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자산을 팔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각지에 지점을 세우며 영업망을 확대했던 5대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자산을 팔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의 비대면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은행들의 ‘몸집 줄이기’ 역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유휴부동산 매각을 통해 1417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매각을 진행한 건수는 32건이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11건의 매각을 통해 636억원의 수익을 벌었다. 금액으로만 봤을 때 KB국민은행의 수익은 규모가 가장 크다. 하나은행의 경우 매각 건수가 17건으로 국민은행보다 많았지만 매각익 규모는 554억원이었다. 주택은행, 외환은행 등과 합병을 거치며 중복점포들이 많았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유휴부동산 매각 건수도 많이 발생했다. 농협은행은 2건의 부동산을 매각하며 205억원의 수익을 챙겼고 신한은행(1건, 20억원), 우리은행(1건, 2억원) 등이었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국민은행은 180억원(최저 입찰가 기준) 규모의 점포 등 유휴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폐쇄한 점포와 각종 부동산을 공매로 내놨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시스템인 온비드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보유 중이던 지점·출장소 7곳의 부동산에 대해 동시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대상은 서울 신당동, 문정동을 비롯해 충남 공주와 논산, 경북 영천 등에 있던 토지와 부동산이다. 최저 입찰가 합계는 179억원 수준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에 대해 “그동안 폐쇄한 점포와 출장소가 있던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매년 유휴 부동산을 처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뿐 아니라 하나은행(7건), NH농협은행(5건)도 알짜 부동산들을 줄줄이 매각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급격하게 부동산을 매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저금리 장기화에 대응해 현금을 확보하고 비대면 금융 시대를 맞아 점포 통폐합 등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되며 손님이 줄었고 자연스레 문을 닫은 지점도 늘었다.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통폐합된 영업점포 수는 236개로 2019년(38개)대비 크게 늘었다. 이에 은행들은 지역 거점 점포 중심으로 점포 체계를 바꾸고 있다. 또 은행들은 건전성·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휴부동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 기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여기에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응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필요성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부동산 매각이 세금 등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일부 은행들은 갑작스러운 점포 통폐합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별로 그룹을 지어놓고 승진자, 직급별 인원수를 관리하고 있다.

‘국민 630억·하나 554억’ 저금리·빅테크 위협에 부동산 파는 은행들

작년 이어 올해도 유휴부동산 연이어 매각
빅테크·저금리 협공에 현금 확보로 대응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3.04 12:00 의견 0
5대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자산을 팔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각지에 지점을 세우며 영업망을 확대했던 5대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자산을 팔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의 비대면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은행들의 ‘몸집 줄이기’ 역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해 유휴부동산 매각을 통해 1417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매각을 진행한 건수는 32건이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11건의 매각을 통해 636억원의 수익을 벌었다. 금액으로만 봤을 때 KB국민은행의 수익은 규모가 가장 크다.

하나은행의 경우 매각 건수가 17건으로 국민은행보다 많았지만 매각익 규모는 554억원이었다. 주택은행, 외환은행 등과 합병을 거치며 중복점포들이 많았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유휴부동산 매각 건수도 많이 발생했다.

농협은행은 2건의 부동산을 매각하며 205억원의 수익을 챙겼고 신한은행(1건, 20억원), 우리은행(1건, 2억원) 등이었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국민은행은 180억원(최저 입찰가 기준) 규모의 점포 등 유휴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폐쇄한 점포와 각종 부동산을 공매로 내놨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시스템인 온비드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보유 중이던 지점·출장소 7곳의 부동산에 대해 동시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대상은 서울 신당동, 문정동을 비롯해 충남 공주와 논산, 경북 영천 등에 있던 토지와 부동산이다. 최저 입찰가 합계는 179억원 수준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에 대해 “그동안 폐쇄한 점포와 출장소가 있던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매년 유휴 부동산을 처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뿐 아니라 하나은행(7건), NH농협은행(5건)도 알짜 부동산들을 줄줄이 매각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급격하게 부동산을 매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저금리 장기화에 대응해 현금을 확보하고 비대면 금융 시대를 맞아 점포 통폐합 등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되며 손님이 줄었고 자연스레 문을 닫은 지점도 늘었다. 박용진 의원실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통폐합된 영업점포 수는 236개로 2019년(38개)대비 크게 늘었다. 이에 은행들은 지역 거점 점포 중심으로 점포 체계를 바꾸고 있다.

또 은행들은 건전성·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휴부동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 기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여기에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응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필요성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부동산 매각이 세금 등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일부 은행들은 갑작스러운 점포 통폐합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별로 그룹을 지어놓고 승진자, 직급별 인원수를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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