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더미식 '보리쌀밥', '찰보리밥' 2종. 사진=하림 하림이 더미식(The미식) 즉석밥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또 한 번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하림은 ‘찰보리밥’과 ‘보리쌀밥’ 등 잡곡밥 라인업 강화에 발맞춰 소비자 체험 기회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더미식 ‘찰보리밥’과 ‘보리쌀밥’ 등 즉석밥 신제품 2종을 쿠팡에서 최대 52% 할인 판매한다. 지난 23일 신제품을 출시한 지 6일만이다. 하림은 앞서 지난해 6월과 7월에도 쿠팡을 통해 ‘백미밥’, ‘귀리쌀밥’, ‘메밀쌀밥’ 등으로 구성된 더미식 즉석밥 3종 구성을 100원에 판매하는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더미식 브랜드가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높은 가격을 책정한 탓에 초기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림 측은 이 같은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더미식 즉석밥 신제품 출시에 발맞춰 소비자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쿠팡과 함께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라며 “더미식 즉석밥이 시작된 지 2년도 채 안 된 만큼, 할인 행사나 점유율 확대 측면보다는 더 많은 소비자가 제품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림은 더미식 즉석밥을 구매한 소비자의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 초기 체험 기회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하림산업의 쌀가공상품 매출은 139억96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9억5700만원 대비 251% 증가하는 등 성과도 거뒀다. 즉석밥 매출이 성장하면서 기존 하림산업 매출 비중 1,2위를 차지하던 너겟 등 냉동식품과 장인라면 등 면 제품을 따돌리고 매출 비중 1위로 올라섰다. 하림은 즉석밥 카테고리 성장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021년 김홍국 하림 회장이 직접 나서 더미식을 연매출 1조5000억원 규모 메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야심차게 론칭했지만, 그간 성과는 저조했기 때문이다. 하림산업이 식품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 손실은 2021년 589억원에서 2022년 868억원으로 오히려 더 커졌다. 부진한 실적으로 하림산업은 하림지주로부터 수차례 자금을 수혈받아야 했다. 지난 22일 하림지주가 유상증자로 출자한 300억원을 포함해 지난 1년여 동안 하림산업에 지원한 운영자금은 1300억원에 달한다. 하림 측은 실적과 관련해 더미식 브랜드가 시장에 막 진입한 만큼 제품 인지도를 쌓는 단계를 거치는 등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각종 마케팅 비용과 생산·물류 설비에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적자 폭이 계속해서 커지는 것은 하림으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림은 ‘더 미식’ 브랜드 제품군을 확대하고 ‘푸디버디’ 등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긴 어려운 상황이다. 즉석밥 성장으로 다른 제품이 자리잡을 때까지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면 하림으로선 최선의 결과다. 더미식 즉석밥 매출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해놓고 정작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한다면 프리미엄 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할인해야만 팔리는 제품이라면 애초에 가격 책정이 높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판매 부진 타개를 위해 지출한 판관비와 프리미엄을 표방한 데 따른 높은 원가율 등 ‘팔수록 적자인 구조’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밥이 햇반보다 저렴한데도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서 드러나듯 즉석밥 소비자는 제품 구매 시 맛도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삼지만, 동시에 한번 구매한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프리미엄을 표방한 가공식품이 실패한 사례가 여럿 있는 데다 최근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더미식 브랜드의 성공을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림 ‘더미식밥’ 또 반값…프리미엄의 딜레마

29일 더미식 즉석밥 신제품 2종 쿠팡서 최대 52% 할인 행사
지난해 ‘100원 특가’ 이어 판촉 강화…“한번 맛보면 재구매율 높아” 자신감
즉석밥 급성장에 ‘더미식’ 구원투수로…‘프리미엄 전략’ 불확실성은 여전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1.29 16:50 의견 0
하림 더미식 '보리쌀밥', '찰보리밥' 2종. 사진=하림

하림이 더미식(The미식) 즉석밥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또 한 번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하림은 ‘찰보리밥’과 ‘보리쌀밥’ 등 잡곡밥 라인업 강화에 발맞춰 소비자 체험 기회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더미식 ‘찰보리밥’과 ‘보리쌀밥’ 등 즉석밥 신제품 2종을 쿠팡에서 최대 52% 할인 판매한다. 지난 23일 신제품을 출시한 지 6일만이다. 하림은 앞서 지난해 6월과 7월에도 쿠팡을 통해 ‘백미밥’, ‘귀리쌀밥’, ‘메밀쌀밥’ 등으로 구성된 더미식 즉석밥 3종 구성을 100원에 판매하는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더미식 브랜드가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높은 가격을 책정한 탓에 초기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림 측은 이 같은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더미식 즉석밥 신제품 출시에 발맞춰 소비자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쿠팡과 함께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라며 “더미식 즉석밥이 시작된 지 2년도 채 안 된 만큼, 할인 행사나 점유율 확대 측면보다는 더 많은 소비자가 제품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림은 더미식 즉석밥을 구매한 소비자의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 초기 체험 기회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하림산업의 쌀가공상품 매출은 139억96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9억5700만원 대비 251% 증가하는 등 성과도 거뒀다. 즉석밥 매출이 성장하면서 기존 하림산업 매출 비중 1,2위를 차지하던 너겟 등 냉동식품과 장인라면 등 면 제품을 따돌리고 매출 비중 1위로 올라섰다.

하림은 즉석밥 카테고리 성장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021년 김홍국 하림 회장이 직접 나서 더미식을 연매출 1조5000억원 규모 메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야심차게 론칭했지만, 그간 성과는 저조했기 때문이다. 하림산업이 식품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 손실은 2021년 589억원에서 2022년 868억원으로 오히려 더 커졌다. 부진한 실적으로 하림산업은 하림지주로부터 수차례 자금을 수혈받아야 했다. 지난 22일 하림지주가 유상증자로 출자한 300억원을 포함해 지난 1년여 동안 하림산업에 지원한 운영자금은 1300억원에 달한다.

하림 측은 실적과 관련해 더미식 브랜드가 시장에 막 진입한 만큼 제품 인지도를 쌓는 단계를 거치는 등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각종 마케팅 비용과 생산·물류 설비에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적자 폭이 계속해서 커지는 것은 하림으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림은 ‘더 미식’ 브랜드 제품군을 확대하고 ‘푸디버디’ 등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긴 어려운 상황이다. 즉석밥 성장으로 다른 제품이 자리잡을 때까지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면 하림으로선 최선의 결과다.

더미식 즉석밥 매출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해놓고 정작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한다면 프리미엄 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할인해야만 팔리는 제품이라면 애초에 가격 책정이 높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판매 부진 타개를 위해 지출한 판관비와 프리미엄을 표방한 데 따른 높은 원가율 등 ‘팔수록 적자인 구조’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밥이 햇반보다 저렴한데도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서 드러나듯 즉석밥 소비자는 제품 구매 시 맛도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삼지만, 동시에 한번 구매한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프리미엄을 표방한 가공식품이 실패한 사례가 여럿 있는 데다 최근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더미식 브랜드의 성공을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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