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제조사에서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기존의 방식으로 벗어나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 내는 현상이 유통가를 강타하고 있다. 소비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른바 모디슈머 열풍의 시작은 짜파구리다. 영화 ‘기생충’에서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넣은 뒤 스프의 비율을 맞추고 한우 채끝살을 넣어 만든 야식이 관객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이후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농심은 소셜네트워크상의 소비자 반응에 주목했다. ‘짜파구리’ 이후 ‘신라면볶음면’, ‘신볶게티’ 등 레시피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을 캐치한 농심은 ‘신볶게티’를 출시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라면볶음면에 짜파게티를 섞어 먹으면 매콤함과 감칠맛이 극대화된 이색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신볶게티’라는 이름과 함께 인기를 얻고 있었던 탓에 아예 제품을 만들어 내놓은 것이다. '포켓몬빵'이 출시 한 달 만에 640만 개 판매고를 올렸다. (사진=SPC삼립) ■ “없어서 못 팔 지경, 포켓몬빵 제조 공장 24시간 풀가동” 최근 어린이들을 뛰게 하는 제품이 있다. SPC삼립의 ‘포켓몬빵’이다.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은 일주일 만에 150만 개가 팔려 나갔다.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현재(22일 기준) 기준 ‘포켓몬빵’은 약 640만 개가 팔렸다. ‘포켓몬빵’ 판매처에는 매장 오픈과 동시에 제품 구매는 위해 뛰는, 이른바 오픈런 소비자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같은 판매량은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지난 해 출시된 여타 캐릭터 빵 제품과 비교해서도 두 배 가까이 빠른 기록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포켓몬빵’ 출시 전부터 SNS 등에서 출시 요청이 많았다”면서 “16년 전 당시 ‘포켓몬빵’을 접했던 세대가 현재 30대가 됐다. 이들의 반응에 최근 포켓몬 관련 게임 등을 즐기는 어린이들이 ‘포켓몬빵’에 크게 반응하고 있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포켓몬빵’은 출시 당일 새벽부터 구매를 인증하는 SNS 게시글이 4000여 건 이상 등록되고 몇몇 편의점 앞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이 포켓몬빵을 배송하는 차량을 기다리는 등 해프닝이 빚어졌다. 최근에는 일부 편의점 등에서 단골손님에게만 몰래 제품을 판매하거나 특정 금액 이상의 구매를 해야 ‘포켓몬빵’을 파는 등의 행위가 있어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와 SPC삼립이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SPC 측은 “시장의 수요를 공급이 느리게 따라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현재 ‘포켓몬빵’ 제조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 다만 제품에 띠부띠부씰이 함께 들어가야 하는데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 SPC삼립에서도 모든 공장에서 ‘포켓몬빵’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포켓몬빵’ 제조 공장에 한해서는 풀가동 중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포켓몬빵’ 인기를 견인하는 것은 제품 안에 동봉되어 있는 띠부띠부씰이다. 이를 캐릭터별로 모아 소장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 제품 인기의 요인인 만큼 띠부띠부씰을 빼고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탓이다. (사진=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방송캡처) 세븐일레븐 PB 브레다움 (사진=세븐일레븐) ■ 추억 소환한 드라마 속 제품은 ‘브레다움 빵 안에 동봉되어 있는 띠뿌씰을 모으는 문화는 현재 30, 40대들의 어린이 시절 한 번씩 겪어봤다. 추억을 소환해 그때 그시절을 회상하며 동심을 상기하는 중‧장년층의 욕구는 최근 인기리에 반영되고 있는 드라마에서도 불을 지폈다. tvN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주인공 김태리는 19세 나이에 펜싱 금메달리스트다. 곧 성인이 될 희도(김태리)는 어린 시절 상처로 13세 동심에 머물러 있다. 그런 탓에 늘 동네 구멍가게에서 바나나 우유와 스티커가 들어 있는 빵을 사 들도 터덜터덜 동네를 걷는다. 드라마에서 소개된 제품은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브레다운’이다. ‘브레다운’ 역시 드라마 방영 이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드라마 방영 전과 후로 나눈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기는 어려우나 방송 이후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브레다운’ 매출이 전월대비 4.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트코리아 2018’에서 소개된 모디슈머는 소비자들의 자존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왕 제품을 소비하는 거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창조해서 새롭게 소비하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고 이것을 따라하는 팔로워들이 늘어나면서 자존감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다. 즉, 소비자들의 창조적 욕구가 자존감과 결함되면서 일어나는 열풍 중 하나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디슈머에 주목할수록 소비자 스스로 소비 활동을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마케팅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만든다” 모디슈머…포켓몬빵·브레다운 등 빵 시장 강타

박진희 기자 승인 2022.03.22 11:55 | 최종 수정 2022.03.22 16:55 의견 0

제품 제조사에서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기존의 방식으로 벗어나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 내는 현상이 유통가를 강타하고 있다. 소비자가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른바 모디슈머 열풍의 시작은 짜파구리다. 영화 ‘기생충’에서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넣은 뒤 스프의 비율을 맞추고 한우 채끝살을 넣어 만든 야식이 관객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이후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농심은 소셜네트워크상의 소비자 반응에 주목했다. ‘짜파구리’ 이후 ‘신라면볶음면’, ‘신볶게티’ 등 레시피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을 캐치한 농심은 ‘신볶게티’를 출시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라면볶음면에 짜파게티를 섞어 먹으면 매콤함과 감칠맛이 극대화된 이색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신볶게티’라는 이름과 함께 인기를 얻고 있었던 탓에 아예 제품을 만들어 내놓은 것이다.

'포켓몬빵'이 출시 한 달 만에 640만 개 판매고를 올렸다. (사진=SPC삼립)

■ “없어서 못 팔 지경, 포켓몬빵 제조 공장 24시간 풀가동”

최근 어린이들을 뛰게 하는 제품이 있다. SPC삼립의 ‘포켓몬빵’이다.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은 일주일 만에 150만 개가 팔려 나갔다.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현재(22일 기준) 기준 ‘포켓몬빵’은 약 640만 개가 팔렸다. ‘포켓몬빵’ 판매처에는 매장 오픈과 동시에 제품 구매는 위해 뛰는, 이른바 오픈런 소비자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같은 판매량은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지난 해 출시된 여타 캐릭터 빵 제품과 비교해서도 두 배 가까이 빠른 기록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포켓몬빵’ 출시 전부터 SNS 등에서 출시 요청이 많았다”면서 “16년 전 당시 ‘포켓몬빵’을 접했던 세대가 현재 30대가 됐다. 이들의 반응에 최근 포켓몬 관련 게임 등을 즐기는 어린이들이 ‘포켓몬빵’에 크게 반응하고 있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포켓몬빵’은 출시 당일 새벽부터 구매를 인증하는 SNS 게시글이 4000여 건 이상 등록되고 몇몇 편의점 앞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이 포켓몬빵을 배송하는 차량을 기다리는 등 해프닝이 빚어졌다. 최근에는 일부 편의점 등에서 단골손님에게만 몰래 제품을 판매하거나 특정 금액 이상의 구매를 해야 ‘포켓몬빵’을 파는 등의 행위가 있어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와 SPC삼립이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SPC 측은 “시장의 수요를 공급이 느리게 따라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현재 ‘포켓몬빵’ 제조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 다만 제품에 띠부띠부씰이 함께 들어가야 하는데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 SPC삼립에서도 모든 공장에서 ‘포켓몬빵’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포켓몬빵’ 제조 공장에 한해서는 풀가동 중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포켓몬빵’ 인기를 견인하는 것은 제품 안에 동봉되어 있는 띠부띠부씰이다. 이를 캐릭터별로 모아 소장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 제품 인기의 요인인 만큼 띠부띠부씰을 빼고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탓이다.

(사진=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방송캡처)
세븐일레븐 PB 브레다움 (사진=세븐일레븐)

추억 소환한 드라마 속 제품은 ‘브레다움

빵 안에 동봉되어 있는 띠뿌씰을 모으는 문화는 현재 30, 40대들의 어린이 시절 한 번씩 겪어봤다. 추억을 소환해 그때 그시절을 회상하며 동심을 상기하는 중‧장년층의 욕구는 최근 인기리에 반영되고 있는 드라마에서도 불을 지폈다.

tvN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주인공 김태리는 19세 나이에 펜싱 금메달리스트다. 곧 성인이 될 희도(김태리)는 어린 시절 상처로 13세 동심에 머물러 있다. 그런 탓에 늘 동네 구멍가게에서 바나나 우유와 스티커가 들어 있는 빵을 사 들도 터덜터덜 동네를 걷는다.

드라마에서 소개된 제품은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브레다운’이다. ‘브레다운’ 역시 드라마 방영 이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드라마 방영 전과 후로 나눈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기는 어려우나 방송 이후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브레다운’ 매출이 전월대비 4.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트코리아 2018’에서 소개된 모디슈머는 소비자들의 자존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왕 제품을 소비하는 거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창조해서 새롭게 소비하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고 이것을 따라하는 팔로워들이 늘어나면서 자존감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다. 즉, 소비자들의 창조적 욕구가 자존감과 결함되면서 일어나는 열풍 중 하나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디슈머에 주목할수록 소비자 스스로 소비 활동을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마케팅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