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4시경 '쇼콜라 팔레트' 송리단길점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서울 송파구 송리단길 거리. 깔끔한 통유리 외벽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장식한 가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붓을 휘두르면서 묘하게 무심한 분위기를 내는 캐릭터는 가게에 대한 궁금증을 한층 끌어올렸다. 거리를 지나며 행인들도 “뭐 하는 가게지?”하며 시선을 주거나 잠시 멈춰서 가게 사진을 찍기도 했다. 14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쇼콜라 팔레트’ 송리단길점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바쁜 시간인 점심을 넘겼지만 가게를 찾는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몇몇 방문객은 자리를 찾지 못해 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쇼콜라 팔레트’는 전날 롯데GRS가 디저트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 선보인 수제 초콜릿 디저트 카페 브랜드다. 소매점 성격이 짙은 기존 제품 판매점과 차별화를 위해 매장에서 직접 추출한 ‘카카오 매스’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계산대 가운데엔 ‘카카오 매스 분쇄기’가 자리 잡고 있어 방문객이 ‘카카오 매스’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기계 가동 시 갓 추출한 카카오 매스를 시식할 기회도 제공한다. 계산대에 설치된 '카카오 매스 분쇄기'(왼쪽)과 '초콜릿 탬퍼링 머신'(오른쪽). 사진=김성준 기자 ‘카카오 매스’는 카카오를 발효해 만드는 초콜릿 제품 원료다. 카카오 열매 씨앗을 1차로 가공한 ‘카카오닙스’를 분쇄해 만든다. ‘카카오닙스’를 고온에서 24시간에서 48시간 정도 갈면 끈끈한 액체 형티의 ‘카카오 매스’가 되는데, 공정 특성상 보통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이뤄진다. 롯데GRS 관계자는 “소형화한 기계를 직접 개발해 기존에 공장에서 제조하던 카카오 매스를 매장에서 직접 추출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공장에서 만들어진 카카오 매스는 운송에 며칠씩 소요되곤 하는데 쇼콜라 팔레트에서는 당일 만든 신선한 카카오 매스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공장에서 들여온 카카오 매스와 직접 추출한 카카오 매스를 사용해 같은 레시피로 제품을 만들었을 때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이미 한차례 기계를 가동한 뒤라 카카오 매스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순 없었다. 매장 직원은 “실제로 갓 만든 카카오 매스는 굉장히 쓰고 떫은 맛”이라고 귀띔하며 아쉬움을 달래줬다. 쇼콜라 팔레트에서는 시그니처 초콜릿인 ‘초콜릿 봉봉’, 프랑스 과자 ‘티그레’, 네덜란드식 와플인 ‘스트룹 와플’ 등 디저트와 함께 드링크류와 스프레드에 이르기까지 즉석 추출한 카카오 매스를 사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쇼콜라 팔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초콜릿 봉봉, 티그레, 스프레드, 스트룹 와플. 사진=김성준 기자 전반적으로 파스텔톤의 화사한 색감을 띈 디저트로 ‘보는 즐거움’을 충족시켜 주는 가운데 메뉴별 차별화 요소도 눈에 띄었다. ‘스트룹 와플’은 기존 두툼한 와플과 달리 납작한 형태에 초콜릿 매스 카라멜을 바른 뒤 토핑을 더했다. 프랑스어로 사탕이라는 뜻의 ‘봉봉’은 붓끝의 터치를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으로 눈길을 끌었다. 매장 직원은 “오전 11시에 문을 열었는데 ‘초콜릿 봉봉’은 점심시간 중에 이미 품절됐다”면서 “오늘(14일)이 발렌타인데이인 만큼 선물용 단체주문과 포장주문이 몰려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검정색 초콜릿 위에 도색을 통해 다양한 색감을 넣어서 좀 더 컬러블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했다”면서 “브랜드 이름인 쇼콜라 팔레트에는 저마다 특징 있는 각종 재료를 도색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쇼콜라 팔레트 매장 내부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실제 방문객들도 메뉴 색감과 매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이날 친구 3명과 함께 매장을 방문한 20대 A씨는 “거리를 지나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너무 예쁘게 보여서 뭐하는 가게인지 궁금해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A씨와 함께 방문한 B씨는 “와플 위에 코팅된 초콜릿 색상이 눈에 띄어 주문했는데 얇은 와플과 절반만 코팅된 점이 특이했다”면서 “연인과 함께 오기 좋은 분위기 같다”고 전했다. 다만 메뉴 맛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20대 C씨는 “초콜릿 맛은 나쁘진 않은데 집에서 녹인 초콜릿과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30대 D씨는 “초콜릿 맛이 확실히 진하게 느껴지고 단맛도 굉장히 강했지만 특별한 맛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GRS는 다양한 고객이 몰리는 송리단길 매장을 운영하면서 고객 반응을 살핀 뒤 향후 주요 타깃층 확보 및 운영 상권 선정 등 브랜드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매장 출점 또는 컨세션 사업 브랜드로 육성할 예정이다.

[기자가 간다] 롯데GRS 야심작 '쇼콜라 팔레트', 초콜릿 '직접추출' 통할까

‘쇼콜라 팔레트’ 송리단길점, 통유리벽·스테인드글라스 외관으로 이목 끌어
소형화한 기계로 매장에서 ‘카카오 매스’ 직접추출…“신선도·맛 모두 잡아”
“초콜릿 도색해 컬러블한 느낌 전달”…메뉴·매장 색감은 ‘호평’, 맛은 의문부호 남아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2.15 17:01 의견 0
14일 오후 4시경 '쇼콜라 팔레트' 송리단길점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서울 송파구 송리단길 거리. 깔끔한 통유리 외벽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장식한 가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붓을 휘두르면서 묘하게 무심한 분위기를 내는 캐릭터는 가게에 대한 궁금증을 한층 끌어올렸다. 거리를 지나며 행인들도 “뭐 하는 가게지?”하며 시선을 주거나 잠시 멈춰서 가게 사진을 찍기도 했다.

14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쇼콜라 팔레트’ 송리단길점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바쁜 시간인 점심을 넘겼지만 가게를 찾는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몇몇 방문객은 자리를 찾지 못해 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쇼콜라 팔레트’는 전날 롯데GRS가 디저트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 선보인 수제 초콜릿 디저트 카페 브랜드다. 소매점 성격이 짙은 기존 제품 판매점과 차별화를 위해 매장에서 직접 추출한 ‘카카오 매스’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계산대 가운데엔 ‘카카오 매스 분쇄기’가 자리 잡고 있어 방문객이 ‘카카오 매스’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기계 가동 시 갓 추출한 카카오 매스를 시식할 기회도 제공한다.

계산대에 설치된 '카카오 매스 분쇄기'(왼쪽)과 '초콜릿 탬퍼링 머신'(오른쪽). 사진=김성준 기자

‘카카오 매스’는 카카오를 발효해 만드는 초콜릿 제품 원료다. 카카오 열매 씨앗을 1차로 가공한 ‘카카오닙스’를 분쇄해 만든다. ‘카카오닙스’를 고온에서 24시간에서 48시간 정도 갈면 끈끈한 액체 형티의 ‘카카오 매스’가 되는데, 공정 특성상 보통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이뤄진다.

롯데GRS 관계자는 “소형화한 기계를 직접 개발해 기존에 공장에서 제조하던 카카오 매스를 매장에서 직접 추출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공장에서 만들어진 카카오 매스는 운송에 며칠씩 소요되곤 하는데 쇼콜라 팔레트에서는 당일 만든 신선한 카카오 매스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공장에서 들여온 카카오 매스와 직접 추출한 카카오 매스를 사용해 같은 레시피로 제품을 만들었을 때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이미 한차례 기계를 가동한 뒤라 카카오 매스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순 없었다. 매장 직원은 “실제로 갓 만든 카카오 매스는 굉장히 쓰고 떫은 맛”이라고 귀띔하며 아쉬움을 달래줬다. 쇼콜라 팔레트에서는 시그니처 초콜릿인 ‘초콜릿 봉봉’, 프랑스 과자 ‘티그레’, 네덜란드식 와플인 ‘스트룹 와플’ 등 디저트와 함께 드링크류와 스프레드에 이르기까지 즉석 추출한 카카오 매스를 사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쇼콜라 팔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초콜릿 봉봉, 티그레, 스프레드, 스트룹 와플. 사진=김성준 기자

전반적으로 파스텔톤의 화사한 색감을 띈 디저트로 ‘보는 즐거움’을 충족시켜 주는 가운데 메뉴별 차별화 요소도 눈에 띄었다. ‘스트룹 와플’은 기존 두툼한 와플과 달리 납작한 형태에 초콜릿 매스 카라멜을 바른 뒤 토핑을 더했다. 프랑스어로 사탕이라는 뜻의 ‘봉봉’은 붓끝의 터치를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으로 눈길을 끌었다.

매장 직원은 “오전 11시에 문을 열었는데 ‘초콜릿 봉봉’은 점심시간 중에 이미 품절됐다”면서 “오늘(14일)이 발렌타인데이인 만큼 선물용 단체주문과 포장주문이 몰려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검정색 초콜릿 위에 도색을 통해 다양한 색감을 넣어서 좀 더 컬러블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했다”면서 “브랜드 이름인 쇼콜라 팔레트에는 저마다 특징 있는 각종 재료를 도색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쇼콜라 팔레트 매장 내부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실제 방문객들도 메뉴 색감과 매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이날 친구 3명과 함께 매장을 방문한 20대 A씨는 “거리를 지나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너무 예쁘게 보여서 뭐하는 가게인지 궁금해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A씨와 함께 방문한 B씨는 “와플 위에 코팅된 초콜릿 색상이 눈에 띄어 주문했는데 얇은 와플과 절반만 코팅된 점이 특이했다”면서 “연인과 함께 오기 좋은 분위기 같다”고 전했다.

다만 메뉴 맛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20대 C씨는 “초콜릿 맛은 나쁘진 않은데 집에서 녹인 초콜릿과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30대 D씨는 “초콜릿 맛이 확실히 진하게 느껴지고 단맛도 굉장히 강했지만 특별한 맛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GRS는 다양한 고객이 몰리는 송리단길 매장을 운영하면서 고객 반응을 살핀 뒤 향후 주요 타깃층 확보 및 운영 상권 선정 등 브랜드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매장 출점 또는 컨세션 사업 브랜드로 육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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