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왜 하필 9주년에 이것을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런데 SBS 예능 역사상 10년을 채운 프로그램이 없더라. 우리 프로그램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생각났을 때 해보고 싶었다” 한때 ‘무한도전’과 주말 예능을 휘어잡았고, 현재 아시아 전역에 진출한 SBS ‘런닝맨’ 정철민 PD가 9주년 기자간담회 때 내년을 걱정하며 던진 말이다. 10년 전후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플랫폼 물결과 시청자들의 변화에 한층 예민해져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장수 프로그램들의 선택은 사실상 두 가지로 나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느냐, 아니면 고유의 색깔을 진하게 유지해 전통성을 부여받느냐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되면 그들이 맞을 수밖에 없는 일은 ‘폐지’뿐이다. ‘런닝맨’은 후자의 경우다. 2010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다양한 미션들을 소화하며 게임 예능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무한도전’ ‘1박 2일’ 등 게임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대세이던 시기는 지났지만, 어설픈 변화보다는 자신들의 장점을 다지며 프로그램을 지켰다. 2007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라디오스타’도 ‘독설’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힐링캠프’ ‘황금어장’ 등 토크 프로그램들이 몰락의 길을 걷는 사이 독한 질문으로 게스트들의 솔직한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 ‘라디오스타’만의 색깔이 됐다. ‘1박 2일’도 국내 여행과 게임이라는 콘셉트를 꾸준히 지키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현재 시즌4까지 거듭하며 KBS 간판 장수 예능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반면 ‘안녕하세요’는 일반인들의 사연을 9년 동안 소개했지만, 흐름에 맞게 적절한 변주를 주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자극적인 고민의 반복과 해결책 없는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잃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작년 종영한 ‘웃찾사-레전드 매치’ 또한 공개 코미디 프로에 대한 멀어진 관심을 다시 불 지필만한 새로운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시즌4까지 이어온 ‘해피투게더’ 또한 비슷한 이유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는 중이다. MC들은 현재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를 코스프레 중이다. 의도를 알 수 없는 코스프레는 물론, 인기 프로그램의 출연진을 섭외 해놓고 캐릭터 분장으로 1차원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등 섭외부터 전개 방식이 모두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5% 이하의 낮은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이나 시청자들의 평가 면에서도 이렇다 할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그때 마다 시청자들의 요구도 달라진다. 안일한 자세로 과거의 성공 방식만을 답습하면 외면은 당연하다.

[View 기획┃장수 프로의 위기②] 변화냐 색깔 유지냐…생존을 위한 선택 ‘고민’

9주년 '런닝맨'도 피하지 못한 폐지 공포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2.21 09:13 | 최종 수정 2019.12.22 10:00 의견 0
사진=SBS 제공


“왜 하필 9주년에 이것을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런데 SBS 예능 역사상 10년을 채운 프로그램이 없더라. 우리 프로그램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생각났을 때 해보고 싶었다”

한때 ‘무한도전’과 주말 예능을 휘어잡았고, 현재 아시아 전역에 진출한 SBS ‘런닝맨’ 정철민 PD가 9주년 기자간담회 때 내년을 걱정하며 던진 말이다. 10년 전후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플랫폼 물결과 시청자들의 변화에 한층 예민해져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장수 프로그램들의 선택은 사실상 두 가지로 나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느냐, 아니면 고유의 색깔을 진하게 유지해 전통성을 부여받느냐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되면 그들이 맞을 수밖에 없는 일은 ‘폐지’뿐이다.

‘런닝맨’은 후자의 경우다. 2010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다양한 미션들을 소화하며 게임 예능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무한도전’ ‘1박 2일’ 등 게임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대세이던 시기는 지났지만, 어설픈 변화보다는 자신들의 장점을 다지며 프로그램을 지켰다.

2007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라디오스타’도 ‘독설’이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힐링캠프’ ‘황금어장’ 등 토크 프로그램들이 몰락의 길을 걷는 사이 독한 질문으로 게스트들의 솔직한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 ‘라디오스타’만의 색깔이 됐다. ‘1박 2일’도 국내 여행과 게임이라는 콘셉트를 꾸준히 지키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현재 시즌4까지 거듭하며 KBS 간판 장수 예능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반면 ‘안녕하세요’는 일반인들의 사연을 9년 동안 소개했지만, 흐름에 맞게 적절한 변주를 주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자극적인 고민의 반복과 해결책 없는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잃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작년 종영한 ‘웃찾사-레전드 매치’ 또한 공개 코미디 프로에 대한 멀어진 관심을 다시 불 지필만한 새로운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시즌4까지 이어온 ‘해피투게더’ 또한 비슷한 이유로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는 중이다. MC들은 현재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를 코스프레 중이다. 의도를 알 수 없는 코스프레는 물론, 인기 프로그램의 출연진을 섭외 해놓고 캐릭터 분장으로 1차원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등 섭외부터 전개 방식이 모두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5% 이하의 낮은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이나 시청자들의 평가 면에서도 이렇다 할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그때 마다 시청자들의 요구도 달라진다. 안일한 자세로 과거의 성공 방식만을 답습하면 외면은 당연하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