 '선양'을 직접 시음해볼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선양’은 충청권 주류업체인 맥키스컴퍼니가 지난 3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선보인 제로슈거 소주다. 국내 최저 알코올 도수, 최저 칼로리를 특장점으로 내세워 제로슈거 소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대전과 충청 지역을 넘어 수도권 공략에도 나섰다. 지역 소주 업체가 타지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서는 지역주의 시장 확대는 지역주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소주 빅2’가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지역 소주의 입지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양’이 수도권 공략 행보를 강화하며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연 것도 이런 바탕에서다.

선양이 취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2030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겨냥해 고객 특성에 맞춰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진행했다. 젊은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레트로 감성을 바탕으로 독특한 병 디자인과 특징적인 병뚜껑을 적용했다. 그럼에도 수도권 진출 결정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내부적으로도 제품 콘셉트만으로 시장을 확대하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출시 후 실제 유통 현장에서 받은 긍정적인 피드백이 제품력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유흥채널과 가정채널 양쪽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확신이 본격적인 수도권 진출로 이어졌다.

맥키스컴퍼니 관계자는 “최근 술자리에서 메뉴 선택의 주도권을 쥔 것이 젊은 여성들이라는 점에 주목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이들의 선호를 적극 반영했다”며 “비록 적은 수일지라도 충성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 숫자를 넘는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한 만큼 이번 팝업스토어도 주요 소비층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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