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그리스’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한 로큰롤 문화를 소재로 한다. 짐 제이콥스 극본·워런 캐시가 작곡으로 1972년 초연한 스터디셀러다. 1978년 당시 아이돌 스타 존 트래볼타와 올리비아 뉴턴존이 출연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그리스트 라이팅’(GREASED LIGHTNING)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등 대중적인 넘버도 많다.  특히 이번 ‘그리스’는 ‘뉴트로’를 내세우면서 기존의 이야기에 세련된 뮤지컬 문법을 더하고, 안무도 화려하게 파워풀하도록 변화를 줬다. 이번 시즌을 더욱 화려하게 바꿔놓은 주인공은 바로 앙상블 배우들이다. 이번 시즌에 앙상블로 참여한 배우 최희재도 그 가운데서 자신의 롤을 해내고 있다.  ◇ 배우 ‘최희재’는... Q. 뮤지컬 ‘그리스’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A. 공연포털사이트에서 ‘그리스’ 오디션 정보를 얻었어요. 서류심사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오디션에 참여하게 됐는데 총 3차까지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무려 2000명이 넘는 지원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했죠. 1차는 지정곡 심사로 ‘그리스’에 나오는 곡의 정해진 부분을 심사위원 앞에서 가창했고, 2차에서는 지정 안무 심사 및 지정곡 심사가 있었어요. 한 타임에 3~40명 정도 모여서 당일에 안무를 배우고  5~7명씩 그룹을 이루어 심사위원 앞에서 안무를 소화해내는 식이었어요. 여기서 합격한 사람은 지정곡까지 부르고 또 그 안에서 합격한 사람은 3차 오디션을 보게 됩니다. 3차에서는 지정안무, 지정곡, 지정연기를 봤어요. 마지막이나 다름없어서 앞에서의 오디션보다 더 치열하고 더 복잡하게 심사를 합니다. 지정안무도 계속해서 팀을 바꿔가면서 보고 지정곡, 지정연기도 팀을 계속 바꿔가면서 봅니다. 이렇게 3차까지 마치고 한 달 정도 후에 컴퍼니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Q. 어떤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실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좋은 배우란 어떤 것인지, 감히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척도를 그으려는 것이 아닌지 싶어서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겠네요(웃음). 하지만 늘 제 마음속엔 이런 신념은 있어요. 매번 같은 공연을 해도 오늘 공연을 보러 와주신 단 한명의 관객에게도 실망감을 안겨주지 말자고요. 물론 저를 볼 수도 있고 봐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투자한 시간과 돈, 감정(에너지)이 아깝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무대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이 두 가지가 저의 신념이에요. 그래서 때로는 몸이 힘들고 지쳐도 공연 시작 전에 다시금 생각하죠. 이 무대를 그리워하고 있을 다른 배우들, 아직 데뷔를 못한 친구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매회 공연에 최선을 다 안할 수가 없죠.  Q.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자면?  A. 10년 후라…. 제가 처음 뮤지컬배우를 꿈꿨던 게 18살 때였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저는 진짜 뮤지컬 배우를 하고 있네요. 그렇다면 앞으로 저의 10년 후의 모습은 초심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공연을 하면서 주변 동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하하.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네요.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최희재는 ‘그리스’에서 케니키와 리조, 대니와 샌디 두 커플들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차차 캐릭터를 연기한다. 차차로 하여금 두 커플의 갈등이 시작되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이들을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드는 역할이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라이델고의 학생으로 등장하여 무대를 채우고, 치어리더 팀의 일원으로도 등장하여 극의 볼거리와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Q. ‘그리스’ 앙상블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에 힘든 점이 있다면요?  A. 무엇보다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이번 올뉴 ‘그리스’는 과거의 ‘그리스’보다 안무가 화려해지고 파워풀하며 넘버도 많거든요. 원캐스트인 앙상블은 매일 공연을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많아요. 또 아프거나 다치게 되면 대체해 줄 배우가 없기 때문에 늘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죠. 특히 2막 댄스파티씬에서 제가 맡은 역이 춤을 굉장히 많이 추고 잘 춰야하는 롤이에요. 리프트도 많고 난이도가 높은 어려운 동작들을 소화해하야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무엇보다 5명의 배우들과 합을 맞추는데 있어서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A. 앙상블(ensemble)은 본래 프랑스어로 '함께, 동시에, 한꺼번에, 협력하여‘ 등을 의미하는 부사입니다. 때문에 뮤지컬에서 앙상블의 역할은 작품에서 장면과 장면, 인물과 인물, 상황과 상황 등을 모든 방면에서 조화를 이루게 하는 연결고리입니다. 때로는 안무로, 연기로, 노래로 다양한 방법으로 무대의 빈곳들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역할이죠. Q. 앙상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떤 것 같나요?  A. 대부분 앙상블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있고,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안쓰럽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요즘에는 앙상블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배우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에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나 싶어요. 앞으로도 배우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어떠한 역할이든지 주연이든 조연이든 앙상블이든 최선을 다한다면 점점 더 인식이 좋아지겠죠? 하하.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 뮤지컬 ‘그리스’는.. ‘그리스’는 대니와 샌디의 사랑이야기를 주축으로 10대들의 꿈과 열정, 우정과 사랑을 다루는 작품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각자 서로 다른 고민을 하고 꿈을 꾸지만, 오늘에 충실하며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10대들의 진짜 이야기를 녹여냈다.  이번 시즌의 대니 역에는 서경수·김태오·정대현이, 여주인공 샌디는 양서윤·한재아가 나눠 맡는다. 이밖에도 박광선·임정모(케니키 역), 허혜진·황우림(리조 역), 기세중·이석준(두디 역), 김영한·이상운(로저 역), 이우종·배나라(소니 역), 김이후·정수지(프렌치 역), 이가은·임남정(잔 역), 이상아·정예주(마티 역), 임기홍·김대종(빈스 역), 김현숙(미스린치 역), 이선덕·이동욱(유진 역), 길하은·정현지(패티 역), 그리고 10명의 앙상블 배우가 함께 한다.  2020년 2월 2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앙상블;뷰⑮] ‘그리스’ 최희재 “대체 배우 없는 앙상블, 긴장 놓을 수 없죠”

앙상블, 작품 조화 위한 연결고리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2.26 13:23 | 최종 수정 2019.12.27 09:08 의견 0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그리스’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한 로큰롤 문화를 소재로 한다. 짐 제이콥스 극본·워런 캐시가 작곡으로 1972년 초연한 스터디셀러다. 1978년 당시 아이돌 스타 존 트래볼타와 올리비아 뉴턴존이 출연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그리스트 라이팅’(GREASED LIGHTNING)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등 대중적인 넘버도 많다. 

특히 이번 ‘그리스’는 ‘뉴트로’를 내세우면서 기존의 이야기에 세련된 뮤지컬 문법을 더하고, 안무도 화려하게 파워풀하도록 변화를 줬다. 이번 시즌을 더욱 화려하게 바꿔놓은 주인공은 바로 앙상블 배우들이다. 이번 시즌에 앙상블로 참여한 배우 최희재도 그 가운데서 자신의 롤을 해내고 있다. 

◇ 배우 ‘최희재’는...

Q. 뮤지컬 ‘그리스’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A. 공연포털사이트에서 ‘그리스’ 오디션 정보를 얻었어요. 서류심사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오디션에 참여하게 됐는데 총 3차까지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무려 2000명이 넘는 지원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했죠. 1차는 지정곡 심사로 ‘그리스’에 나오는 곡의 정해진 부분을 심사위원 앞에서 가창했고, 2차에서는 지정 안무 심사 및 지정곡 심사가 있었어요. 한 타임에 3~40명 정도 모여서 당일에 안무를 배우고  5~7명씩 그룹을 이루어 심사위원 앞에서 안무를 소화해내는 식이었어요. 여기서 합격한 사람은 지정곡까지 부르고 또 그 안에서 합격한 사람은 3차 오디션을 보게 됩니다. 3차에서는 지정안무, 지정곡, 지정연기를 봤어요. 마지막이나 다름없어서 앞에서의 오디션보다 더 치열하고 더 복잡하게 심사를 합니다. 지정안무도 계속해서 팀을 바꿔가면서 보고 지정곡, 지정연기도 팀을 계속 바꿔가면서 봅니다. 이렇게 3차까지 마치고 한 달 정도 후에 컴퍼니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Q. 어떤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실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좋은 배우란 어떤 것인지, 감히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척도를 그으려는 것이 아닌지 싶어서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겠네요(웃음). 하지만 늘 제 마음속엔 이런 신념은 있어요. 매번 같은 공연을 해도 오늘 공연을 보러 와주신 단 한명의 관객에게도 실망감을 안겨주지 말자고요. 물론 저를 볼 수도 있고 봐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투자한 시간과 돈, 감정(에너지)이 아깝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무대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이 두 가지가 저의 신념이에요. 그래서 때로는 몸이 힘들고 지쳐도 공연 시작 전에 다시금 생각하죠. 이 무대를 그리워하고 있을 다른 배우들, 아직 데뷔를 못한 친구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매회 공연에 최선을 다 안할 수가 없죠. 

Q.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자면? 

A. 10년 후라…. 제가 처음 뮤지컬배우를 꿈꿨던 게 18살 때였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저는 진짜 뮤지컬 배우를 하고 있네요. 그렇다면 앞으로 저의 10년 후의 모습은 초심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공연을 하면서 주변 동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하하.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네요.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최희재는 ‘그리스’에서 케니키와 리조, 대니와 샌디 두 커플들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차차 캐릭터를 연기한다. 차차로 하여금 두 커플의 갈등이 시작되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이들을 한층 더 성장하게 만드는 역할이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라이델고의 학생으로 등장하여 무대를 채우고, 치어리더 팀의 일원으로도 등장하여 극의 볼거리와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Q. ‘그리스’ 앙상블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에 힘든 점이 있다면요? 

A. 무엇보다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이번 올뉴 ‘그리스’는 과거의 ‘그리스’보다 안무가 화려해지고 파워풀하며 넘버도 많거든요. 원캐스트인 앙상블은 매일 공연을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많아요. 또 아프거나 다치게 되면 대체해 줄 배우가 없기 때문에 늘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죠. 특히 2막 댄스파티씬에서 제가 맡은 역이 춤을 굉장히 많이 추고 잘 춰야하는 롤이에요. 리프트도 많고 난이도가 높은 어려운 동작들을 소화해하야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무엇보다 5명의 배우들과 합을 맞추는데 있어서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A. 앙상블(ensemble)은 본래 프랑스어로 '함께, 동시에, 한꺼번에, 협력하여‘ 등을 의미하는 부사입니다. 때문에 뮤지컬에서 앙상블의 역할은 작품에서 장면과 장면, 인물과 인물, 상황과 상황 등을 모든 방면에서 조화를 이루게 하는 연결고리입니다. 때로는 안무로, 연기로, 노래로 다양한 방법으로 무대의 빈곳들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역할이죠.

Q. 앙상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어떤 것 같나요? 

A. 대부분 앙상블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있고,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안쓰럽게 보시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요즘에는 앙상블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배우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에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나 싶어요. 앞으로도 배우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지고 어떠한 역할이든지 주연이든 조연이든 앙상블이든 최선을 다한다면 점점 더 인식이 좋아지겠죠? 하하.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 뮤지컬 ‘그리스’는..

‘그리스’는 대니와 샌디의 사랑이야기를 주축으로 10대들의 꿈과 열정, 우정과 사랑을 다루는 작품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각자 서로 다른 고민을 하고 꿈을 꾸지만, 오늘에 충실하며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10대들의 진짜 이야기를 녹여냈다. 

이번 시즌의 대니 역에는 서경수·김태오·정대현이, 여주인공 샌디는 양서윤·한재아가 나눠 맡는다. 이밖에도 박광선·임정모(케니키 역), 허혜진·황우림(리조 역), 기세중·이석준(두디 역), 김영한·이상운(로저 역), 이우종·배나라(소니 역), 김이후·정수지(프렌치 역), 이가은·임남정(잔 역), 이상아·정예주(마티 역), 임기홍·김대종(빈스 역), 김현숙(미스린치 역), 이선덕·이동욱(유진 역), 길하은·정현지(패티 역), 그리고 10명의 앙상블 배우가 함께 한다. 

2020년 2월 2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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