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전쟁 발발 등 긴장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2일 한때 10만달러 선을 내줬다./사진=연합

중동전쟁 소식에 하락을 면치 못했던 비트코인이 재반등하면서 '회복 탄력성'을 보여줬다. 비트코인은 지정학정 위기 속에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의 성격을 재정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전쟁 등 위기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안전자산'은 아니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위험자산'의 속성으로부터는 일정 정도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이란과 이스라엘의 휴전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도 중동전쟁 이전으로 회복됐다. 한때 10만달러 선을 반납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새벽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 휴전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는 10만5000달러대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현재의 자산 성격과 지위를 다시 한번 투자자들에게 확인시켜준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스라엘 간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가상자산 지지자들 또한 우려를 표하며 가격이 현저히 무너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비트코인은 단기간에 20% 가까이 급락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여전히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으로 인식됐음을 보여줬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과 미국 국채는 강세를 보인 반면, 비트코인은 하락세에 진입해 비트코인이 고위험 기술주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이번 중동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트코인이 재확인한 것은 '회복 탄력성'이다. 정치적, 지정학적 악재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되면 곧바로 가격을 회복하는 등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성 자산과는 성격을 달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등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활용도가 확인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수천만 달러의 기부금이 모이는가 하면, 국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금융 저장의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달라진 비트코인의 성격은 기관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동의 긴장이 고조된 시점에서도 미국 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약 13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기관은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수해 나갔다. 가격의 회복 탄력성에 기관 투자자가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의 이벤트성 하락세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된 셈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디지털자산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추진하는 등 미국 주도의 가상자산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서울 섬유센터에서 열린 'IXO2025'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금융 주권을 확보하고 기술 플랫폼을 결합시켜 신성장 모델을 만든다면 현재 논의 중인 주가 5000 시대를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