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CI. 사진=CJ그룹. 해가 바뀌었지만 대내외적인 위기에 직면한 CJ그룹의 고민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직접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을 언급하는 등 대외적인 위기 속 기회를 모색하던 지난 3년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CJ가 2024년 목표 및 2426 중기계획의 절실한 실천과 이를 위한 인재 중심의 조직 문화 혁신을 내세운 가운데, 2024년 CJ그룹 인사에도 관심이 모인다. 2일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발표한 신년사는 ‘온리원(ONLYONE)’ 정신 재건으로 요약된다. CJ가 내세운 ‘온리원’은 모든 면에서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하는 그룹 핵심 가치다. CJ는 창의성 있는 인재와 함께 줄곧 온리원 정신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실에 안주하다가 온리원 정신이 희미해졌다”며 “1등을 하겠다는 절실함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룹 핵심 가치가 무너졌다고 언급할 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CJ그룹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2023년 3분기까지 CJ그룹 매출액은 30조6868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4657억원으로 19.7% 감소했다.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맡던 주력 계열사 실적이 모두 악화됐다. 2022년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며 그렸던 장밋빛 전망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손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팬데믹 이후 급속히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사전 준비가 부족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했다”고 되짚었다. 앞서 2021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 등 미래 성장 키워드를 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3년간 10조원 이상 투자해 미래 성장을 이루겠다는 중기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던 배경에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한 그룹 캐시카우 3사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면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팬데믹 기간 경기부양을 위해 풀린 통화량에 전쟁 충격이 더해지자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는 다시 미국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 예상치 못한 고금리 상황으로 금융 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CJ제일제당은 라이신 등 바이오 업황 악화, CJ ENM은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 부진 등 악재를 마주했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공사비가 치솟으며 그룹 차원의 핵심 사업인 CJ라이브시티 공사도 중단됐다. 현금유동성 악화로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중기 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 올해도 대외적 상황은 만만치 않다. 수출 부진과 경제성장률 저하 등 경기침체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경제는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틀어막은 물가 인상 압력이 올해 총선 이후 터져나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이어지는 데다 연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제적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내홍을 겪고 있는 CJ로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손 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 핵심 경영목표로 수익성 극대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을 천명했다. 초격차 역량을 확보한 사업은 글로벌 성장에 한층 속도를 낸다. 이와 함께 2026년 그룹 중기계획을 새롭게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K-푸드와 K-컬처 확산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2426 중기계획은 CJ그룹이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여기서 성장을 멈추느냐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조직 문화의 근본적 혁신도 화두였다. 이를 위해 CJ가 꾸준히 중시해 왔던 인재의 중요성도 다시 부각됐다. 손 회장은 “리더는 최고 인재를 확보하고 장기 계획하에 내부 인재를 꾸준히 육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리더들이 분명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구성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인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배경에는 미뤄진 2024년 그룹 인사가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CJ가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인사 교체 카드를 활용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기 맞아 신중한 CJ, 장고 끝 ‘신의 한 수’ 있나

손경식 회장 신년사 통해 ‘온리원’ 재건 강조…그룹 차원 위기 인식
급변하는 환경 속 대응 부족 반성…잇단 악재에 ‘C.P.W.S’ 중기비전 ‘흔들’
위기 타개 위한 인사 중요성 재차 강조…2024년 인사 향방에 촉각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1.02 16:44 의견 0
CJ그룹 CI. 사진=CJ그룹.

해가 바뀌었지만 대내외적인 위기에 직면한 CJ그룹의 고민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직접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을 언급하는 등 대외적인 위기 속 기회를 모색하던 지난 3년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CJ가 2024년 목표 및 2426 중기계획의 절실한 실천과 이를 위한 인재 중심의 조직 문화 혁신을 내세운 가운데, 2024년 CJ그룹 인사에도 관심이 모인다.

2일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발표한 신년사는 ‘온리원(ONLYONE)’ 정신 재건으로 요약된다. CJ가 내세운 ‘온리원’은 모든 면에서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하는 그룹 핵심 가치다. CJ는 창의성 있는 인재와 함께 줄곧 온리원 정신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실에 안주하다가 온리원 정신이 희미해졌다”며 “1등을 하겠다는 절실함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룹 핵심 가치가 무너졌다고 언급할 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CJ그룹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2023년 3분기까지 CJ그룹 매출액은 30조6868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4657억원으로 19.7% 감소했다.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맡던 주력 계열사 실적이 모두 악화됐다. 2022년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두며 그렸던 장밋빛 전망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손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팬데믹 이후 급속히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사전 준비가 부족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했다”고 되짚었다.

앞서 2021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 등 미래 성장 키워드를 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3년간 10조원 이상 투자해 미래 성장을 이루겠다는 중기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던 배경에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한 그룹 캐시카우 3사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면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팬데믹 기간 경기부양을 위해 풀린 통화량에 전쟁 충격이 더해지자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는 다시 미국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 예상치 못한 고금리 상황으로 금융 비용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CJ제일제당은 라이신 등 바이오 업황 악화, CJ ENM은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 부진 등 악재를 마주했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공사비가 치솟으며 그룹 차원의 핵심 사업인 CJ라이브시티 공사도 중단됐다. 현금유동성 악화로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중기 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

올해도 대외적 상황은 만만치 않다. 수출 부진과 경제성장률 저하 등 경기침체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경제는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틀어막은 물가 인상 압력이 올해 총선 이후 터져나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이어지는 데다 연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제적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내홍을 겪고 있는 CJ로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손 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 핵심 경영목표로 수익성 극대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을 천명했다. 초격차 역량을 확보한 사업은 글로벌 성장에 한층 속도를 낸다. 이와 함께 2026년 그룹 중기계획을 새롭게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K-푸드와 K-컬처 확산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2426 중기계획은 CJ그룹이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여기서 성장을 멈추느냐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조직 문화의 근본적 혁신도 화두였다. 이를 위해 CJ가 꾸준히 중시해 왔던 인재의 중요성도 다시 부각됐다. 손 회장은 “리더는 최고 인재를 확보하고 장기 계획하에 내부 인재를 꾸준히 육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리더들이 분명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구성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인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배경에는 미뤄진 2024년 그룹 인사가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CJ가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인사 교체 카드를 활용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에 대한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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