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00원 중반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달러화 가치 상승이라는 대외요인과 한국의 펀더멘탈 및 수급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1400~1500원대로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관측됐다. 7일 신한금융투자는 '원/달러, 고점은 어디일까' 보고서를 통해 "3분기까지 대외적인 강달러 압력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1300원대 중반까지 열어둬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찬희 이코노미스트는 "잔존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침체 우려를 고려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는 유효하다"며 "유로존에서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수급 불안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독일이 5월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공급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를 떨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대내 요인 역시 단기에 개선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찬희 이코노미스트는 "침체 우려 속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속락해 무역수지 개선 가능성은 높아진다"며 "하지만 침체 우려는 동시에 세계 수요 둔화로 이어지는 만큼 무역수지 개선이 제한될 수 있고, 수출과연동된 한국 경제 하방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처럼 1400~1500원대로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등락은 명목달러지수와 연동성이 큰데 이는 달러화 가치를 60% 가까이 설명하는 유로화 흐름이 중요하다"며 "에너지 수급 불안 등으로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어느새 달러유로 패리티까지 3%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패리티의 붕괴는 실제 에너지 수급난으로 인해 유로존이 경기 침체의 진원지가 돼야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침체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원/달러 추가 상승 폭 역시 3% 내외로 예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진입한 금융위기 당시에는 모기지사태에 따른 미국 가계 신용 문제가 금융기관 파산으로 이어져 시스템 리스크로 번졌다. 그는 "이럴 경우 취약 신흥국과 중국 부동산 업종, 한국 가계 부채 등 취약한 고리는 분명하다"며 "일부 꼬리 위험이 도화선이 돼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는 한 1400원대 레벨을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자본 유출입의 측면에서도 단기 대외채무가 2008년 당시 수준에 그쳐 민간 및 정부의 상환 부담이 당시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누적 순매도 규모가 고점 대비 70조원 내외로 이미 2007~2008년 규모에 버금가 추가적인 자금 이탈폭 역시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전일 원/달러 환율은 1310원 부근까지 속등하며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화 약세의 대외요인으로 금융시장 환경 위축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 수요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에너지 수급 차질로 인한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에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대내요인은 한국 자체의 펀더멘탈 및 수급여건이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무역적자 기조가 반 년 이상 유지되는 가운데 6월 수출은 한 자릿수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이와 맞물려 반도체 업황 부진 경계까지 더해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자금은 6월에만 5.5조원 넘게 유출됐다.

환율 얼마나 오를까...“원/달러 1300원대 중반 열어둬”

"유럽발 침체 현실화, 시스템 리스크 비화 전까지 1400원대 진입 제한"

홍승훈 기자 승인 2022.07.07 09:36 의견 0

원/달러 환율 1300원 중반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달러화 가치 상승이라는 대외요인과 한국의 펀더멘탈 및 수급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1400~1500원대로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관측됐다.

7일 신한금융투자는 '원/달러, 고점은 어디일까' 보고서를 통해 "3분기까지 대외적인 강달러 압력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1300원대 중반까지 열어둬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찬희 이코노미스트는 "잔존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침체 우려를 고려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 수요는 유효하다"며 "유로존에서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수급 불안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독일이 5월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공급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를 떨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대내 요인 역시 단기에 개선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찬희 이코노미스트는 "침체 우려 속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속락해 무역수지 개선 가능성은 높아진다"며 "하지만 침체 우려는 동시에 세계 수요 둔화로 이어지는 만큼 무역수지 개선이 제한될 수 있고, 수출과연동된 한국 경제 하방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처럼 1400~1500원대로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등락은 명목달러지수와 연동성이 큰데 이는 달러화 가치를 60% 가까이 설명하는 유로화 흐름이 중요하다"며 "에너지 수급 불안 등으로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어느새 달러유로 패리티까지 3%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패리티의 붕괴는 실제 에너지 수급난으로 인해 유로존이 경기 침체의 진원지가 돼야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침체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원/달러 추가 상승 폭 역시 3% 내외로 예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앞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진입한 금융위기 당시에는 모기지사태에 따른 미국 가계 신용 문제가 금융기관 파산으로 이어져 시스템 리스크로 번졌다. 그는 "이럴 경우 취약 신흥국과 중국 부동산 업종, 한국 가계 부채 등 취약한 고리는 분명하다"며 "일부 꼬리 위험이 도화선이 돼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는 한 1400원대 레벨을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자본 유출입의 측면에서도 단기 대외채무가 2008년 당시 수준에 그쳐 민간 및 정부의 상환 부담이 당시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누적 순매도 규모가 고점 대비 70조원 내외로 이미 2007~2008년 규모에 버금가 추가적인 자금 이탈폭 역시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전일 원/달러 환율은 1310원 부근까지 속등하며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화 약세의 대외요인으로 금융시장 환경 위축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 수요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에너지 수급 차질로 인한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에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대내요인은 한국 자체의 펀더멘탈 및 수급여건이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무역적자 기조가 반 년 이상 유지되는 가운데 6월 수출은 한 자릿수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이와 맞물려 반도체 업황 부진 경계까지 더해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자금은 6월에만 5.5조원 넘게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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